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라 케인 글, 앤 패터슨 그림
<두 가지 감정 : 아이들이 감정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이야기>
I’M HAPPY 읽으면 행복해지는 동화 시리즈
- 룩크북스
사람은 참 생각이 많은 동물이다. 가끔 생각이 많다는 것은 어른인 나도 괴로울 때가 있다. 아이들도 두 가지 세 가지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때론 결심을 해야 할 때도 있다.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을 등장시켜 ’누구나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낀다’라는 것을 더 실감나게 했다. 케이티는 한국 아이다. 수두에 걸려 가려운 물집때문에 가려웠지만 침대에서 쉴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그때 안고 있는 인형이 한복 입은 인형이다. 그런데 서양사람이 그려서 그런가! 한복입은 그 인형이 낮설다. 그래도 중국, 일본 아이일거라고 생각했는데 한국 아이를 만나니 반갑다.
처음 심부름을 할 때 은지의 얼굴에 나타난 기쁨과 두려움 두 가지 모습을 보았다. 5살 때였나. 엄마없이 혼자 가는 슈퍼까지의 그 길이 얼마나 멀고 험했을까? 두려웠을까? 그러나 아이는 잘 해냈고 기쁨으로 얼굴이 웃음이 가득했었다. 특히 동생이 생기면서 느끼는 에이미의 심정과 은지의 심정이 닮았다. "동생이 태어나서 기쁘기도 하지만 부모님의 관심을 빼앗겨 슬프기도 하다." "동생은 귀엽지만 귀찮다." 이 말은 은지의 일상인데 은지가 크게 공감하며 듣고 있는 모습이다.
아이 책은 가끔 어른의 마음도 위로를 한다. 지금 나도 마음에 감정이 여러가지가 일어나고 있다.
내게는 구두가 몇 컬레 있다. 제일 나이가 적은 구두는 7살 쯤 되었을 것이다. 결혼해서는 구두를 사 본 적이 없으니깐. 아이를 낳고서는 몸이 아파서 높은 구두는 못 신고, 살이 찌니 발폭도 넓어지고 해서 거의 신지는 못한다. 그 중에 편한 구두가 한 켤레 있어 일이 있을 때마다 그 구두만 즐겨 신었더니 다 헤져 버렸다. 그래도 선뜻 어쩌다 신는 신발에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가 딸 아이 여름 샌들을 사려고 인터넷에 들어갔다 저렴한 물건이 있어 내 것과 함께 두 켤레에 3만원정도에 구입을 했다. 이여사님이 보더니 지나가는 말로 "때가 어느 때인데 넌 이런 걸 사니? 얘는 3만원이 적은 돈이니?" 한다. 그 말에 몹시 감정이 상했다.
내 신발 한 번 들여다 보신 적 있나? 본인 신던 뒷굽도 구겨진 신발 주면서 편하니 가져다 신으라고 주실 때도 맘이 상했었다. 나는 본인이 안 신는 신발 갖다 신는 사람 아닌데... 버리기 아까워서 그런 건 알지만 나는 싫었다.
밉지만 미워하는 마음이 편하지 않은 감정. 정말 복잡한 감정이다. 내 마음이 다쳤다고 말하고 싶지만 관계가 불편해질까봐 참아야 하는 상황. 이여사님과의 관계는 정말 어렵다. 매번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으니 불만이 쌓여간다. 말에 기준도 없고 매일 상황에 따라 말이 바뀌니 정말 할 말이 없다. 말을 안 하는 것이 가장 편하다. 그런데 또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불편하다. 에이! 고매한 내 인격에 돌을 던져라 던져. 착하게 살자. 마음 건강하게 살자.
은지는 어떨 때 친구가 필요하니?
나는 가끔 친구들이 안 오면 보고 싶어. 같이 놀고 싶고. 예전에 진희 중국에 할아버지 아파서 갔을 때 진희가 무척 보고 싶었거든. 그런데 이젠 진희가 어쩔 땐 귀찮아. 너무 말이 많아. 또 태훈이도 나한테 잘해줘서 좋은데 태훈이도 말이 많아.
너 말 많은 사람이 왜 싫어?
응. 시끄럽거든. 말만 하면 안돼잖아. 다른 사람 말도 들어야 하는데...
태훈이한테 난 말 많은 남자 싫어해. 라고 말해봐
그럼 태훈이가 팔짱 끼고 날 째려볼거야. 크크.
너도 태훈이가 좋아?
응. 말 많이 할 때는 싫기도 하지만 좋아.
사람은 누구나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있어. 엄마도 그래. 좋아하다가도 가끔은 싫은 마음 두가지가 한꺼번에 생겨. 이사를 하면 할머니 댁도 가까워지고 공기도 좋아서 은수가 안 아플 것 생각하면 좋은데 한편으로는 아빠가 직장이 멀어서 출퇴근 할 것 생각하면 걱정이 돼.
엄마. 엄마는 우리 사랑하면서 가끔 말썽피우면 미워하는 것처럼 그래? 그것도 두 가지 마음이지.
그래. 하지만 아주 잠깐 미워하는 마음이 들 뿐이야. 언제나 너희들을 사랑해. 엄마도 힘들면 쉬고 싶어서 그럴 뿐이야.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고 당황하지 말고 잘 생각해.
오늘 은지가 친구에게 양보해서 먼저 차를 탈 수 있게 해주었다고 했지. 그럴 때 네 기분이 어땠니?
좋았어.
그래. 나는 오늘 너의 기분이 좋아서 엄마도 좋았어. 하지만 너도 먼저 타고 싶었을 것 아니니. 그렇지만 양보했을 때 너의 기분이 더 좋았다면 그런 감정을 선택하는거야.
엄마? 왜 칭찬은 안해요?
"양보했더니 네가 기분이 좋았다면 된거야. 넌 오늘 너의 기분이 좋은 일을 택했잖아. 꼭 칭찬받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한건 아니잖아. 난 항상 너가 기분 좋은 일을 택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