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얼 지음 '바람이 불지 않으면' - 보림

 제10회 보림창작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수상        

 

 

바람이 불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봄이는 제일 좋아하는 빨간 모자를 쓰고 걸어가요.

바람에 살랑이는 머리카락이 모자를 더 멋지게 빛내줍니다.

 

마침 지나가던 바람이 신이 나서 세게 불자

봄이 모자가 휙 날아가 버렸습니다.

 

모자를 잡으러 뛰어 다니던 봄이는

화가 나서

 

바람 따위는 없었으면 좋겠어!

 

하고 외칩니다.

 

그러자 바람은 슬퍼서 멈추어 버려요.

봄이는 그제서야 모자를 주워 머리에 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바람이 멈추자 사건이 발생해요.

연도 풍차가 있던 마을도 돛단배도 모두 멈추어 버린거지요.

 

자기중심적인 아이들의 심리를 잘 드러내주었어요.

자신의 멋진 빨간 모자만 생각하느라

바람은 느끼지 못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바람은 연을 날리는 재미에 빠졌던 것일까요?

바람은 신이 나서 세게 불었다는 표현이 재미있었어요.

바람은 우리와 함께 놀고 있었던 건가봐요.

바람이 우리와 놀고 있다고 생각하니 바람이 다르게 느껴져요.

 

 

또 다르게 생각하면,

 

바람이 나를 간지럽게해.

시원한 바람이 나를 축복해.

 

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딸아이를 보면

아이들은 바람도 얼마든지 친구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자기를 친구로 받아주는 친구가 멋진 모자에 빠져 있으니

바람이 샘이 나서 날려 버린 것 같기도 해요.

모자를 멀리 멀리 가져가 버리면서 놀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자신의 마음을 숨긴채로 말이죠.

 

소녀의 고함에 멈추어 버린 바람은 슬퍼서 멈추어 버린 후에야

바람의 존재를 느끼게 된 소녀는 바람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해요.

자기 중심에서 주변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세계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독후활동>

 

바람개비 모자를 만들어 바람을 느껴봤어요.

 

꼬갈모자를 만들고 그 위에 스티커를 붙여요.

얼굴에 모자를 쓸 수 있도록 고리를 만들어 주어요.

할핀으로 바람개비를 고정시켜 줍니다.

그럼 씽씽이 타고 달려볼까요.

 

그런데 다음에는 좀 더 힘있는 종이로 해야겠어요.

색종이로 만드니 바람에 종이가 날리네요.

 

미술놀이 덕분에 색다른 씽씽이 타기를 즐겼어요.

 

김인자 글, 이진희 그림 ’책 읽어 주는 할머니’ - 글로연

작가가 읽어 주는 그림책 시리즈, 1

 

 

책  읽어 주는 심계옥 할머님을 소개합니다.

바로 이분이십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수줍은 듯 서 있는 할머니 뒤로 펭귄이 보입니다.

처음 읽을 때는 펭귄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펭귄을 발견하고, 뒤늦게 펭귄과 할머니의 관계를 알게 되었답니다.

 

작가가 직접 책을 읽어주는데 작가 특유의 친절하고 느린 말투가 듣기 좋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어 줄 때는 이렇게 느리게 읽어줘야 하는데

난 늘 서두르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책을 읽을 때는 느리다 싶을 정도로 읽어야 한답니다.

빠르게 읽으면 문자가 얽히듯 생각도 그렇게 된다는 걸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네요.

작가가 읽어 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포스팅하고 있는데 참 평안합니다.

  

첫 장의 그림이 너무 멋있지요.

시골에서 혼자 조용히 사는 것이 좋다는 할머니의 여유와 느긋함이 묻어난 그림입니다.

할머니의 젊은 날의 모습입니다.

엄마가 학교에서 받아온 책을 읽으면 그 소리가 그렇게 좋으셨답니다.

할머니는 책을 많이 읽어 준 엄마 덕분에 한글을 빨리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도 매일 밤 책을 읽어 드리면 저절로 글자를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손주의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 세상이 환해지는 것 같다 하십니다.

손녀의 책 속에서 나온 펭귄들이 전화기를 타고 할머니에게 다가갑니다.

그렇게 매일 밤 할머니에게 같은 그림책을 읽어 드렸데요.

손녀와 할머니의 진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손녀의 목소리가 너무 사랑스러웠을거에요.

할머니는 언제나 똑같은 장면에서 흥분을 하셨데요.

"이런, 이런 고얀 놈들 같으니. 거 좀 긴 손으로 꺼내 주고 가지......"

심계옥 할머님. 참 정이 많으신 분 같지요.

손주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들으며 잠이 드는 모습이 생소하지만 정스럽습니다.

할머니의 대답이 없으면 그제서야 잠이 드는 손녀 너무 이쁘지요.

 

 

 

 그렇게 할머니가 여든 살이 되던 날.

생일에 와준 친지분들에게 그림책 한 권을 읽어 주십니다.

이제 할머니는 ’그림책 읽어 주느 할머니’입니다.

듣는 입장에서 읽어 주는 입장이 된거에요.

 

가끔 딸이 제게 읽어주는 그림책을 들으며 눈을 감고 있자면 잠이 소르르 옵니다.

"엄마, 자? 엄마, 엄마...." 하고 부르는 딸의 목소리가 아득할 때.... 세상이 너무나 평안합니다.

딸아이가 제 몸을 흔들기까지는요.^^

 

-책 읽어 주는 할머니의 숨은 이야기-

민정이가 할머니께 읽어 드린 책의 주인공은 펭귄입니다.

날지 못하는 펭귄과 글자를 읽지 못하는 할머니와 닮은 거지요.

할머니가 책을 읽던 날 펭귄이 날 수 있었어요.

임사라 글, 박현주 그림 <동갑내기 울 엄마> - 어린이 나무생각

 

 

 

 

제목만 보고서 ’엄마가 치매에 걸려 어린 아이 같이 되어버렸는가보다’ 생각했다.

아이가 보는 ’할머니와 엄마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 민망할 지경이다.

책표지만 봐도 자꾸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져서 읽지 못하고 두었다가,

어제서야 발견한 딸 아이가 언제 샀냐면서 가져왔다.

이 책이 우리집에 온지 한 달은 넘은 것 같다.

결국 읽으면서 목이 메여 울먹이면서 읽었다.

독한 딸내미. 엄마가 그렇게 우는데도 끝까지 읽을 것을 강요하다니.

에이! 챙피했다.

 

나는 엄마가 된지 7살이 되었다.

7살 딸 아이가 세상 사는 것이 서툰 것처럼, 나도 엄마로서 서툴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은지가 태어나면서 나에게 새로운 나이 계산법이 생긴 것이다.

그럼 우리 엄마 나이는 36이네.

엄마가 36살의 나이만큼 건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에이! 또 눈물이 난다.

그런 우리 엄마는 가끔 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딸이 이 책을 읽으며 우는 날 나는 엄마가 된지 몇 살일까?

 

라디오에선가... 어디서 들었더라.

돌아가신 아버지의 지갑 속에 있던 사진은 어머니가 아니라 할머니였다고.

아버지도 엄마가 보고 싶었구나 생각했다고.

 

엄마는 누구에게든 살아가는 힘이고 든든한 버팀목이고 강력한 그리움이다.

 

 

  

죽음을 앞둔 할머니는 손녀에게 마지막 당부를 한다.

"은비는 은비를 사랑해 주는 엄마가 있지?

하지만 할머니가 떠나면 엄마는 엄마 없이 살아야 한단다.

누구든 엄마가 없는 건 아주 슬픈 일이거든."

어디 가냐는 은비의 말에 할머니는 엄마한테 간다고....

 

     

나는 엄마도 아이였을 적이 있었고, 사랑한 젊음이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여자란 사실을 가끔 잊어버린다.

그것도 말이다. 철이 들어서 생각한 것을..... 자꾸 너무나 당연한 것을 잊어버린단 말이다.

엄마도 늦잠꾸러기고, 벌레를 무서워하고, 주사를 맞으면 눈물이 나고...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어 울 수 있는 그리움을 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다음날 할머니는 하늘나라로 가셨고, 엄마는 회사에 나가지 못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방문 사이로 ’엄마...’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엄마도 엄마가 보고 싶은가보다 생각하며 은비는 외할머니가 엄마한테 그랬던 것처럼

엄마에게 오렌지주스를 건네주고 다 마실 때까지 서 있었다.

외할머니가 엄마한테 그랬던 것처럼 엄마 등도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열 살 때도, 열 두살 때도, 스무 살 때도....

 

언제 언제까지나....

은비와 엄마는 동갑내기니깐.

나 역시 우리 엄마와 36살 동갑내기이고, 우리 딸과는 7살 동갑내기다.

언제까지나 말이다.

내가 엄마라고 부를 수 있는 호칭을 준 엄마에게도 감사하고,

나를 엄마라고 불러 주는 우리 딸에게도 감사한다.

엄마에 대한 나의 사랑을 깊이 새길 수 있는 책이었다.

 

엄마, 엄마 언제나 불러도 듣기 좋은 이름.

은지와 은수가 날 엄마라고 부를 때 얼마나 행복한지를 떠올리며

나의 엄마를 맘껏 불러 볼 수 있는 날이 더 오래 지속되기를...

그 시간을 감사하며.

나는 엄마가 아플 때, 엄마가 엄마를 그립다 말할 때 조차 다정하게 안아주지 못한다.

안쓰럽고 마음이 아픈데..... 엄마가 늙어가는 것 같아서 자꾸 눈물이 나서 그러지 못한다.

내 마음은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다.

엄마가 되어 보니 더 알 것 같은데도 난 정말 7살 밖에 안 되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