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순간에 이루고 싶은 소원이 하나 있다면 당신은 무슨 소원을 빌겠습니까?
나는 이 책을 읽기 전 내가 먼저 나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나는 과연 죽음을 앞둔 순간 무슨 소원을 빌 것인가.
아직 죽음이라는 단어에 익숙하지 않아 그런 것은 생각해 보지 않았기에 더욱 막막했던 질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무언가 일생을 살아가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기에 해 보지 못했던 것을 그리고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이 소설을 읽고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그저 소소하고 작은 그런 소원들을 말하고 있었다.
죽어버리면 더이상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기에 마지막으로 전해 주고 싶은 사진 한 장 등 소소하기 그지 없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소중했으리라.
무라카미 하루키 칠드런이라고 불리우는 혼다 다카요시의 이 소설은 문체가 정말 하루키의 문체처럼 지루하지 않고 속마음을 속속들이 전해져오는 그런 느낌을 받아서 더욱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필살청부업자라고 불리는 한 병원의 소문.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나 다가온다는 흑의의 필살청부업자는 환자에게 딱 한 가지 소원만을 이루어준다.
어쩌면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며 환자 자신이 자신의 죽음의 시기를 정하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비로소 자신이 죽을 때가 왔다는 사실과 함께 소원 하나를 이루게 하는 어찌보면 잔인한 또 어찌보면 희망적인 이야기.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이렇게 존재하는데 그 사람은 자신이 없는 세계로 가길 바란다.
머리로는 결코 인정할 수 없다.
허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납득해버린다.
결국 모든 것에 귀를 막고 하루하루 헤쳐 나갈 수밖에 없는 삶을 선택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남겨진 이는 오늘이라는 하루조차 도저히 살아갈 수 없다.'
간 사람은 푸념도 넋두리도 불만도 할 수 없이 더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가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남겨진 이는 그 사람의 마지막을 지켜봐야 하기에 더욱 슬픈 것 같다.
어쩌면 필살청부업자라는 존재도 그 사람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해 주기 위해 만들어진 소문이 아닐까 싶다.
그와 함께 죽음이라는 단어에 얽매일 게 아니라 살아날 날이 더 많은 우리의 지금 현실을 더욱 더 소중하게 살자는 교훈도 함께 준다는 것.
죽음이라는 어두운 면을 색다르게 표현해낸 혼다 다카요시의 소설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혼다 다카요시의 다른 소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도 매우 기대가 되는 작가였다.
모먼트,
혼다다카요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