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애니메이션 그림책 시리즈  1 : 오늘이 2 : 축생일3 : 배낭을 멘 노인



4 : 아프리카 아프리카 

 

요르크 뮐러 그림, 로리오트 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동화 피터와 늑대" - 비룡소

 

  피터와 늑대는 1936년 러시아의 대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프예피가 직접 글을 쓰고 곡을 붙힌 작품이다. 당시 러시아 숲 속에는 늑대들이 많이 살았다고 하는데 어렸을 적 어머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글을 썼다고 한다. 이 작품은 모스크바 아동 극장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초연 당시 대 성공을 거두고 지금까지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사랑받아 뮤지컬과 연극, 애니메이션, 발레 등으로 재구성 되어 공연되고 있다.

 

  피터와 늑대의 인기는 출판사마다 찍어 내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몇 권의 책이 번역되고 개정되어 출판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요르크 뮐러가 그린 비룡소 출판사의 작품이 맘에 든다.

  타이틀페이지에 보면 커튼으로 가리워진 공연무대가 보인다. 무대 밑에는 피터가 늑대의 등을 밝고 올라서 공연무대를 받치고 있다. 반대편에는 할아버지와 겁많은 사냥꾼이 할아버지 뒤에 숨어 몸을 움츠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캐릭터의 모습만으로도 이야기의 흐름이 어찌 될 것인지 보인다.

  처음 장에는 동화에 나오는 사람과 동물을 각기 어떤 악기로 표현했는지 설명되어있다. 악기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다.

새는 플루트로, 오리는 오보에로, 고양이는 클라리넷, 할아버지는 바순으로 표현된다. 늑대는 호른 세 개로, 피터는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같은 현악기로, 총소리는 팀파니와 큰북으로 표현된다. 이렇게 인물과 악기 설명이 끝나면 막은 천천히 걷어지고 무대가 보인다.

 독자는 마치 공연을 보러 온 관객처럼 자연스럽게 극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야기가 끝날때쯤이면 양 면에 지휘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아차! 잊고 있었네. 이 책은 공연무대였지." 하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으니 은지가 왜 웃냐고 묻는다. 아직 이 책의 구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막이 끝나는 순간 지휘도 끝이 나고 주인공들은 커튼앞으로 나와 관객에게 인사를 한다. 도로 공연무대가 되는 것이다.

 

  아이에게 세르게이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주고 책보다는 뮤지컬이 더 유명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이쯤되면 은지나 나나 이 공연이 너무 보고 싶어진다.

  집에서 cd로 들어보았지만 이녀석들 집중을 잘 못한다. 나도 못하겠다. 동물과 악기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다. 처음부터 질문하면 어려울 듯 싶어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용산전쟁기념관에서 공연하는 ’피터와 늑대 그림자극’을 보았다. 1부에서는 동물생상스 교양곡 동물을 악장에 맞추어 그림자극으로 표현한다. 리듬에 맞추어 움직이는 그림자극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며 음악도 글은 없지만 느낌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후활동 참조.

비오는 소리에 일찍 일어난 형은 동생과 함께 비오는 거리를 산책한다. 참 용감한 형제다. 비도 오는데 겁도 없이 말이다. 은지가 그런다.

"얘네는 무섭지도 않나봐. 나쁜 사람이 잡아가면 어쩔라구."

  은지에겐 비오는 날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산책한다는 건 사건 중에 사건이었던 것이다. 아! 워낙 세상이 험한지라 비오는 날 새벽 차가운 공기를 먹는 그 느낌을 느끼게 해줄 꿈을 심어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뭐라고 했던가!

 "그러게. 야옹이 형제는 참 용감해."

 "이게 용감한거야? 난 바람돌이처럼 엉뚱해 보이는데. 엄마가 일어나서 없으면 깜짝 놀라잖아"

  효녀라고 해야 되나? 그러지않아도 말문이 막히는 터라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웃음으로 떼우고 말았다.

  아무튼 고양이 형제는 산책길에 나뭇가지에 걸린 작은 구름을 가져다 구름빵을 만들어 먹는다. 구름빵을 먹은 식구들은 구름처럼 가볍게 떠올라 둥둥 떠나니게 된다. 하늘을 훨훨 날 수 있게 되자 야옹이 형제는 아침식사를 못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전해주러 간다. 만원버스에서 빵을 건데받은 아빠도 둥둥 떠올라 회사에 겨우겨우 도착하게 된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회사의 시계가 9시 정각을 향하고 있다. 얘나 지금이나 만원버스군. 10시 출근 4시 퇴근하는 그런 회사 없나? 9시부터 6시까지는 오고가는 시간까지 하면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가씨때는 몰랐다. 엄마가 되고 나서야 느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구름을 먹고 구름처럼 가벼워지는 설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소재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아빠를 생각하는 마음. 특히나 빵을 좋아하는 우리 은지는 구름빵을 만들어 보고 싶어한다.

  "아! 나도 구름빵 만들고 싶다. 나무에 구름 하나 걸렸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얼른 따와서 엄마한테 "구름빵 만들어주세요"  하고 이  쁜 소리로 말할텐데. 그럼 나도 훨훨 날아 아빠한테 빵도 갖다 줄거야. 근데 은수도 데려갈까?"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느꼈다면 책 제대로 읽은 것이다.

  그림이 아닌 다양한 소재로 꾸민 것을 사진으로 찍어 옮긴 것이 독특하다. 이 책 읽어보지 않고는 모른다. 처음 리뷰를 통해 접하게 되었을 때는 '별로'란 생각을 했는데, 직접 읽어보고선 이 책의 매력에 빠졌다.

  빵 굽기나 쿠키 만들기는 여러번 해 본터라 하기 싫은 꾀도 나고 해서 다른 놀이를 곰곰히 생각해보다 인터넷에서 이 자료를 건졌다. 그래서 가볍게 비닐팩에 고양이 얼굴을 그려 둥둥 떠나니게 퐁퐁 치며 놀았다. 은지 원복도 입혀보았다.

 

 다음 필요한 재료가 갖춰지면 제대로 놀이해볼 생각이다. 기대하시라!!!

 난 어렸을 때도 책 만들기 놀이를 즐겼던 것 같다. 요즘엔 북아트라고 부르던데 말이다. 이야기 만들기도 좋아했고, 앞에 나가 차트를 그려 발표하는 것도 좋아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잘하게 마련이다. 그것이 취미며 특기가 되기도 한다.

  쥐부부가 딸 아이의 신랑감으로 가장 힘센 누군가를 찾아나선다. 가장 힘세다 생각하는 해님도 찾아가고 바람도 찾아가도 벽돌도 찾아다니다가 결국 담밑을 갉아먹는 쥐가 가장 힘세다는 것을 알고 그 쥐와 결혼시킨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 동생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읽어 주었다. 꽤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좀 더 나에게 세심한 엄마였다면 그 그림을 잘 보관해주셨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만들기도 재미있고 또 동생이 재미있어해서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그렸었는데 그건 어떤 이야기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문든 그 생각이 나서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복을 만드시는 이모는 좋은 생각이라며 자투리 천을 주시겠다고 했다. 이모가 엄마 집에 들를 날이 언제인지 기다려진다. 책의 그림을 좀 더 꼼꼼히 살펴보면서 구체적으로 더 구상을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