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가 데이비드 위즈너 

  '데이비드 위즈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려움. 바로 글이 없다는 것이다. 글이 없어서 아이들에게 그때 그때 다르게 읽어 줄 수 있어서 좋다고 하는 엄마들이 많다. 정말 말솜씨가 좋은 엄마들인가보다.

  데이비드 위즈너 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 역시 글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엄마들과 조금 생각의 우선을 달리 하자면 글이 없기 때문에 그림에 더욱 세심함이 느껴진다는 것이다.(물론 작가의 역량이지만 말야) 그림만으로도 아이에게 읽힐 수 있는 그림책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갖추었다는 점이 맘에 든다. 작가는 학창시절부터 글 없는 서술형식에 매력을 느껴 무성영화나 대사없는 만화를 그렸다하니 그의 노력들이 지금의 그를 글 없는 작가로 유명하게 만들었는가보다.

  은지가 나의 말이나 이런것에 신경쓰지 않고 그림속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내가 실수했다고 생각하는 점 하나. 은지에게 "글이 없으니깐 니가 읽어봐. 그림을 읽어주면 되잖아." 은지가 당황했는가보다. "엄마가 먼저 읽어줘. 그럼 나도 읽어줄께." 아직은 나의 도움이 필요한가보다.

  데이비드 위즈너의 그림은 참 유머러스하다.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울뿐이다. SF영화만화같다. 그림도 만화같이 컷을 나누고 있다. 사실적이면서도 왠지 과장된 모습들. 내가 과장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그의 그림이 초현실주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가보다. 그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놀라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고 정말 그런 일이 어디선가 벌어졌을 것 같아 신문과 뉴스를 찾아보고 싶어진다. 이렇듯 그의 그림은 호소력있다. <이상한 화요일>도 그렇고 <1999년 6월 29일>도 그렇다. 어디선가 정체모를 개구리들의 출현으로 마을이 뒤숭숭할 것 같고, 커다란 야채의 출현으로 보기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배부르고 행복할 것 같다. 그런데 우왕좌왕 새로운 기사거리를 찾아 바쁜 사람들 틈 속에서 다시 날고 싶어하는 개구리들이나 야채를 우주 한가운데로 떨어뜨리고 먹을 것을 고민하는 우주인들의 모습은 참 진지하다. 사실 사람들은 어떠한 이슈거리에 와글와글 말도 많지만 사실 당하는 당사자는 다른 진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2. 시간상자 

  데이비드 위즈너의 칼테곳 상을 수상하게 한 작품 '시간상자' 로 들어가보자.

  한 소년은 바닷가에서 카메라를 발견한다. 그곳에 필름을 찾아 현상을 맡기고 기다림 끝에 만난 것은 바닷속 비밀의 세계다. 바닷속 비밀의 사진은 나뉘던 컷과는 달리 한 화면을 차지한다. 상상의 세계는 넓게 그런것 아니겠어. 복어가 배가 빵빵해져 하늘을 날고 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 나는 이 장면이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있어 웃었다. 우리 은지는 문어들이 앉아 책을 읽는 장면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난 그 옆에 전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물고기가 더 인상깊었는데... 과연 정말 물고기일까? 아님 물고기들이 만든 전등갓일까? 하는 생각말이다. 수학여행을 나온 것 같은 바다생명체들의 소란스러움도 보인다. 자! 이제 마지막 남은 사진 한장. 어! 그곳엔 한 동양소녀가 사진 한 장을 들고 서있다. 사진 속의 사진을 돋보기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아주아주 먼 옛날 이야기가 시작된 처음의 시간으로 돌아간다. 그곳엔 처음 사진기를 발견한 소년이 손을 흔들고 서 있다.

  책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난 현재와 과거를 연결해주는 그 고리라고 대답한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했던 그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와 감정들이 지금까지 현대인들에게 읽히고 있다면 시대를 초월한 괜찮은 작품이 아닐까! 그게 고전의 매력이잖아. 여기서도 살짝 그런 매력을 만날 수 있는데 사진의 연결 고리이다. 현재와 과거를 연결해주는 사진. 이 장치는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은지가 사진속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이다. 시간개념이 부족한 은지에겐 좀 어렵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나중에 사진을 찍고 현상하고 그 사진을 들고 찍고 또 현상하고 하는 과정을 반복해볼 생각이다. 아마 재미있어 할 것이다.

  그리고 소년도 사진을 찍어 바닷속으로 되돌려 보내며 현재는 과거로 지나가 버린다. 오징어, 해마, 물고기등 많은 생명체들이 자신들의 세계를 알리기 위해 바닷속 깊이 카메라를 이동시킨다. 마치 처음부터 소년에게 카메라는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바다생물들의 계획된 의도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흘러흘러 얼마의 시간이 지난지 모르겠는데 마침내 또 다른 소녀에게 전달되어진다.

3. 독후활동 

  시간상자에서 보았던 바다를 꾸며 보기로 했다. 사실 바닷속에 가보지 못한 우리는 어떤 일이 펼쳐질지 참 궁금하다.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함께 생각해보고 활동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유치원에 간 사이 스티로폼으로 바다생물들을 열선으로 미리 오려 두었다. 그런다음 은지에게 바다생물들에 아크릴 물감을 찍어 스케치북에 자유롭게 찍고, 옆면까지 색칠하게 했다.

  그리고 큰 표면에 바다색 물감을 칠하고 그 위에 글루건으로 바다생물들을 붙히고 싸인펜으로 꾸며 보았다. 은지와 은수의 사진을 오려 인어로 변하게 했다. 이것이 은지를 가장 즐겁게 했다. 자신이 인어가 된 것이 신기한가보다. 책을 읽으며 공주가 되고 싶은 꿈, 인어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었을까? 그런데 꼭 인어공주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냥 인어는 안되는가? 역시 서양 전래동화(명작으로 불리는)는 귀족적인 발상이 느껴진다. 동양 전래동화 봐. 공주이야기보다는 서민이야기가 훨씬 많은데.... 동서양의 역사 차이다. 그리고 또 하나 어른과 아이의 차이점. 내가 한 건 사진을 찍어 두지 못했지만 내가 한 건 나의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다면 은지의 작품을 보면 자유롭고 생동감 있다. 처음 물감을 찍을 때도 내가 개입을 하지 말 것을 그랬나보다. 풀이 날라다니고 바위가 땅에 박혀있지 않은 두번째 붙힌 작품이 느낌이 더 좋다.

 

 그리고 바다속 그림을 배경으로 은지가 필름의 첫번째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사진을 찰칵, 그리고 사진현상을 하여 또 내가 찰칵, 그리고 아빠가 찰칵(이건 현상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봐야지. 사진에선 몇백년의 시간이 흘렀는데 이 정도 시간은 기다려보자)

 

까만 테두리는 나의 작품. 은수 영아부 예배에서 "닮은 꼴 사진전시회"가 있어서 추가로 만들었다. ㅋㅋ 일등했다. 상품이 뭐였더라? 움직기도 파도 만들어 달라고 얼마나 졸라댔는지.... 은지야! 엄마가 조금 더 낫게 만들면 안될까? 봐주라. 엄마 힘들어서~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 비룡소

 

<책에 대해>

윌리엄 스타이그는 동물을 그림책의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시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동물은 사람에 비해 이야기를 다양하게 끌어갈 수가 있고 (심지어 이렇게도 말하지요. “사람이 하면 미친 짓밖에 안 되는 것을 동물들한테는 마음대로 하게 할 수 있지 않나?), 아이들은 동물이 자기가 아는 사람들처럼 행동하는 것에 매혹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동물들은 인간의 행동을 상징하고 있는 셈입니다.

 

『The Amazing Bone』(멋진 뼈다귀)에서 장미꽃 한 송이와 기발한 요술쟁이 뼈다귀 ─ 상상력을 상징하는 ─ 를 들고 다니는 돼지는 언제나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 아이들의 정신 세계를 상징하고, 『Doctor De Soto』(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에서 환자인 여우는 남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며, 치과 의사인 작은 쥐는 현명한 사람이 할 바를 보여 줍니다. 
이 같은 상징은 『Solomon, the Rusty Nail』(녹슨 못이 된 솔로몬)에서도 코딱지를 후비다가 갑자기 녹슨 못으로 변하는 토끼와, 그 토끼를 잡아먹으려고 온갖 꾀를 다 내는 애꾸눈 고양이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런가 하면 『Amos & Boris』(생쥐와 고래)에서는 바다에서 모험을 벌이다가 고래의 도움을 받는 생쥐와, 뭍으로 떠내려와서 생쥐와 코끼리의 도움을 받는 고래를 통해 사람들이 서로 돕는 사회를 그려 냅니다.  <서남희 "어린 시절의 진수를 뽑아 내는 윌리엄 스타이그" .- 책으로 보는 우리 세상 2009년 2월호 글 발췌>

 

아!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네. ‘nine-to-five jobs’를 갖게 하고 싶지 않다고(9시에 출근, 5시에 칼퇴근). 현실적으론 이것도 괜찮아보여 선생님 직업도 좋아보이는데.... 하여간 이 말이 작품설명보다 더 맘에 와 닿았다.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라는 목적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활동이 떠올랐다. 몸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가려보는 것도 좋을테고, 병원놀이도 괜찮고.... 무엇보다 음식을 먹고 양치를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충치균과 양치를 하고 난 후 충치가 사라지는 모습을 활동하기 위해 무척 고민했었다. 고민하는 기간이 길어서 정말 생각만 여러번 고쳐 하다가 만들었다. 병원에 12일 입원해 있을 때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메모도 하고 무엇보다 늘 고민하던 양치의 고민을 해결했다. 입에 자른선을 그어 그 사이로 치솔이 움직이게 할까? 아니면, 한면에는 더러운 입과 다른 한 면엔 깨끗한 입을 만들어 더러운 입 위에 붙히고 치카를 한 후 깨끗한 입을 덮어 씌울까? (말로 표현 어려움). 아님 더러워진 치아를 닦아낼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 아이들 문구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보드펜과 자석칠판이었다. 쓰고 지우고..... 아하!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만들어 놓은 활동지에 코팅지를 대고 시커멓게 칠한 다음 지우개로 쓱쓱 지우면 충치가 사라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큰 녀석이 까맣게 이를 칠하고 작은 녀석이 충치를 없애기 위해 지우개로 치카치카 하기다. 하고 나면 별거 아닌데 왜 이렇게 이 생각을 하는데 오래 걸렸는지 모르겠다.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이고 재미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생각만 여러번 바뀌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난 이런 거 생각하는게 재미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생각과 구상은 오래 걸려도 만드는데는 스피드를 가해 하루면 된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다. 애아빠 말에 의하면 내일 당장 유치원 개원하는 사람처럼 왜 그러냐고. 쉬엄쉬엄 하라는데 글쎄 그게 안된다.

 

<작가의 다른 책>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박찬순 옮김 / 보림

치과 의사 드소토 선생님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여인호 옮김 / 다산기획

용감한 아이린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자바자바 정글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슈렉!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녹슨 못이 된 솔로몬 / 윌리엄 스타이그 그림·글, 박향주 옮김 / 시공주니어

아모스와 보리스 / 윌리엄 스타이그 그림·글,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아벨의 섬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송영인 옮김 / 다산기획

Doctor De Soto / by William Steig(Illustrator) / Scholastic Inc.

엉망진창 섬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장난감 형 / 윌리엄 스타이그 그림·글, 이경임 옮김 / 시공주니어

진짜 도둑 / 윌리엄 스타이그 지음, 홍연미 옮김 / 베틀북

도미니크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서애경 옮김 / 아이세움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생쥐와 고래 /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부루퉁한 스핑키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멋진 뼈다귀 / 윌리엄 스타이그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비룡소

<만들기>

준비물: 부직포, 깔깔이, 마트광고전단지, 색연필, 싸인펜, 코팅지, 보드펜(지우개), 하드보드지

이건 병원에서만 생각.. 또 생각... 구상 중했던 것 중 한 장...(예전에 끄적였던 것도 많은데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또 애 아빠 말을 인용하자면 "참, 대단하다. 자기는 이게 재미있어? 이걸 왜 하는데? 왜 빨간모자와 헨젤과 그레텔을 비교분석해서 표를 만들어야 하는데? 병원이 고시원이야? 왠 책을 이렇게 많이 가져오래?...... 그래, 백설공주와 오이디푸스 컴플렉스가 뭐가 어떻게 되었다구?....."

말은 이렇게 해도 막상 활동만든다고 끄적하고 만들기 들어가면 많이 도와준다. 별로 도움은 안되지만 아이디어도 많이 준다. 이렇게 말하면 다음에 아이디어 안 주면 어떡할까 고민할 필요없다. 애 아빠 성격상 이런데 취미가 없기에 사진만 대략 보고 나가기만 해도 다행이다. 글은 읽지 않는다. 만약에 읽는다면..... 뭐! 자기야 고마워 사랑해로~ 슬쩍 넘어가련다. 

"은지야, 엄마가 돈 줄께. 가서 장 좀 봐아라. 엄마는 배추랑 무 좀 사다줘. 그리고 남은 돈으로 먹고 싶은 것 좀 사와. 꼭 필요한 것만 돈에 맞춰 사와. 은수랑 잘 다녀와."

"네, 알겠습니다."

아이는 미리 자신이 정해둔 시장으로 가서 장을 봐온다. (시장의 위치는 아이가 직접 정하도록 참여시킴)

미리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의 박스를 일부 오려 둔 것도 있고, 전단지에서 오려 코팅지로 씌운 것도 있고, 더 필요한 야채와 우유는 마땅한 것이 없어 그린 것도 있다.

은지는 고민하며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가려 붙힌다. (좋은음식, 나쁜음식 이라고 아직 못 붙힘)

은수야 고민할 필요없이 누나따라 붙히는 재미인데, 이 녀석 각각 하나씩 나눠 사용하라고 두 개인 줄 안다. 누나가 자기 앞에 있는 것에 붙히자 아니라고 누나 앞에 있는 것에다 붙히라고 손짓발짓이다. 은지는 통조림음식이 좋은음식인지 나쁜음식인지 물어보며, 또 동생에게 설명하면서 잘 따라 붙힌다.

이렇게 한 다음 난 어딘가 전화를 거는 시늉을 한다.

"아. 여보세요? 여긴 **아파트 **동 **호인데요. 여기 피자 한판과 치킨 하나 배달해주세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나쁜음식에 양념(조미료)도 팍팍 뿌렸다. 이렇게 하니 아이가 내가 다른 말 안해도

"엄마? 소금 많이 먹으면 나빠?"

하고 묻는다.

"똑똑" 안방문을 두드리면 은지는

"아 피자랑 치킨이다"

하며 신나한다. 은수는 따라서 기쁜짓을 한다.

"자! 우리 다 먹었으니 이 친구들 이가 어떤지 한 번 살펴볼까? 나쁜음식을 많이 먹은 친구는 울고 있네. 왜 울고 있을까? 어디보자."

하면서 충치균을 뿌린다.

"어? 충치잖아. 이래서 울고 있었구나."

"어? 어디? 엄마가 이것도 만들었어? 없었는데. 우와 신기하다."

"그럼 우리 이 충치균을 다 잡아버리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아! 치카하면 되지? 근데 어떻게 치카해? 애는 치솔도 없잖아. 치약으로 닦아?"

"그래, 좋은생각이야. 치카하면 되겠다."

그 위에 코팅지를 올리고

"그 사이 충치균이 친구들을 더 불러왔어. 야! 얘는 치카 안해서 여기 음식찌꺼기가 많아. 먹을거 많아. 파티를 열어야겠어. 친구들아 어서 놀러와."

은지에게 보드펜으로 코팅지위에 치아를 맘껏 새까맣게 칠하게 하고 은수는 치카치카하면서 지우개로 지우게 했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아이들이 꽤나 즐거워했다. 특히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은수에게 이리저리 이동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재미있어서 몇 번 하는 과정 중에 은지는

"난 몸에 좋은 것만 먹을거야."

하며 과자를 가져오는 수가 줄었다.

심지어는 저녁으로 카레를 먹자고 했더니

"싫어. 난 우리나라 음식만 먹을거야. 카레는 우리나라 음식 아니잖아. 그럼 몸에 안 좋은 거 아냐?"

했다. 그 마음가짐이 죽 가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잠시 효과는 보였다.

 

여러번 하는 과정 중에 역할도 바꾸어 보고 또 잠시 빠져 있어도 알아서 동생 이끌어가면서 잘 논다. 양념 흔들어 뿌리면서 엄청 좋아하고(양념통에 쌀이랑 작은 돌을 넣어 소리가 나게 했기 때문에), 충치균 뿌리고 코팅지위에 새까맣게 칠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경제개념, 시장놀이, 양치하는 생활습관, 좋음음식과 나쁜음식 구별, 음식이 몸에 미치는 영향(질문하는 것에 대해선 영양소별로 이야기해주었다. 고기는 은지의 살을 만드는데 도움을 줘. 그걸 단백질이라고해. 우유는 은지의 뼈를 튼튼하게 해. 그건 칼슘이 많이 들어가서 그래. 쌀은 은지가 움직일때 필요한 것을 줘. 쌀에는 탄수화물이 많아서 우리가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어. 은지가 이런 말도 했다. 그럼 먹고 남은건 찌꺼기가 되서 똥이 되지.), 병원놀이(누나 진찰하다 말고 자신을 진찰하는 은수때문에 웃었다) 등 다양한 사회활동이 들어갔다. 아직 주소를 못 외워서 은지에게 피자나 치킨을 배달하는 것도 시켜보았다. 정확히 내가 시킨건 아니고 따라할거나는 걸 알았기 때문에 주소불러주는 대사를 넣었던 것이다. 당연히 주소야 따라했고 은지의 또 다른 한 마디 "치즈가루 꼭 주세요." 은지는 치즈를 무척 좋아한다.

꼬옥 무슨 활동영역이 들어갔나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이 책은 유독 활동영역이 생각이 나는지라 적어보았다. 뭐 윌리엄이 인간의 행동을 상징하는 캐릭터들을 내세운다 하니 더 생각이 난 것 같다. 

 

고미타로 글.그림 <악어도 깜짝! 치과의사도 깜짝!> - 비룡소

 

내가 좋아하고 아이들도 좋아하는 고미 타로. 늘 깔끔하고 재치있는 글과 그림으로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든다.

이가 아파 치과에 가기 두려워 하는 악어의 마음과 악어를 치료해줘야겠지만 두려운 의사선생님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깜짝, 어떡하지, 무서워, 각오는 됐어.... 등 별 말이 없어도 때로는 그 사람의 표정으로도 마음을 알 수가 있을 때가 있다. 고미타로는 이런 느낌을 캐릭터로 잘 표현해 주었다. 물론 아이는 이를 닦아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고미타로 참 유머가 넘치는 사람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은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할아버지(1945년생)의 푸근함보다는 장난기가득하고 에너지 넘치는 할아버지일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노란색 옷을 즐겨 입을 것 같다.

 

<만들기>

1. 계란판으로 커다란 악어를 만들고

2. 이삿짐 나르는데서 우연히 발견한 종이로 작은 악어를 만들고

3. 표면은 녹색으로 색칠하고 볼펜을 이용하여 동그란 점을 찍어 악어의 질감을 표현해보았다.

4. 악어의 입은 빨간색을 칠해야 한다는 우리딸의 말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빨간색이 없어 주황색으로 대신 색칠)

5. 작은 악어의 눈은 부직포로 만들고 커다란 악어의 눈은 시중에 파는 눈동자가 움직이는 눈을 붙혔다.

- 작은 악어의 표정을 여러개 부직포 눈을 사용하여 표현 할 수 있다.

6. 치과의사 선생도 부직포로 만들었다.(검은색이 모자라 좀 아쉽다. 머리와 수염을 좀 더 이쁘게 만들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독서 전 활동1>

의사 : 안녕하세요? 은지와 은수씨. 난 의사에요. 어디를 고쳐주는 의사냐면....

은지 : 치과의사요.

의사 : 맞아요. 그런데 오늘 우리 병원에 악어가 찾아왔어요. 난 너무 무서워요. 지금 악어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치료를 해줘야 할까요? 난 의사니깐 아픈 환자를 그냥 가라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치료를 해주자니 악어가 무서워요. 은지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은지 : 치료해줘요. 악어가 아프다고 하니깐 해주세요. 착한 악어니깐 무서워하지 마세요.

의사 : 알겠어요. 은지는 마음이 착하군요. 그럼 용기를 내서 아자아자! 잠깐 은지씨. 같이 가줄거죠. 자 책속으로 들어오세요.

 

그리고 책을 읽는다.

 

<독후 활동1>

엄마 : 은지야. 악어가 무엇을 먹고 이가 아팠을까? (활동지를 준다 '드소트'에서 사용하던 과자, 야채, 우유 등의 식품들) 한번 생각해보자. / 울고 있는 악어를 준다.)

은지 : 알아요. (활동지에서 몸에 안 좋은 음식만 찾아 준다)

- 은지는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고 몸에 해로운 음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엄마 : 은지가 잘 알고 있구나. 악어가 먹은 걸 한 번 살펴볼까? (이때 악어의 입에 충치균을 넣어준다.) 앗! 충치다. 은지야, 이것봐!

어떻게 하지?

은지 : 걱정마. 내가 치카해줄께. (치료하면서 은지는 충치균을 잡는다)

엄마 : 그래 좋아. 그럼 은지가 의사선생님 해봐. 충치균도 잡고 치카하는 법도 알려줘. 악어에게 할 말 있어? 앞으로는 몸에 좋은 음식 먹고 과자나 아이스크림은 적게 먹도록 해. 그리고 꼬옥~

은지 : 이를 닦자. 이를 닦아

 

<독후활동2>

큰 악어 : 안녕? 얘들아 난 6살이야. 은지 넌 몇살이니?

은지 : 6살이야. 어, 나랑 친구네.

작은 악어 : 안녕? 우와! 나도 6살인데 너네는 왜 이렇게 크니?

큰 악어 : 난 몸에 좋은 음식도 많이 먹고 치카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 그래서 키도 크고 건강해.

엄마 : 은지야, 이 친구들은 무엇을 먹었길래 한 친구는 크고, 한 친구는 작을까? 생각해보자. (활동지를 준다)

은지 : 큰 악어는 몸에 좋은 음식 먹고, 작은 악어는 밥도 잘 안 먹고 과자만 먹어서 그래. 나는 간식 먹어도 밥 잘 먹어서 큰데.

(은지 활동지에서 식품들을 떼어 악어의 입속에 넣어 준다. / 은수는 그냥 아무거나 넣는다.)

은수 : 누나가 소리지르는 것에 맞추어 웅얼웅얼~

엄마 : 몸에 좋은 음식 먹었다고 이가 안 썩는 건 아니야.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적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먹은 뒤에는 꼭 이를 닦아야해. 입안에도 미생물이 있어. 지꺼기가 남지 않도록 잘 닦아야해.

  

대충 뭐 활동한 것을 이야기로 풀어보면 이렇다. 활동한 이야기는 읽을때마다 아이의 상상의 세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이 내용으로 아이들과 단체 활동을 해보았는데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어했다. 
의사선생님이 치아검사를 해준다고 할 때는 서로 달려들어 입을 벌리고 보여주었다. 썩은 이가 있는 녀석들도 꽤 되더라구. 아무튼 귀여운 아이들이다. 진짜 의사선생님 아닌 거 알면서도 서로 달려와 보여주겠다고 저요!저요! 하면서 입을 벌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