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하는 거의 모든 시도에서 자신감은 필수적이다. 자신감은 다른 방법으로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해주는 널빤지이다.

그리고 자신감은 모호하고 막연한 방식이 아니라 실제로 성과를 향상시키는 실질적으로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효과를 발휘한다.

(본문 194쪽 중에서)

미신에는 적어도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존재한다. 미신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다. ... 추운 날씨를 예로 들어 보자. 추운 날씨가 관절 통증을 유발할까? 많은 사람들, 특히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믿는다. 또한 그들은 통증으로 궂은 날씨가 닥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으며 아픈 무릎을 가난한 자의 기압계로 활용한다. 그러나 얼마전 연구자들이 관절통증보고와 날씨 간의 관계를 측정했을 때 그런 연계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날씨 변화는 통증과 무관했다. (본문 203쪽 중에서)

긍정의재발견, 흐름출판, 긍정의힘, 자기긍정

 

 

 

올해의 키워드는 ‘정리’이다. 1월부터 정리를 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11월이 되었다. 그렇다면 나는 정리를 잘하고 있을까. 정말 심각하게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이 왔다. 정리가 되기는커녕 정말 힘들게 물건들을 숨겨놓고 살고 있었다. 보이지 않게 물건을 감추고 숨기다 보니 11월이 되었다. 이제 12월, 2015년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다. 정리에 더 열을 올리려는 순간, 나에게 반가운 책이 한권 도착했다. 제목은 [정리습관의 힘]이라는 책이다. 최근에 [아무것도 없어!]라는 일본의 정리정돈가의 책을 읽고 나니 정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되었는데, 이 책 또한 정리에 대한 불꽃을 당겨주는 책이다.

 

가장 중요한 요점은, 버려라, 채워라, 나눠라! 라는 3가지로 압축되는 이야기였다.

정리를 한다는 것은 먼저 물건이 많음에서 시작해서 버리는 것으로 끝나야 한다. 버리지 못하는 추억의 졸업앨범, 다른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 여행지에서 받은 팜플랫, 추억이 담긴 여행 티켓 등등. 정말 많은 물건들을 껴안고 산다. 나 또한 그렇다. 하지만 저자는 과감하게 버리는 단계를 통해서 정리의 시작을 이야기한다. 저자도 엄마가 사주신 혼수 이불에 대한 애착?을 이야기하는데 나 또한 물건에 대한 애착을 달고 사는 사람인 듯 하다. 주변사람에게 인정을 받지 못할 때 물건에 대한 애착 증세를 발휘한다고 하니, 나도 물건에 대한 강박적인 관념이 존재하는 듯했다.

 

버리기를 시작했다면, 물건들을 알맞게 채워주는 일이 필요하다. 공간의 목적에 맞게, 자주 쓰는 것을 나누고, 용도에 맞게 물건들을 채워주는 것. 그 일에 대한 마법을 알게 된다면 채우기에 대한 마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마지막으로 나누는 삶. 최근에 아름다운 가게를 알게 되어서 입지 못하는 옷들을 마구 마구 버리기 시작했다. 입기에는 아깝지만 누군가에게 준다면 얼마나 좋은 옷들이 많은가. 남에게는 도움이 되는 나눔의 삶이야말로 정리의 마지막 단계라고 한다.

 

2015년, 11월. 나도 [정리습관의 힘]을 읽고 정리에 다시 힘을 내게 되었다. 정리를 하다가 많이 지쳐 있었는데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를 하고 싶은데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면, 혹은 정리를 못해 정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정리컨설턴트 자격증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나중에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정리습관의힘, 신간리뷰단, 감사합니다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

제 4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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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꼬부랑~ 걸어가고 있네“

우리 말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꼬부랑 할머니 노래에서 ‘꼬부랑’이라는 단어에 주목을 하게 되는 것처럼.. 할머니의 꼬부라진 허리를 보며 표현한 단어가 할머니 = 꼬부랑 이라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준다. 꼬부라진 허리를 가지고 길을 건너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에는 꼬부랑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아무도 안 사는 집처럼 보이는 곳에 할머니는 휴식을 취한다. 먹을 것도 하나 없어서 가마솥을 싹싹 닦아 (마치 본인의 집처럼) 부뚜막에 걸고, 샘물도 가득 길어다 부어 놓는다. 이런 저런 일들을 하는 것도 잠시 ‘김부자’가 찾아온다. 김부자는 가짜 꼬부랑 할머니를 보고 진짜 꼬부랑 할머니로 착각을 하며 가래떡을 가져온다. 그다음에는 곽떡국이가 국거리할 소고기를 챙겨온다. 집에 계시던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베풂의 미덕을 잘 아는 분이셨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아이고, 할머니가 나한테 해 준 보리밥에 비할까요? 열무 넣고, 고추장 넣고 보리밥 넣고 팍팍 비벼 주며 일렀잖아요. 훔치고 싶을 때마다, 도둑질하고 싶을 때마다, 나눠 주라고요. 만날 혼자 먹는 쌀밥말고 보리밥 쪄서 사람들이랑 나눠 먹으라고요. 그때 할머니가 해 준 보리밥, 그거 사람들이랑 나눠 먹으면서 내가 참.... 나는 지금도 그때 먹은 보리밥만큼 맛난 밥을 먹어 본 적이 없어!”

​

 (본문 19쪽) 중에서

 

진짜 살던 할머니는 정말 친절하고 착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연히 들어온 꼬부랑 할머니는 이웃 사람들이 좋게 이야기하자, 진짜 꼬부랑 할머니가 되기로 결심한다. 사실 떡국이 먹고 싶어서 결심을 했으리라. 아울러, 이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신선하다. 김부자, 곽떡국, 김치뚝이- 이름을 듣고 있으면 저절로 떡국과 김치가 먹고 싶어진다. 노란 지단을 곱게 올린 떡국, 보쌈김치- 생각만해도 침이 고인다.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떡국은 처음이라고 생각한 꼬부랑 할머니는 숨도 안 쉬고 먹기 시작한다. 떡국을 먹다가 보니 다람쥐가 알밤을 가져오고, 칡을 잔뜩 캔 오소리도 있고, 뱀골 땡이 할머니는 한과를 잔뜩 싸 오는 장면들을 목격한다.

 

“이노무 할망구 대체 뭔 짓을 하고 살았기에 이렇게 손님들이 자꾸 찾아오누. 아직 떡국을 얼마 먹지도 못한 걸.” 어쩐지 꼬부랑 할머니는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손님 중에 하나라도 가짜 꼬부랑 할머니라는 사실을 알아채면 어쩌나.. 도망을 쳐야 하나... 고민을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다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 “욕심쟁이 할망구의 이야기”가 들리는 순간이다. 그 욕심쟁이 할망구는 바로 자신을 뜻하는 이야기였다. “욕심이 많아서 집 창고가 터져 나가도, 굶어 죽겠는 사람한테 쌀 한 톨 안 나눠주는 바우골 심술쟁이 늙은이”였던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 먹고 있던 떡국이 목에 넘어가질 않는다. 눈물이 뚝뚝 떡국에 떨어진다. 앞으로는 욕심쟁이로 살지 않겠노라고. 진짜 꼬부랑 할머니처럼 사람들에게 베풀며 살겠노라고 다짐을 하는 순간이 온다. 아무래도 진짜 꼬부랑 할머니는 세상을 떠난 것일 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욕심쟁이 할머니가 와서 진짜 착한 꼬부랑 할머니가 될 수 있도록 선을 베풀고 갔다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사람이 살면서 욕심만 지니고 사는 것은 옳지 않다. 《꼬부랑 할머니는 어디 갔을까?》에는 3편의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사람이 지녀야 할 미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말에 대한 풍자와 해악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치도곤, 지에밥처럼 어려운 단어를 자세하게 풀어주는 친절함도 느껴진다. 요즘은 미덕을 잃고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베풀며 살았던 진짜 꼬부랑 할머니처럼, 우리의 삶도 남들에게 베풀며 살아야겠노라고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남은 11월과 12월은 진짜 꼬부랑 할머니처럼 베풀며 살아야겠다. 

샘터, 꼬부랑할머니, 정채봉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