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 모임인 아르테의 시에스타에서 교환도서로 나에게 온 책 [D에게 보낸 편지]  이책은 사르트르가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극찬한 오스트리아인 사상가이자 언론인 앙드레 로그의 편지가 담긴 책이다. 편지가 책의 전부이니 그냥 이책은 편지다. 자세히 보기 전에는 난 이 교환을 위해 동네책방에서 정가주고 책을 사왔는데 저건 왜 저리 얇어? 하지만 몇권 남은 책들을 둘러 보다 나도 모르게 이 편지에 손이갔다. 읽으면 눈물 날것 같아 읽기 싫은 마음도 조금은 생겼지만 과연 어떤 사랑의 편지가 들어있나 궁금하기도 했다. 젊은 연인들이 아닌 팔순이 넘은 남편이 불치의 병에 걸린 아내에게 보내는 애정의 편지는 살아온 많은 날들이 담겨있을 것 같았다.

각각 다른 곳에서 태어나 완전히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 살다 공통점 하나 없이 살아온 20여년보다 더 몇배의 시간을 함께 보내며 서로 오랜 시간 사랑하며 살아온 부부들일 경우 한국의 나이든 부부들은 원수니 정으로 사느니 그냥 어쩔 수 없이 산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물론 서로 나이 들어 애뜻한 부부도 없지는 않지만 이들 부부처럼 60년 가까운 세월을 함께하며 서로의 사상과 서로의 이념이 섞이면서 감정의 교류가 일어나고 심저어는 당신과 나의 하나됨을 알아가는 부부의 사랑이 그 어떤 사랑보다 아름다워 보인다. 내가 나이들어가서 인지 노인들의 모습이 참 곱고 아름다워 보인다. 처음의 모습에 반하지만 번접하기 힘들 것 같은 사랑, 같이 하지만 왠지 내가 작아지는 느낌의 예술가의 수입, 내가 무언가 이루어 가고 활동을 하는 시기에 찾아온 배우자의 죽음을 부르는 병, 과연 그 상황에서 많은 배우자들이 모든것을 버리고 오로시 상대를 위해 함께 할 수 있을까?

이 편지를 읽으며 내가 가슴에 담아 있던 김유정의 편지와 고흐의 편지 다음으로 앙드레 고르의 긴 편지도 함께 가슴에 담겼다. 최근에 극장에서 상연된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 도 생각났다. 어찌보면 살만큼 살고 간것 같다. 누구보다 잘 행복하게 살다 가신것 같아 오히려 부럽기도 했다. 둘이 함께 동반자살이라는 길을 선택했지만 기독교에서는 자살을 살인보다 더하게 나쁘게 보기도 하고 보통의 경우도 자살은 올바른 선택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아름다운 삶을 살다간 그들을 나는 부러워 하며 편지ㅣ를 읽었다.                     

2012년 9월달에 츠지무라 미즈키를 처음 만난듯 하다. 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을 읽으며 참 따뜻한 청소년 장르소설이다는 느낌을 받았던것 같다. 어제일도 기억못하는 저질 기억력이라 많은 느낌은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은 안타깝고 조금은 따뜻했나 싶다. 그리고 열쇠없는 꿈을 꾸다를 읽고는 이 작가 참 괜찮다 했는데 읽은 흔적은 남겨져 있지 않다. 다시 정리해서 간단리뷰라도 써야 할까보다.

2015년 아르테에서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이 나온다 해서 만이 설레였다. 좋아하는 작가가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나온다니 더 좋을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아르테에서 일본의 장르소설은 나온적이 있나? 아마 없지 싶은데 혹여 번역이 마음에 안들면 어쩌지 하면서 오지라퍼의 기본 걱정과 그래도 아르테니까 하는 믿는 마음이 반반 이었다. 그리고 출간. 유마님이 나난님에게 테두리 없는 거울을 선물한 것이다. 그것도 출간당일 바로 주문을 하셔서는 남보다 빨리 배송이 되었는데 그것도  배송지가 카페몽실, 카페몽실은 책블로거들의 택배보관소였고 일단 보관 물품을 나난님 허락하에 개봉 아르테 시에스타 모임이 임박한 난 먼저 읽어 버렸다.

12월 말에 유나에게 선물을 받았다. 재미있다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빨리 읽고 싶었지만 저질 체력과 여행 기타 여러가지 사정으로 2월이 되어서야 읽게 된 책이다. 원래 두꺼운 책을 좋아하지만 두께가 나에게 포만감을 준 이상으로 책으로 빠지게 만드는 마력이 표지의 한복입은 남자 눈에서 나오는 듯하다. 이책은 방송국의 한 피디가 줄거리를 이끌어 간다. 다 읽고 작가 약력을 보니 작가의 경력이 그래도 묻어난 이야기였다. 이 책은 절대 흥미유발을 위한 작가의 상상력만으로 엮어진 책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읽는 독자가 더 흥분되는 것인듯 하다.

어지간한 애정소설에서는 눈물 짜지 않는 내가 세종대왕이 장영실을 떠나 보내며 안타까워 하는 대사에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지금도 그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음이 무지 한탄스러워 더 스글픈지 모르겠다. 나라가 작아서 힘이 없어서 우리의 역사는 어찌 이리도 유약했는지 모르겠다. 한때는 더 넓은 중원을 떠나 더 먼 땅까지도 지배하고 살았다고 한단고기에는 나오는데 조선은 정말 작고 힘도 없으면서 안으로도 비굴한 자글이 판을 치고 살았으니 선구자가 나타나도 어떻게 바뀌기는 커녕 뺏기거나 잃어 버리는 안타까운 일만 반복했나 보다.

이 책의 해설자는 최근에 카페몽실의 단골인 유학생 징징이 늘 말하던 그의 스승인 방민호 교수님이시다. 국문과 교수님이시라 그런지 해설도 내 맘을 꼭 찝어 적어 놓으신 부문이 참 많다. 이시대 문학, 소설들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정말 쉽게 쓰여진 이야기를 엮은 소설이 아닌 아주 많은 노력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한 흔적을 많이 느낄수있다. 한복입은 남자 라는 소설속 이야기를 소설이 아닌 역사로서 풀이하고 예술로서 해설하는 부분들이 너무 잘 녹아 들어 나도 모르게 마구 흥분했나 보다. 이 흥분을 주체할 수 없어 몽실오빠게 쏟아 내려니 이 오빠는 웃기만 한다. 그런데 그 순간 딸래미가 전화왔다 나도 모르게 마구 한복입은 남자가 어쩌구 쏟아 내었더니 엄마 닮은 문학소녀 이딸은 당장 책좀 보내 달란다. 당연히 내책은 못 보내니 주문해서 보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