[세상의 모든 속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는? 눈깜짝할 새?
이런 넌센스를 즐겨하는 터라 빠르다는 속도에 대한 감각이 없었다. 과학시간에 배웠던 속도는 아무래도 나와 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늘 속도에 대한 감각을 일상생활에서 접하고 있기에 속도에 대한 이야기는 늘 재미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세상의 모든 속도]라는 책이 나에게 왔다.

 

악어와 잠수함, 산토끼와 증기기관차, 잠자리와 상어,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라고 질문을 던지는 뒷표지. 공통점을 아무리해도 찾을 수 없지만. 정답은 바로 속도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비슷한 속도라는 점. 책의 구성은 또한 간단하다. 가장 느린 것부터 가장 빠른 것까지 나와있다. 이 책을 한 장 넘기면 해마와 거북이 그려져있고, 0.3km/h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고슴도치와 지네가 그려져있고, 1.5km/h라고 적혀있다. 고슴도치는 엄청 빠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네와 함께 하는 속도라고 하니 의아하기도 했다. 걷는 사람은 3km/h이며, 거미와 소형 굴착기와 함께 속도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 책은 참 친절하다. 예쁜 일러스트와 속도에 대한 감각이 조금 익숙해졌다면 맨 뒤에 나오는 [해설]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북이와 함께 느린 동물이 [해마]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시속 300미터라니.. 예전 경주에서 탔던 열기구.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열기구의 최고 속도는 50km/h이며, 바람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니.. 그 날 따라 바람이 참 많이도 불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가진 것은 뭘까? 아폴로 11호? 아니다. 정답은 바로 별똥별이다. 별똥별은 초속 30~70킬로미터로 진입을 한다고 하니 정말 눈깜짝할 새다. 별똥별을 보면서 소원을 빌 때에는 아주 잠깐 동안이니 미리 소원을 빌면서 기다려야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그림도 보면서, 속도에 대한 이야기도 두런두런 나눌 수 있는 과학적인 책이다. 일러스트 또한 저자 크뤼시포름의 독특한 분위기가 나타나는 터라 더 없이 예쁜 책이다.

 

 

 

 

세상의모든속도, 크뤼시포름, 이숲

난 미련곰탱이가 아니야!! 

 

 

 

 

 

 

미련한 사람을 말할 때 미련곰탱이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미련하다는 말은 주어진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많이 쓴다. <난 미련곰통이가 아니야>에 나오는 곰통이도 처음에는 토끼를 위해서 자신이 먹지 않는 억새풀을 먹기도 하고, 여우를 위해 애꾸눈 호랑이를 물리치고, 여우에 의해서 사람들에게 서커스단으로 팔려가기도 한다. 자신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하고 남을 위한 삶, 그저 끌려 다니는 삶을 살고 있던 곰통이가 불쌍했다. 책을 읽는 내내, 곰통이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곰통이 옆에서 토끼나 여우, 서커스단원들처럼 놀려대고 괴롭히는 캐릭터의 사람들도 사회에서는 얼마나 많은지 떠올리게 되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자신을 포기 하지 않고 올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울러 잘못을 했을 때 인정하고 반성할 줄 아는 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행동이다. 이러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동안의 곰통이의 행동이 남들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재주 부리기를 했던 것을 깨닫는다. 곰통이는 그제야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자신보다 남의 평판을 더 받으려 했던 모습들을 반성한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 또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짜 가슴뼈가 뻐근해지도록 보람되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된다. 엄마로서 올바르게 잘하고 있는지도 생각해보는 순간이었다.

 

 

 

 

<난 미련 곰탱이가 아니야>를 통해서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른다. 그저 사랑받기를 원하고, 버림받으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나선다. 이것저것 마음을 쏟으며 자기 자신을 버리고 그곳에 몰입 하지만 정작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빠져있다. 남을 사랑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매일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마법의 주문을 걸어야 한다. 

 

 

 

 

“넌 소중한 존재야. 많이 사랑한다.”라는 간지러운 이야기들이 하루 이틀 쌓이게 되면 자존감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자아존중감 형성을 위해서 어른들은 끊임없이 이야기 해 주어야 한다. “넌 소중하단다. 넌 특별한 존재란다.” 매일 밤, 자는 아이에게 축복을 말해주는 부모가 많아지기를, 아울러 이 책을 통해서 자아존중감이 자라날 아이들을 기대하면서.. 곰통아 넌, “넌 미련곰탱이가 아니야!”

 

그래서, 곰통이에게 넌, “넌 미련곰탱이가 아니야!” 라고 말해주고 싶은 책이다. <아동>이 읽는 자료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이 가득한 이야기로 되어 있어서 적극 추천하고 싶다. 남들이 하자는 대로 끌려다니는 인생. 나도 인생을 돌아보면 그렇게 끌려다니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었던 나날들이 있었다. 뒤돌아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했을 때, 아무런 보람이 없었으며 삶이 그닥 행복하지 않았다. 곰통이도 이제는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처럼, 우리네 인생도 곰통이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하며 살기를 소망한다.

 

+ 곰통아, 인생을 신나게 살고, 자신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렴!

 

신간리뷰단, 아동, 넌미련곰탱이가아니야

 

 

기초부터 탄탄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한자말 100>

 

 

 

최근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2018년부터 초등교과서 3학년부터 교과서에 한자가 병기된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한자 병기에 찬성하는 입장도 있지만, 반대하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한자 병기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의 의견인데 개인적으로는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우리말은 대부분이 한자어로 이루어져있고, 동음이의어들이 아주 많기에 읽을 땐 같지만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되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도라는 말도 사람이 다니는 길, 나라 이름, 길이나 장소를 안내하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도 그러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10개 중 6개가 한자말이라고 하니 한자를 모르면 국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학년부터 3학년 2학기까지 교과서를 읽다보면 어려운 말들이 참 많다. 그래서 학교 공부를 어려워한다. 교과서에서는 계속 한자어가 증가하는데 그 뜻을 모르고 지나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4학년으로 갈 수록 더더욱 심화되는 교과서 용어들이 계속 어렵다고 여겨지면 문제는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한자를 공부한다면 교과서를 읽는 것에도 어려운 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휘력이 점프되려면 기초를 잘 이해해야 한다. <이해력이 쑥쑥 교과서 한자말 100>책에는 전 과목과 연계된 한자말 이야기가 100편 수록되어 있어 한자의 원리를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주고 있다. 읽고 외우는 한자말이 아니라 만화책처럼 술술 넘기면서 보다보면 그 뜻이 머릿속에 차곡차곡 박히게 된다.

 

책의 순서는 ㄱ부터 ㅎ까지의 순으로 되어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나열되어 있다. 일기, 일제, 자명종, 자연재해, 자원, 장단, 전래, 절기, 조상, 조선, 좌우, 주장, 퇴적암, 파발, 편견, 풍년, 훈민정은, 흥인지문 등등 때로는 어려운 단어들도 포함되어 있다. 책에는 한자가 적혀 있고, 2학년 1학기 국어 연계처럼 어디에 등장을 하는지 친절하게 나와있다. 책의 구성은 1) 무슨 뜻일까? 2) 비슷한 말이 있어! 혹은 반대말이 있어! 3) “이럴 때 쓰는 말이야!”라는 코너를 통해서 예문이 등장하고 있다. 이 부분이 생각의 흐름을 확장시켜주어서 참 좋았다. 단어에 대한 의미가 실리도록 해주고, 아울러 기타 관련 상식들을 실어두어서 참 좋았다. 예를 들어 무료의 반대말은 유료라는 반대어도 알려주고, 아울러 동음이의어도 소개해준다.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된 한자어도 있다. “나는 비위가 약해서 비린 음식은 입에 못 대요.”라고 할 때의 비위는 지라(비장)와 위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비위의 기능이 좋으면 비린 음식도 건강하게 잘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일제’는 일본 제국주의를 줄인 말이기도 하지만, ‘여럿이 한꺼번에 함’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는 점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되어 있다.

 

책을 읽다가 “우리나라 최초의 택시 이름은?”이라는 부분에서 웃음이 나왔다. 재미있는 택시 이름인 ‘시발’은 1950년대 서울 거리를 누비던 우리나라 최초의 택시 이름이다. ‘처음 시(始)’와 ‘쏠 발(發)’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하니 새로운 사실도 알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동음이의어에서 한자에 음과 뜻이 병기가 되었으면 더욱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3학년 국어 연계라고 적혀있는 부분에서 정확하게 몇 페이지에 나온다고 해주면 직접 아이가 교과서를 읽다가 궁금한 부분을 찾아서 볼 수 있도록 해주면 훨씬 더 좋았을 거이라는 아쉬움이 든다. 한자는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하는 초등학생들에게 이 책을 만화책처럼 술술 읽도록 하면 머리에 쏙쏙 이해력이 쑥쑥 자라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고학년이지만 교과서 읽기가 부담스러운 학생들도 이 책을 통해서 기초를 다지면 한자어에 대한 이해력이 더욱 확장되리라 믿는다.

 

신간리뷰단, 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