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글 ; 로렌 차일드 각색 그림 ; 폴리 볼랜드 사진  <공주님과 완두콩> - 비룡소

진짜 왕자가 진짜 공주를 찾아내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뒤 사진을 찍어 만든 그림책입니다.

결혼할 나이가 된 왕자님은 달님보다 매혹적이고, 밤하늘의 모든 별들을 다 합한 것보다 더 황홀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그 무엇’이 있는 공주님을 찾아 나섭니다.

그러나 동화책에서처럼 쉽게 공주님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달님을 찾아 숲속을 헤매던 한 소녀가 비에 젖은 채로 궁전을 찾아옵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은 소녀가 진짜 공주처럼 예의바른지, 또 친절한지를 살폈습니다.

그리고 작은 완두콩 한 알을 열두 장의 이불을 쌓은 침대 바닥에 두었습니다.

진짜 공주인지 알아보려고 말이죠.

마침내 진짜 왕자님은 진짜 공주님을 한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곧 공주님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진짜 왕자님은 무슨 말이든 제때 할 줄 알거든요. (오픈키드)

< 집 만들기중> 

-공사에 필요한 자재 : 케이크 상자, 색종이, 물감, 천조각, 가위, 풀, 책표지가 그려진 도서목록, 싸인펜, 악세사리, 물고기스티커

은지의 탁월한 색 선택과 페인트칠이 빛을 발했다. 가장자리에 색이 섞이기는 했어도 그 역시 멋스럽게 보인다. 멋있는 집을 원한 것이 아니고 은지가 참여해 애착이 가는 집을 원한거니깐.

종이접기로 상자를 만들어 식탁(색종이 1장)과 책꽂이(색종이1/4)를 만든다. 커텐과 같은 천으로 식탁보를 씌어주고, 포인트 벽지와 의자 색을 맞추었다. 달력뒤에는 인형처럼 삼각대를 달아 식탁에 세워주고, 책은 목록에 나와 있는 것을 오려 책등을 세워 접어주면 된다.

아! 뭐니뭐니 해도 이 집의 포인트는 이쁜 전등이다. 정말 불도 들어온다. 전등은 애아빠가 만들어 주었다. 은지랑 한판 벌려 놓고 만드는 걸 보더니 집에 불도 달아준다고 했다. 그리하여 생각지도 못했던 문명의 혜택들 볼 수 있었다. 

전등갓은 색종이로 씌우고 머리핀에서 떨어진 액세서리등을 활용해 위에는 리본을 달아주고 전등갓에는 진주를 달아주었다.

벽면에 네모난 창을 내고 투명비닐을 덮어주니 창문 완성.

작은 나무가지를 주워다 유리 밖에 붙혀 주었더니 큰 나무가 되었다. 식탁색과 맞추어 커튼도 달아주고 위에는 구슬을 달아 주었다.

커튼 끈은 식빵에 달린 비닐 묶는 끈으로 만들었다. 시계는 책목차 오린 것에 뒤에 사각종이를 접어 벽면에 붙혀 입체감을 주었다.

입구에는 색종이로 포인트 벽지를 붙히고 우산접이대로는 카드에서 오린 꽃과 종이로 접어 만들고, 우산은 색종이를 돌돌 만 다음 그 사이에 심을 박아 만들었다. 우산도 필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은지의 요구가 있었다. 

벽면 중앙에 어항을 만들고 양쪽 옆으로 포인트 벽지를 붙혀주었다. 물고기스티커에 들어있던 종이를 오리고 그 위에 붙혀 주었다. 겉에 창문과 같은 구슬을 달아주었다.

은지가 색칠한 바탕에 포인트 벽지만 붙혔는데도 느낌이 달라진다. 우리집도 확~ 바꾸면 좋으련만..... 입구에 액자는 카드를 오려 달아주었다.

침대는 이쑤시개 통에 색종이를 씌워 침대시트와 이불을 만들었다. 배게랑 침대시트도 맞춘건데 잘 안보이네. 이불은 포인트 벽지 색이랑 맞추어 주고 이불의 가장자리를 한 번 접어주었더니 입체감 있다. 

분홍색은 은지고양이 은지가 직접 그렸는데 내가 그린 노란 은수고양이보다 훨씬 생동감 있고 이쁘다. 고양이는 삼각대를 만들어 뒤에 붙혀주어 서 있을 수도 있고 이동이 가능하다. 

놀이터가 있었으면 좋겠다. 우산을 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엌이 있었으면 좋겠다던 너의 생각대로 작은 상자를 가져다가 만들기 구상중. 침대를 가져다가 미끄럼틀을 만들고 나무블럭 등을 가져와 시이소를 만들고(처음엔 자로 만들더니 시행착오를 거쳐서 안정적으로 만듬). 그네는 어떻게 만들까?... 부엌은 뭐로 만들까? 계속 고민하며 만들기에 열중열중...

 

은지와 이야기를 나눈 후 외관은 내가 만들었다. 많은 요구가 있었지만 공간이 좁아 많은 공간을 만들기는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더 큰 상자를 여러개 주워다 만들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이것 만드는 것도 며칠 고생했기에 나머지 부분은 은지가 연구해서 혼자 만들어보라고 일러두었다.

벽지 및 바닥 색상선택, 커튼의 색상, 침대색상과 고양이들의 우비와 단추 등은 집주인 은지 선택에 맡겼다. 유치원 하원길에 작은 나무가지를 주웠다. 무엇에 쓸거냐는 질문에 "글쎄, 이 작은 나무가지가 무엇이 될까?" 하며 웃어 주고 대답은 안해주었다. 몇은 전에 만든 요구르트 병에 꽂아주고, 몇은 창문벽 밑에 심어주니 작았던 나무가지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되었다.

은수는 우산고리를 이용해 작은 상자에 걸어두고 있다. 누나가 해주는 이야기에 따라 잘 보이는 장소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책을 읽다가 그림을 찍어 설치미술처럼 꾸미고 사진을 찍어 이야기를 꾸미니 새롭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꾸며서 만들면 재미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은지도 구름빵 집 만들기에 졸린 눈 비벼가며 적극 동참했고, 4일이 걸려 완성되었다. 자신의 손이 간 집에서 은지고양이와 은수고양이를 가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꾸며주었고, 만들지 못했던 공간은 새로운 도구들을 찾아 돌아다니며 작은 상자에 채워갔다.

한 사람의 새로운 생각과 시도가 우리 아이들을 기쁘게 했고 많은 아이들을 기쁘게 하고, 그렇게 자란 아이들의 또 아이들도 새로운 생각과 도전하며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유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 - 미래M&B

(03.5.26)

 

  어렸을 적 내가 읽었던 책 중에 내 아이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는지를 생각해 봤다.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기억에 없다는 것이 옳다. 나는 어렸을 적에 책을 많이 읽은 편에 속하지만 감동적으로 가슴에 와 닿은 것이 없다.
  난 '소년소녀세계 명작집' 세대이다. 그래서, 그 당시 감수성에 맞게 재미있게 읽은 책은 많지만 지금까지 책의 내용이 인간적으로 남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삶의 감동과 도전을 느낀 적은 없는 것 같다. 
  난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질투를 느꼈다.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재미있으면서 정서적인 면까지 넓혀주는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부러웠다. 난 과학을 싫어했다. 그 영향력은 아직까지 남아 미래공상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적에 일년에 한번씩 과학독후감 쓰는 달이 있었다. 커서야 안 사실인데 과학의 달인 4월에 행해졌던 것 같다. 그땐 과학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자는 의도가 있는지도 모른 채 과학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이었다. 쓰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과학책이 무서워서 읽는 것이 싫었다. 특히, 심해에 있는 바다 속 이야기는 내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공포였기 때문이다. 과학은 내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이 아니라 무서운 미래였기 때문이다. 과학책은 왜 하나같이 괴물이 그려져 있고 배경이 어두침침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요즘 과학책은 그렇지 않다. 요즘 출판되는 과학책을 읽고 살았다면 지금은 과학자가 될 수 도 있을 거라면 과장일까!

  우선, 이 책을 설명하기전에 작가의 양력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지유는 동화작가가 아니다. 그렇다고 미술이나 심리학, 또는 아동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이런 책을 쓸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일컬어 '그림책을 비평할 만큼의 학문적 바탕이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아껴 모은 그림책들과 그 그림책을 통해 알게 된 수많은 아이들과 또 아이들과 그림책을 통해 나눈 진귀한 경험'이 전부라는 과학책 저술가이다. 그러나, 화가집안에 태어난 그녀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 그림책에 대해 남다른 눈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선택한 그림책은 그림만으로도 훌륭한 예술작품이 된다.
일단 이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1, 2, 3,.. 하는 그런 교훈적 지침이나 상식이 중심내용이 아니다. 그가 어떻게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고 소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감으로써 독자들이 깨달을 수 있게 쓴 책이다. 그래서인지, 어떠한 이론서보다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들로 기억에 남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아이들 책을 나의 시선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던가? 혹은 작가의 의도대로만 도달 하려 했던 나머지 다른 발견은 놓쳤던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됐다. 특히, '지각대장 존' 이 내게는 별로 이해안가고 재미없던 것은 내가 이미 아이적 상상력을 잊었기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인형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과 놀며, 심지어 보이지 않는 형체를 있다 믿고 혼자 중얼거리던 어릴 적 내 상상속의 친구들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게 가슴에 새겨 두었다.
  또한 여행지에서 보고 온 그림책에 관한 이야기들은 낯선 세계 만큼이나 신비함을 느낀다. 우리나라에 왠만한 아이들 책은 다 번역되어지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 책들이 아직 많이 널려 있구나. 다음 여행 때는 꼭 아동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아이들 책을 접해보고 싶다. 아직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데이빗 와이즈너'에 '화요일'과 '꿈속으로 훨훨' 이란 책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그림에 인물의 표정과 빛이 살아 있다. 꿈에서 현실로 넘어가는 처리도 책의 일부지만 쑥 빠져 버리게끔 매력을 갖고 있는 책이다. (지금은 번역이 되어 읽었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 '존 셰스카'의 작품을 비교해서 소개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비교에만 그친 것이 아쉽다. '존 세스카'의 매력은 패러디 작가로서의 위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 원본(대부분의 동화들이 그렇듯이)과 달리 '공주는 이쁘고 왕자는 씩씩하고 잘생겼다'라는 사실과는 달리 '공주가 이쁘지 않고, 왕자가 겁쟁이다' 라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또 다른 사실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같은 직업이나 지위가 있는 사람도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공주병, 왕자병 세상에 읽히기 좋은 책이었는데 아쉽다.

쉘 쉴버스타인 지음,  쉘 쉴버스타인 그림; 이재명 옮김 아낌없이 주는 나무 - 시공주니어

소제목 : 희생의 아름다움과 관계

 

  이 책을 보며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대부분 '부모의 헌식적이고 무조건적이며 희생적인 사랑'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흔히 사람들은 부모의 사랑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비유한다.

  쉘 실버스타인은 작가이자 일러스트, 시인, 음악가로 활동하는 예술가답게 그의 작품은 함축적이며 시적인 문장이 대부분이다. 그와 함께 풍부한 해학과 번뜩이는 기지가 녹아있다.(어디로 갔을까 나의 반쪽은 / 떨어진 한 조각 큰 동그라미를 만나 / 코뿔소 한 마리 사세요 등) 그의 작품 중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우리의 정서에 맞는 희생의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과 감동을 전해준다. 나는 나무의 아름다운 희생에 숨어있는 관계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책을 보면 그림과 글이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The giving tree" 는 모든 시점이 나무의 관점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소년이 할아버지가 되어도 언제까지나 "소년"이라고 부른다. 이 책에는 인간이 성장하며 그 시기에 필요로 하는 욕구들이 드러나 있다.

소년시절에는 놀이가 필요하고, 청년기에는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독립할 밑천이 필요하며, 청장년기에는 결혼을 하고 집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며 노년기에는 쉼을 원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년은 어느새 청소년에서 노년기로 넘어가며 놀이가 시들해지고 삶이 바빠지면서 나무를 찾는 시간이 적어지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나무는 늘 소년을 기다린다.

  소년과 놀았던 즐거운 시절이 이야기의 1/3을 차지하는 것은 나무의 그 시절이 행복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무가 행복하다고 버틸 수 있는 버팀목의 시간인 것이다. 나 역시 지금은 힘들다고 하지만 아이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이 시기가 가장 행복하게 느껴진다. 아마 세월이 흘러서도 그럴 것이다. 나를 조금씩 벗어나 친구들과 관계맺기를 하고 있는 은지를 보면 기특하지만 조금 섭섭해진다. 그런데 나무는 소년의 성장을 별로 기뻐하지 않은 것 같다. 나무는 사람의 성장을 알 수 없을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사랑하는 소년이 성장해 가는 것을 기뻐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면 나무의 시간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나무의 희생은 늘 행복하다고 했지만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나무의 그림이 한쪽 구석으로 밀려남으로 정말 그런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밑동만 덩그러니 남았을 때 나무는 말한다. "나무는 행복했지만.....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식에게 주는 것은 부모의 기쁨이다. 그래서 자기가 가진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들로 자녀들에게 주는 것이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물고기를 낚아주지 말고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속담이 있다. 자기의 것을 희생하므로 자기연민에 빠질 수 있는 부모의 모습또한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닮아 있다.

  은지에게 아낌없이 주자. 은수에게 아낌없이 주자. 그러나 나의 연민에 빠지지 말자. 오히려 나를 벗어나 사회로 나가는 모습을 행복해하자.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믿고 사랑하자. 세상이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지라도 나만은 아이편에 서자. 그러나 아이에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주자. 주는 것만이 다는 아니다. 기성세대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주고 기대는 것이 당연했다면 우리의 세대는 노후를 위한 실버대책도 자식을 위한 것이며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식에ㅔ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고 가난한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 없이 고생한 나의 엄마. 아빠에게 더욱 잘하자. 그분들의 세월이 얼마나 훌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