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며 후훗~ 했다. 뭐지 이 제목은? 소설 제목에서 끌리긴 오랜만인듯..

그런데 이게 왠일! 므흣 한 그런 이야기보다 주인공의 수집광적인 성향과 자살을 시도하는 허무맹랑함..

처음에는 뭐야 이건! 제목이랑 전혀 다르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아내를 만나는 순간부터 뾰봉~ 이야기가 달라졌다. 그렇다고해서 제목과 부합했다는 건 아니지만..

주인공과 아내가 만나는 첫 만남이 참 마음에 든다. 

나도 언젠가 도서관에서 누군가를 만나면 좋겠다라는 공상도 해보고...


주인공이 아내를 사랑하는 것 처럼.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사랑해 주면 좋겠다+_+

(중간중간 전혀 이해가 가지 않던 것들은 프랑스니까아~라고 넘기기..)

61p
일찌감치 수녀 같은 생활을 생각한 나에게 하늘이 이처럼 부드러운 예절을 갖춘 동반자. 지식인은 아니지만 그보다 덜 영리하지도 않은 동반자를 준 것은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었다.

86p
이 고상한 인간은 자기 개가 남북전쟁 이전 남부 연합의 서배너 시의 상류층 아가씨처럼 되기를 원하는 듯하다. 식욕이 전혀 없는 척해야만 남편감을 구할 수 있었다는 그녀들처럼!
(’선악의 정원’을 읽은 후여서 이 부분이 재미있는 구절로 느껴졌다.)

130p
우아함과 매력 대 어른들의 권력 놀이의 슬픈 공격성. 

169p
나는 불안할 때면 은신처로 간다. 여행할 필요는 전혀 느낀 적 없었다. 내 문학적 기억의 장소를 되찾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문학보다 고상한 기분전환, 더 유쾌한 동반자, 더 감미로운 황홀이 있을까?

176p
막대한 돈을 들인 이 방에 있는 대리석 욕조는 감정적 거식증의 보상일까?

188p
그저 이 잘생긴 청년이 르네라는 이름의 70킬로그램짜리 입 벌린 개구리를 응시할 수밖에 없다는 데 연민을 느꼈다.

198p
그녀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지녔다. 겉으로는 가시로 뒤덮인 철옹성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녀 역시 고슴도치들처럼 꾸밈없는 세련됨을 간직하고 있으리라. 겉보기에는 무감각한 듯하지만 고집스럽게 홀로 있고 지독하고 우아한 작은 고슴도치. 

219p
나는 문법이 아름다움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말하거나 읽거나 쓸 떄, 아름다움 문장을 만들었거나 읽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아름다운 표현이나 문체를 알아볼 수 있다. 




오랜만에 읽은 프랑스 소설이었는데.. 마음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수위로 살면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추고, 수위에 걸맞게 행동하는 르네... 
이 소설을 읽으며 웃고, 행복했지만 결말에서 너무나 슬퍼 한참을 충격에 빠져있었다.

요즘 보고있는 미국 드라마 '닙 턱(Nip Tuck)' 과 겹쳐져셔 생각 되는 부분이 많았다.


564p  
'서배너 사람들은 낙천적인 남부의 다른 지역 사람들과도 전혀 다르다. 애틀랜타에서 사람들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은 "무슨 일을 하죠?" 이고, 마콘에서는 "무슨 교회를 다니죠?" 이고, 오거스타에서는 할머니의 처녀 적 이름을 묻지만 서배너에서는 "뭘 마시고 싶죠?" 하고 묻는다는 데서 그들이 얼마나 향락을 즐기는지 알 수 있다.

 한데 그 아름답고, 향락이 넘치고, 고립된 곳인 서배너를 가장 이채롭게 만드는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다. 마치 소설 속의 인물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처럼 서배너에는 특이한 인물들이 많이 살고 있다. '


서배너에 살고 있는 특이한 인물들. 그런데 이 책 속의 인물들이 조금 과거의 인물들이여서 그런지 현재의 내가 읽을 땐 특이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인물들이 더 많았다. 


서배너의 정원들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갈 수 있는 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