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즈러 잭 키츠 글, 그림 <피터의 의자> -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45

 

 

 

 

 

   <엄마가 책을 읽기 전>

 

  남편은 아내를 두고 집에 첩을 데려왔다. 아무 살림살이가 준비되지 않은 첩은 부인의 것을 나눠 써야 한다.

  아내는 신랑의 사랑을 빼앗긴 것 같아 심기가 불편한데 물건까지 양보해야 한다니 몹시 불쾌했다.

  거기다 내가 아끼는 옷과 장신구를 마구 걸치는 첩. 아내는 참다 못해 첩에게 한 마디 한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에게 당신이 이해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아내의 마음이 좁다면서 오히려 아내를 원망한다.

  내가 아내라면?

 

  위의 이야기는 '부모와 아이사아(양철북)'에서 읽은 내용이다.

  짐작했겠지만 이는 큰 아이가 동생이 태어났을 때 느끼는 심정과 같다고 한다.

 
 

 

 

책을 읽기 전 아이와 함께 책의 표지를 살펴보자. (3번째 그림, 표지의 그림과 같다.)

담벼락을 둘러 싼 난간은 부서져 있고, 작고 파란 의자가 보인다.

피터의 친구일 것 같은 허리 긴 강아지. 악어인형, 피터의 아기 적 액자.

피터는 왜 밖에서 이러고 있는 것일까?

 

 

피터에게 동생이 생겼다.

피터는 동생 수지가 깰까봐 맘대로 놀 수도 없다. 조용히 해야한다.

거기다 자기의 파란 침대, 파란 의자, 파란 식탁의자를 동생에게 빼았겼다.

온통 분홍색으로 칠하는 아빠. 피터는 화가 났다.

 

 

그래서 피터는 마지막 남은 파란 의자를 지키기 위해 가출을 결심한다.

피터의 의지가 대단해 보여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 우습기도 하다.

파란 의자, 강아지, 장난감 악어, 피터가 아기였을 때 찍은 액자 등을 챙겨 피터가 정착한 곳은 집 앞 담벼락이었다.

저 많은 물건들을 낑낑 거리며 들고 나왔을 피터의 모습을 생각하니 미안하게도 웃음이 난다.

힘들었던지 피터는 파란 의자에 앉았고, 작아졌음을 알았다.

아기였을 때 사진을 들고 나온 건 부모에게 관심받는 아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건 아닐까!

그러나 피터는 자신이 의자에 앉을 수 없을 만큼 자랐고, 동생에게 베풀어 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아기 때 피터도 그 이상의 사랑을 받았음을 알 수 있을까?

우리 딸아이도 나의 사랑을 늘 확인한다. 동생보다 나를 더 사랑하냐고 묻는 아이가 안쓰럽다.

그래야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 것을 양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피터는 집에 몰래 숨어 들어온다. 신발을 커튼 뒤에 숨기고 서럽장 뒤에 숨어 있었다.

엄마가 피터를 찾자 피터는 서랍장 뒤에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나온다.

피터가 원한 건 자신도 사랑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자신이 없어지면 찾을 것이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피터는 기분 좋게 의자에 분홍색 칠을 같이 한다.

피터는 오늘 마음이 성장한 것이다.

로렌 차일드 지음 '사자가 좋아' - 국민서관

로렌 차일드 만의 독특한 색채감과 콜라주가 아이의 기발한 상상을 더 돋보이게 한다.

 
나는 애완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도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가 정말 애완동물을 기르고 싶어한다면?

난 어떻게 할 것인지 잠깐 고민하게 만든 책이다.

 

엄마는 털이 많지 않은 동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빠는 바깥에서 키우는 동물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는 귀 먹은 할머니는 시끄러우면 안된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아예 헝겊으로 만든 동물 인형을 사 준다고 한다.

 

음~ 나라도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겠다.

아이가 키우고 싶어하는 동물 마다 가족들의 방해작전이 시작된다.

사자를 길들여 멋진 서커스를 꿈꾸는 아이는 사자의 간식이 되지 않기 위해 포기한다.

그래서 풀만 먹는 양을 길들여 양털 옷을 짜 입을 생각을 하니 신이 나건만, 흉내쟁이 양이 따라다닐 생각을 하니 귀찮다.

늑대는 머리도 좋고, 냄새도 잘 맡으니 길 잃을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이정도면 가족들도 허락할 줄 알았건만. 이번엔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를 아빠가 견딜 수 없 을 것 같다.

 

나를 삼키지도 않고, 내 흉내를 내지도 않고, 너무 시끄럽지도 않으며, 집 안에 더러운 발자국을 남기지 않아야 하고,

나를 칭칭 감아서도 안 되고, 엄마를 화나게 해서 초콜릿을 못 먹는 일도 생겨서는 안 될 모든 조건을 충족할 애완동물은 무엇일까?

 

애완동물을 파는 가게에까지 와서 이런저런 조건을 만들고 반박을 하는 가족이 야속하기도 하련만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애완동물을 고르는 아이 기특하다.

드디어 찾아낸 아이의 애완동물은 바로 알이었다.

 

요즘엔 이야기의 결말을 독자가 생각하는 대로 오픈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가 소파에서 알을 안고 잠든 사이 알은 빠지직 금이 간다.

아이와 똑같은 귀를 가진 무언가가 보인다.

윤아해, 최경 글 ; 혜경 그림 <빈집 탐험대> - 한우리북스

깨글발 그림책, 5

 

 

겁많은 아이, 짖굳은 아이, 용감한 아이, 말썽꾸러기 아이들...

더이상 엄마한테 방해받기 싫은 아이들이 오늘 뭉쳤다.

빈집 탐험대에 나선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 전과 후 속지를 먼저 살펴보자.

빈집의 문을 벌컥 열었더니 귀신들이 재빠르게 후다닥 도망간다.

귀신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도 없자, 아이들은 기대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의 지루함을 느끼는 듯 하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지루할 시간이 어디있을까?(공부할 때 빼고^^)

귀신을 직접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간 다음 귀신들은 다시 빈집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이쯤 되면 귀신의 모습이 꼭 아이들 같다.

 

 

 

야구를 하다가 유리병을 깨고, 잠자리채를 들고 다니다 빨래를 들쑤셔 놓고,

빨랫줄을 의자에 꽁꽁 묶어 끌고 다니고, 냄비를 두드리며 시끄럽게 하는 아이들.

방은 또 왜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지..... 엄마의 잔소리가 만만치 않다.

"야구는 밖에서 하라고 했지?"

"누가 여기다 빨랫줄 묶어 놨어?"

"아이고, 시끄러워! 제발 나가서 놀아!"

"잠자리를 왜 집에서 잡아?"

 

그럼 아이들은 어디서 놀아야 할까?

 

접시를 깨서 혼이 난 아이는 그림 그리는 걸 무척 좋아하는 아인가보다. 여기저기 아이의 그림이 걸려 있고, 스케치북과 방바닥에 그려 놓은 크레파스가 방에 어지럽다. 아예 강아지는 정말 애완견이라도 되듯이 끈을 묶어 끌고 다닌다. 아마도 아이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강아지가 살아 있듯이 움직여 처음엔 진짜 강아지인 줄 알았다. 아이 눈에는 정말 애완견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참 이상한 일이지. 엄마는 아이의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내버려두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나는 이상한 엄마다.)

 

엄마 어릴 적엔 빈집에 모여 놀았다는 통화내용을 듣고 아이들은 빈집에 모여 놀기로 한다.

왠지 그곳엔 귀신이 있을 것만 같다.

아이들의 손에는 탐험에 필요한 물건들이 들려 있다.

집에선 가지고 논다고 혼났던 야구배트, 그림 강아지, 잠자리채, 냄비, 끈 등이다.

아이들은 귀신을 찾아 집안 이곳저곳을 맘껏 뒤지고 다닌다. 집에서 얼마나 이렇게 해보고 싶었을까?

 

그러나 창문덜컹 소리에 깜짝 놀라는 아이들.

아이들은 자신들의 무기로 귀신을 잡아 골려 줄 다양한 생각들을 한다.

장난감 총으로 겁을 주고, 잠자리채로 잡아서, 끈으로 꽁꽁 묶은 다음, 강아지가 지키게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그림자로 겁을 주고, 시끄러운 소리로 귀신을 쫓아 낼 계획도 세운다.

아예 귀신이 되어 무서운 신음소리를 내며 돌아다니기도 한다.

 

한바탕 신나게 놀았을 때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들이 나타난다. 바로 엄마.

귀신은 전컷을 아이들 몸의 크기로 그렸으면서 엄마들은 신체의 일부만 그렸다.

귀신은 놀 대상이고 엄마는 강압적인 대상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들의 얼굴이 무척 밝다.

아이들의 탐험이 계속 될 것임을 암시한다.

 

놀 곳이 마땅치 않고 놀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못 주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내 아이에게 난 전체그림일까? 일부 그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