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외치는 소설이란 어덯게 사랑을 외친다는 말인지? 왠지 결말같은 분위기가 책을 펴자 말자 펼쳐진다. 죽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죽은 것 같다. 시간을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는 건 좀 마음에 안드는 스타일이다. 초반에 느낀점이라면 사람의 건강이나 목숨을 가지고 어떠한 장난도 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라디오프로그램 같은 곳에 엽서를 보낼때는 조금의 과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부터 입보살이라고 어른들이 나쁜말은 되도록 입에 담지말라고 그것이 악담이나 저주가 아니더라도 농담이라도 하지 말라고 했었다. 아마 사쿠짱은 평생 가슴속에 남을 것 같다.

시링하는 이가 죽었다. 그것 만으로도 가슴속에 무덤을 하나 안고 사는 것이겠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그 묘는 바람에 깍이고 흙이 날려 아주 작아 지고 결국 흔적이 잘 보이지 않겠지 사쿠짱도 결국은 다른이와 사랑을 하며 결혼을 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이 된 것같다. 그것이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인 것인가 싶기도 하다.

사쿠짱의 할아버지가 그 시절 이루지 못한 사랑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간직하고 살듯이 물론 현행법으로는 일본에서도 묘소를 훼손하는 것, 사채를 유골을 훼손하는 것은 불법이겠지만 그 분도 그분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을 지키고 간직한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과 우리의 정서적 차이인지 환경적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고등학생이 넘어서는 안되는 선을 아름답게 묘사한 부분은 조금 거슬린다. 아마도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라 그런것이 눈에 더 들어 온것 같기도 하다.

현재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난 불교적 성향이 짙은 편이다. 아주 가까운 친척분 중에도 전통조계사의 스님도 계시고 다른 가족들도 불교교인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후 세계와 영생 이런 것들은 사실 안(못) 가본이들이 만들어 낸 허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소중한 사람들이 많이 죽었으니까 인간은 저 세상이나 천국을 발명한거야. 죽은 건 언제나 상대방이고 나 자신이 아니잖아. 그러니까 살아남은 자는 죽은 사람들을 그런 관념에 의해서 구원하려 한 거야. 그래서 나는 모두 거짓말이라고 생각해. 저 세상도 천국도, 모두 인간이 생각해 낸 허구일 뿐이야." 라고 말한 이 부분이 많이 공감이 간다. 

청소년기의 사랑이 이런식으로 그러니까 상대방의 죽음으로 끝났을 때가 더 아름아워 보이는 것은 아마도 죽은 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더 그런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주 예전 나는 스잔나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지금은 내 정서적 감성이 매말라서인지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을 읽고도 가슴이 그다지 아푸지 않은 것은 내 심장이 돌이 되어 가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