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깔끔한 문체. 그리고 숫자와 관련된 사물(씨앗, 떡잎, 잎사귀, 꽃봉오리, 꽃, 꿀벌, 나비)만 채색해 포인트를 준 그림은 숫자를 알려주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냥 숫자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봉숭아가 씨앗에서부터 자라나는 과정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도 생겨요. 봉숭아를 찾으면서 길가에 핀 꽃과 풀을 보면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어요. 책에서처럼 생활에서 쉽게 찾은 사물들을 가지고 수를 헤아리면서 가는 말놀이도 재미있었어요.

  수의 개념은 하나, 둘, 셋.... 을 헤아리는 것부터 시작하죠. 어른에겐 너무나 간단한 원리인데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들이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겠죠. 봉숭아의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숫자를 셀 수 있어요.
  작은 씨앗 한 개, 떡잎  두 장, 꽃봉오리가 네 개, 예쁜 꽃 다섯 송이, 꿀벌 여섯 마리(본문) 등 다양한 사물을 세는 단위를 익히게 되죠. 점점 꽃과 잎사귀 수가 늘어나 마지막 10은 무엇으로 장식할까 호기심도 생겨요. 마지막 장에는 다시 한 번 1-10까지 정리 해주니 그것도 도움이 되네요.

  꽃과 잎에 백반을 넣고 콩콩콩 찧는 모습이 참 정겨워요. 옛날 우리 어릴 적엔 자주 하던 놀이인데요. 요즘은 봉숭아물 들인 친구들 보기 드물어요. 매니큐어 바르면 곧장 마르고 여러가지 색깔을 낼 수 있어 화려하죠. 하지만 들을 다니며 풀을 살피며 만나는 풀과 벌레들, 봉숭아를 찾아 따고, 집에 와서 설레이는 맘으로 콩콩콩 찧어 손톱에 물들이고 하루를 기다리는 설레임은 느낄 수 없지요. 설레임과 기다림 자연이 우리에게 베푸는 선물이란 생각이 들어요. <주니어 지식채널, 2 : 과학>에서 읽었던 내용처럼 자연은 굽이굽이 길을 돌아 가는 것처럼 느껴져도 따라가다 보면 직선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났어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여유와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잖아요. 아이와 함께 봉숭아를 들이며 정겨운 시간도 보낼 수 있는 독후활동 연계까지 재미있었어요. 그동안 사회생활 하느라 애 키우느라 바빴던 엄마들도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서라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 같아요. 봉숭아 물들이면서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봉숭아 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숫자 이야기를 통해 행복한 마음까지 얻을 수 있어요. 자연을 통한 숫자교육, 감성과 행복까지 나눌 수 있는 책이에요.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 장면에 봉숭아를 들인 열 손가락 끝에 봉숭아의 생명이 끝난 것처럼 느껴져서요. 다시 톡톡 새롭게 터져나가는 생명의 씨앗들이 있었다면 더욱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이 들지 않았을까요? 많은 씨앗을 통해 10보다 더 많은 숫자가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요.^^ 좋은 책에 대한 바램이었습니다.

 

<깜장 괴물을 잡아라>

  얼마 전 태안 앞 바다에 흘러간 기름유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그레이는 것 같다. 평균을 낼 일은 많은 경우가 있겠지만 이런 사회적인 문제의 통계를 내는 일에 주로 사용된다. 사람들은 이런 일에 통계 내기를 좋아하며 어떠한 수치를 통해 답을 찾고 일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 이슈된 사회문제와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평균값을 낼 수 없다면 일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생기겠지.

  바닷가에 자원봉사하러 간 지윤이와 현경이네 식구는 각각 모래봉지와 작년여름 조개를 주워 모으던 추억까지 떠올리며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펼쳐놓았다. 그리고 모두 수평이 되게 모래주머니와 조개를 움직인다. 그리하여 평균값을 찾아내니 평균이란 똑같이 나누는 것이란 개념을 배울 수 있었다.

   자! 이번에는 한단계 높혀서 오리가 죽은 수를 각각 헤아린 다음 총 개수를 더한다음 다시 날짜로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또 평균값을 계산한다. 나누기에서도 곱셈과 같이 묶음법을 사용하여 빨리 계산 할 수 있었다.

  또한 평균이란 오염된 검은 돌멩이를 담은 자루를  그 가족의 수만큼 나누어 얻는 숫자이다. 즉, 이야기에서 지윤이 가족(4명)이 12자루, 현경이 가족(5명)이 15자루를 담았지만, 3개씩 묶어 묶음수를 비교하면 가족 한 사람당 3자루씩 모았음을 한눈에 보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12÷4=3자루, 15÷5=3 이란 공식으로 다시 한번 표현해주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누기는 곱셈과도 연관이 있으며 수학의 개념은 이곳저곳 연산에서 기본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엔 사과를 잘라 주었는데 동생이 자기 거라며 운다. 고집을 피우는 동생에게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평소에는 공평하게 나누어 먹던 사과가 사실은 평균과 연관이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거죠.

"우리 공평하게 나누자. 너 하나 나 하나. 똑같이 나누어 먹자. 자 공평하지. 너랑 나랑 똑같이 4개씩 나눈거야. 너도 4개, 나도 4개. 근데 엄마 그걸 뭐라고 했지? 아까 깜장 괴물 나오는 이야기 할 때 했잖아

 

  2개씩 5묶음이면 2+2+2+2+2, 즉 2*5, 5개씩 2묶음이면 5+5, 즉 5*2, 결과는 모두 10이다, 2개의 5배 또한 2*5와 똑같은 말이다. 이렇게 하루 이익을 계산하는 상인,곱셈쟁이의 논리정연함, 중국 상인을 거쳐 여러번 우리에게 반복하여 알려 주고 있다.  

 

  수학에 개념의 원리를 이야기 속에 어떻게 넣었을까 궁금했는데 읽다보니 곱셈이 무엇인지, 나누기가 무엇인지 말 할 수도 있고, 책 한권에 반복학습을 통해 수학의 개념을 정리하며 머리 속에 착착 분류하여 넣어 두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총서명 "개념씨 수학나무" 란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린다.  개념씨가 잘 자라면 커다란 수학나무를 맺기란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기대이상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겠지.

 

<사구팔구 나라의 곱셈쟁이>

  이 책은 우선 이야기 소재가 좋다. 물건을 사고 파는 일,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흔한 일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즉,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수를 헤아리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더 편리하고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곱셈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곱셈이 얼마나 일상에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수학은 원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건을 가지고 묶음으로 헤아리니 어른인 나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다. 그리고 반복되는 설명과 곱셈양식은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은지야, 우리 과자 살 때도 한개씩 안 사고 봉투에 또는 상자에 들어 있는 것을 사지."

"아! 하나씩 세면 오래 걸리니깐 묶어서 파는구나"

 

  또 슈퍼에서 심부름을 몇 번 해본 은지는 글의 소재 때문인가 이해를 빨리 한 듯하다. 어려울 거라 생각해서 읽어주고 난 뒤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간식을 먹는데 은지가 포도를 나누었다.

"이거 4개씩 3묶음이야. 이건 3개씩 4묶음이야. 똑같네. "

  곱셈을 완전 이해 한 것은 아니지만 (아직 곱셈이 뭔지도 모른다) 계란판에 담긴 계란처럼 물건을 몇 개씩 묶음으로 헤아리면 그 수만큼 빠르게 건너 뛸 수 있으니 편리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수를 그냥 한개 두개 세는 것보다는 묶어서 파는게 더 세기 쉬웠지. 그리고 곱셈을 할 줄 알면 편하잖아.그래서 나중에 물건정리도 잘해가지고 시장이 깨끗해졌어"

라고 말했다. 정말이지 듣고 있는 내가 못 믿겠다. 6살 아이가 이 정도 이해했다니 만족이다.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책 내용- 

 사구팔구 나라 항구에는 많은 물건들로 그득하고 상인들과 손님으로 시끌벅적하다. 역시나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서는 수를 헤아리고 돈을 계산하는 것이 문제다. 갯수가 많아질 수록  수를 세다 모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 장사꾼으로서는 엄청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수를 세기 위해 사람을 고용한다면 이윤이 남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임금은 물건을 묶음으로 팔도록 하였으니 수세기가 좀 편해졌다. 거기다 더하기의 반복은 똑같은 결과를 낳는 다는 사실을 알고 표를 정리하여 곱셈표를 만들었다.

  책에서는 몇 번이고 반복적으로 우리에게 수세기를 같이 유도하고 있다. 4개씩 3묶음, 4개씩 4묶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곱셈쟁이가 복잡한 더하기를 하다보니 규칙을 알아내고 그 표를 정리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모두 다 곱하기를 쉽게 해서 더 좋은 나라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자! 곱셈을 잘해서 어떻게 되었나? 처음 물건을 하나부터 차례로 세어야만 했던 항구의 복잡한 모습과는 달리 물건이 묶음으로 정리되어 쌓여 깔끔하고 정돈된 항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곱셈의 필요성과 편리함에 대해서 정리된 물건 만큼이나 깔끔하게 각인시켰다.

  그래도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 시작하는 장면 항구에서부터 곱셈장이는 등장했었다. 그런데  상인들이 장부 정리하는데 곱셈장이가 불쑥 나타난 것이 좀 아쉽다. 우리 아이의 경우 몇 개씩 몇 묶음으로 세는 재미에 빠져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났다는 곱셈장이 사건으로 잠시 곱셈의 흐름까지 방해했다.

  "갑자기 이 아저씨는 어디서 나타난거야? 누구야? 어디 숨어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