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가 콜라주 응용을 제대로 했다.

은지랑 신문을 오리고 있는데 자동차를 오려 달란다.

사람도 오려달란다.

그러더니 사람들을 자동차에 태운다며 붙히고는

자동차와 함께 온몸으로 굴러다니고 있다.

 

은지와 나는 은수의 생각에 감탄하며

멋진 생각이라며 칭찬하고

 

그것에 더 자극받아 여기저기 신문 속에서

맘에 드는 사람을 스크랩하는 모습이라니...

그나저나 신문도 정리 안하고

아이들은 만화 보러 가고

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차 안이 좁다는 나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리 남아있구만’ 하면서

틈도 주지 않고 사람들을 태웠다.

 

눈은 있어서 못생긴 사람은 승차거부하더니

우는 사람 캐릭터가 재미있는지 오려 붙혔다.

 

생각을 이끌어낸 아들 자랑스럽다. ^^

존 버닝햄 지음 "에드와르드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 비룡소

 John Burninfham "Edwardo The horribliest boy in the whole wide world"

 

 

○ 긍정적인 언어의 힘 ○

 속지에는 온통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라고 쓰여 있어요.

"Edwardo, the horriblest boy in the whole wide world" 라는 말로도 모자라

온 세상에 알리기라도 하듯 러시아어, 한국어, 일어, 프랑스어 등 여러나라의 언어가 등장합니다.

얼마나 골치거리 아이면 이럴까 싶었는데 왠걸요.

 

첫 페이지에서 만난 에드와르드는 너무나 평범한 아이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꼬마에요.

그런데 어른들은 가끔 잊어버려요. 어렸을 때 내가 어떠했는지 말이지요.

에드와르도는 물건을 발로 차기도 하고,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기도 하며, 어린 아이를 못 살게 굴기도 하며, 동물도 괴롭히고, 방을 정리하는 솜씨도 없습니다. 거기다 씻는 걸 잊어버리기도 하지요. 그런 에드와르도에게 어른들은 말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버릇없는 녀석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녀석

세상에서 가장 심술궂은 녀석

세상에서 가장 사나운 녀석

세상에서 가장 뒤죽박죽 엉망인 녀석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녀석....

 

결국 어른들은 입을 모아 아이를 비난합니다.

세상에서 제일가는 말썽재이로구나

 

정말 에드와드로는 어른들의 말처럼 점점 세상에서 가장 나쁜 녀석이 되어 갑니다.

아이는 원래 소리지르고, 시끄럽고, 뒤죽박죽 엉망인데 그 결과물만 보고 혼을 내지요.

그래서 점점 "나는 원래 나쁜 사람이야"라는 자아의식을 형성하게 되요.

아이의 행동발달단계를 이해했다면 심리를 한 번 더 생각해봤다면 어른들은 좀 더 너그러워야 하는데,

오늘 아이에게 어떤 말을 사용하셨나요?

 

 

그러던 어느 날, 에드와르도가 화분을 걷어찼는데 흙 위에 떨어졌어요. 지나가던 어른이

"에드와르도야,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구나. 정말 예쁘다. 다른 식물들도 좀 더 심어 보렴." 하고 말하지요.

에드와르도의 표정이 밝아집니다. 에드와르도 식물을 가꾸는 솜씨가 좋았어요. 사람들은 너도 나도 정원을 손봐 달라고 부탁했지요.

또 어떤 날은 사나운 개에게 물 한 바가지를 뿌렸는데 주인은 지저분한 개를 씻겨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하지요.

  

여전히 에드와르도는 심술쟁이였지만 어른들은 그 과정은 보지 않고 결과만 이야기해요.

아이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어른(나)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해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말은 에드와르도를 바꾸어 놓았어요.

"아이를 사랑한다면....칭찬하고 격려하고 이쁘게 봐주세요"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여전히 에드와르도는 어수선하고, 사납고, 지저분하고, 못되게 굴지만....에드와르도는 세상에사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아이들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봐주고 생각할 때 아이는 자기의 가치를 발견 할 수 있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달아요.

또한 어른이 아이들을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이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점을 보며 반성했지요.

내 아이의 재능 학습지에서만 찾지 말고 긍정적인 언어로 마음도 열어주고 재능을 개발시켜주세요.

쉘 실버스타인 글.그림  <코뿔소 한 마리 싸게 사세요> - 시공주니어

코뿔소 한 마리 살 수 있는 곳 아시나요?

이책을 읽고 나면 코뿔소 한 마리 키우고 싶은 생각 드실겁니다.

시적인 문장과 해학과 기지가 녹아 감동을 전해주는 쉘 실버스타인의 책입니다.

작가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가장 많이 알려져있지만 난 이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코뿔소 팝니다> 란 광고가 아이들 눈에 들어옵니다.

거기다 싸게 판다니 엉금엉금 걷는 네 발, 반갑다고 살랑대는 꼬리, 다정하고 통통해서 안아주고 싶고, 생쥐처럼 얌전하여 애완용으로 아주 적당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코뿔소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 같아요. 더구나 한 마리 밖에 없다니 얼른 서둘러야겠지요.

그런데 어른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방안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른들은  ’쓸모’를 중요시하니까요.

 

코뿔소의 뿔은 옷걸이로 쓰기도 좋고, 등을 긁어줄 수 도 있고, 스탠드로 써도 근사할거에요. 깡통 따는 일에도 그만이겠군요.

덩치가 커서 아빠에게 용돈을 더 탈때 도움이 될거에요. 엄마가 때리려면 말려줄 수도 있을거에요. 그렇지만 걸어다닐 때 앞을 보지 않아 발을 밟히면 엄청 아프겠지요. 난 코뿔소 무릎에 앉아 책을 보면 편안하지만 코뿔소를 무릎에 앉히고 보면 좀 고생할 것 같아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발상들로 읽는 사람의 상상을 자극하고 재미를 줍니다.

 

은지는 책 읽을 때 내 무릎에 앉기를 좋아하는데 코뿔소를 보더니

엄마가 자기의 무릎 위에 앉으면 자기도 곤란한 일이 생길거라며 웃습니다.

정말 매력적인건 아빠에게 용돈을 탈 때, 엄마에게 부당하게 혼이 날 때, 해적놀이를 할 때 아주 도움이 된다는 것(엄마 아빠가 언제나 필요할 때 놀아주는 건 아니니깐), 더구나 내가 아무리 고함을 쳐도 커다란 코뿔소는 눈물 흘리며 고분고분 듣고 있는다는 점입니다. (아이도 커다란 어른을 혼내주고 싶을 때가 많을 거에요).

 

그래서 은지와 함께 코뿔소 한마리 사서 키우기로 했는데 은지가 걱정을 합니다.

"엘레베이터에는 어떻게 타지? 너무 커서 못 타겠다. "

"그럼 은지가 10층까지 코뿔소랑 걸어 올라와. 코뿔소는 우리 집을 모르잖아"

"그럼 사지 말자"

 

나라면 10층까지 오르는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사겠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덩치가 커서 잘 곳이 없어." "너무 커서 쿵쾅 거리는 소리 때문에 밑에 집이 시끄럽다고 할 거야."...

우리 딸 너무 현실적이 되어버렸네요.

그러나 현실적인 아이도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도 모두 모두 즐거운 책입니다. 어른들에게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