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세르게이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해주고 책보다는 뮤지컬이 더 유명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이쯤되면 은지나 나나 이 공연이 너무 보고 싶어진다.

  집에서 cd로 들어보았지만 이녀석들 집중을 잘 못한다. 나도 못하겠다. 동물과 악기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잠시 나누었다. 처음부터 질문하면 어려울 듯 싶어 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ㅁ플루트의 소리를 들어봐. 새랑 어울리지 않니? 파닥파닥 날아다니고 종알종알 수다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 잘 표현되어있어. 플루트 소리가 맑지? 새소리 같기도 하고.

ㅁ그치? 새가 지지배배 하는 것 같지.

ㅁ우와! 은지 대단하다. 그런 느낌을 알아내다니. 음악도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거야. 가사가 없어도 음악만 듣고도 감정이 슬퍼지기도 하고 기뻐지기도 해.

ㅁ할아버지를 표현한 바순은 어때? 가볍니? 무겁니?

ㅁ무거워. 할아버지가 피터야 하고 부르는 것 같아(목소리를 저음으로 깔며)

ㅁ은수랑 은지는 매일 콩콩 뛰어다니고 지치지도 않지. 그리고 너무 너무 이쁜 색깔들을 많이 갖고 있어. 그래서 피터를 다양한 음을 낼 수  있는 현악기로 표현한 것 같아.

ㅁ아빠기타랑 비슷하게 생겼다.

ㅁ 그래. 비슷하다.

ㅁ 북소리는 뭘 표현한것 같아?

ㅁ 총!

(용산전쟁기념관에서 공연하는 ’피터와 늑대 그림자극’을 보았다. 1부에서는 동물생상스 교양곡 동물을 악장에 맞추어 그림자극으로 표현한다. 리듬에 맞추어 움직이는 그림자극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며 음악도 글은 없지만 느낌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후활동>
아이와 함께 <안산 갈대 습지 공원>에 가서 낙엽을 만지고 던지는 시간을 가졌다. 낙엽에 묻은 벌레들을 생각하면 난 통 내키지 않지만 뭐 그런거 신경안쓰니 아이들이지. 아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와서는 직접 나뭇잎을 만들어 던지며 놀았다. 우리 은수 누나 머리띠를 뺏어 자기 머리에 쓰고 누나를 돕고 있는지 방해를 하는지 하여간 열심히다. 

그리고 은지와 함께 낙엽을 주워 씻어 말린 다음 책에서 이야기 구성이 아쉬웠던 점을 보안하여 바닷속 생물들을 표현해보았다. 미역 바로 위에 있는 물고기가 인상적이다. 난 오른쪽을 향해 가는 물고기 인줄 알았는데 은지가 내가 꼬리라고 생각한 부분에 눈을 그려 넣길래 물어보았더니 상어란다. 입을 크게 벌린 상어. 꼬리가 아니라 입이었던 것이다. 앞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 먹으려고 한단다.

  그리고 내가 샘플로 만들어 놓은 물고기가 눈이 하나라고 하나를 더 그려 넣었다. "엄마, 물고기가 눈이 두개지 하나야? 그렇지?" 그래

니 마음대로 해라. 은지가 이야기를 해주었다. 물 속에서 날아다니는 나비, 거북이, 상어랬다 고래라고 했다 맘대로 변신하는 커다란 물고기 또는 포오류 등... 생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은지가 만든 바다 속 이야기를 들었다. 

올 봄은 유난히 추웠다. 다른 날 같으면 벌써 반팔을 입혔으련만.... 비가 오면 따뜻해지려나.... 그럼 이번 비로 따뜻해지겠지.... 하면서 기다린 따뜻한 봄날.

  더운 여름날이면 베란다에서 물놀이도 하고, 물감놀이도 한다. 이 책을 읽은 뒤로는 아이들이 더욱 기다린 따뜻한 날이다.

  욕조에 물을 받고 아이들에게 물감놀이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놀이터에 다녀와서 현관에서부터 옷 벗어던지고 들어가더니 물감놀이하느라 나올 줄 모른다. 한시간동안 저녁준비 여유롭게 한 다음 씻기러 들어가는데 은지가 "엄마는 너무 깨끗해. 엄마도 더러워져야 씻지." 하면서 엄마도 옷을 벗고 들어오란다. 거기다 아빠까지 일찍 퇴근하니 좁은 목욕탕에서 기꺼이 아이들의 도화지가 되었다. 아빠만한 넓은 도화지 구하기 힘들다. ^^

  화가라도 된 듯 너무나 열심히 아빠의 등에 그림을 그리는 녀석들...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까르르까르르 거리고 아빠와 나는 사진갖고 실랑이 하며 아이들 웃음소리에 같이 웃어가며~

  아! 정말이지 너무 배고파서 밥이 빨리 먹고 싶었다.  

  놀이터에서 놀았지. 한참 물놀이 했지. 이날은 밥을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