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해마다 단오축제가 열립니다. 모두들 버스를 타고 단오축제로 향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들뜬 마음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기대에 잔뜩 부분 표정이네요. 반면 어른들은 지치고 힘든 표정이에요. 오늘도 힘들었나봅니다. 곤하게 잠을 청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도 한껏 멋을 부리고 온 걸 보면 마음은 즐거운거겠지요.

  차창에는 중국 등불축제, 이탈리아의 가면축제, 미국의 핼러윈, 브라질의 삼바축제 포스터가 걸려있어요.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자 곧 상상의 세계로 들어서게 되죠. 터널은 적당한 장치인 것 같습니다. <부천영상문화센터> 옛종로거리로 들어가는 문이 어두운 터널로 연결이 되어 있어요. 그 길을 지나 빛을 따라가면 옛종로로 들어서게 되죠. 그 느낌이 참 묘합니다. 정말 과거로 들어온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되죠. 다시 되돌아 오는 길 또한 긴 여정을 마치고 현대로 돌아오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차장 아저씨는 각 축제마다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축제가 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해주고, 그 나라의 다양한 옷을 입고  축제 속으로 뛰어 들어가 함께 아이와 어울리죠. 아이도 어느 새 축제에 어울리는 복장을 갖추고 즐기게 됩니다. 아이는 용을 타기도 하고 샴바춤도 추고, 피오키오 가면을 쓰고 거리행진도 합니다. 핼러윈 축제에는 사탕을 얻으러 다니기도 하지요.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요. 마음이 붕붕 떠다니게 하는 여행, 간절히 바라게 되는 여행입니다. 즐거움이 느껴져요. 비록 엄마 아빠는 자느라 아무것도 모르지만 차장 아저씨가 함께 해줘서 아이는 새로운 환경에 맘 놓고 적극 참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책을 읽는 동안 아이는 그 나라의 특색있는 모습도 만나게 되고, 그 나라의  문화도 즐길 수 있었지요.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각 나라를

빠른 시간에 돌아다닐 수 있다면 시간과 비용절감 면에 있어서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럴까요? ^^ 하지만 천천히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참 맛이겠지요. 아이의 마음을 설게게 하는 축제를 마음 속에 담았다면 아이는 언젠가는 그곳을 향해 여행계획을 세우고 베낭메고 떠날거에요. 책의 속지에는 세계지도와 축제가 열리는 나라표시가 되어 있어요. 아이와 함께 글씨를 오려 지도에 나온 나라의 지도도 찾고, 글씨도 잡지에서 찾아 붙혀보는 재미도 있겠네요.

  자~ 이제 드디어 목적지인 단오제에 도착했습니다. 포스터의 장면이 바뀌었네요. 우리 이쁜 아가씨가 포스터 속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는데요. 아이가 축제를 즐기긴 즐긴 것 같네요. 그것이 꿈이든 현실이든 축제를 즐기고 싶은 그 마음은 간절히 담기에 충분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자랑스런 우리 단오축제까지 모두 참석해보았어요.

<단오제: 음력 5월 5일>

마을을 지켜주는 대관령 산신에게 지내는 제사로 그해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데요. 축제 때 사람들은 씨름도 즐기고, 창포물에 머리도 감고. 윳놀이도 하며, 시원한 부채도 만듭니다. 독후활동 자료를 참고하면, 안오는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로 시원하게 보내라고 부채를 선물했다네요.

가면도 만들어보고, 부채도 만들며 책 속 축제의 분위기를 아이들과 함께 즐겨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독후활동>

1. 부채 만들어 선물하기

 요즘은 부채 만드는 재미에 빠져있습니다. 아이들도 지난 번 부채가 꽤 멋졌다고 생각했는지 또 부채 만들자고 성화입니다. 들고 다니면서 모르는 사람과도 인사를 나누며 만드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더군요. 어른들의 ’잘했다’는 칭찬에 기분이 꽤나 좋았던가 봅니다.

  드디어 또 다시 부채 만들기회가 왔네요. 지난 번엔 한지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오늘은 단오에 부채를 건네주는 의미에 대한 중점을 두고 부채를 만들었습니다. 단오에는 부채를 만들어 다가올 여름 더위를 잘 이겨내라고 선물로 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과연 아이들은 지난 번 만든 부채까지 모두 합해서 어느 것을 할머니에게 줄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 간단하던데요. 옆으로 펼치는 부채가 본인들은 다루기 힘들었던지 선뜻 그것을 주자네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까꿍 놀이. 아이들과 하는 첫 게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아이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는 놀이입니다. 그래서 어느 집이나 있을 법한 까꿍놀이책. 그 중 최숙희 님의 ’까꿍놀이’는 플랩이나 팝업 없이도 우리 집 두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었답니다.

  눈을 가린 동물들이 "없다."를 외치고, 잠시 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두 손을 펼친 채 "까꿍" 하고 말해요. 처음엔 어찌나 까꿍하는 그 모습이 귀여운지 한참을 웃었답니다. 꼬리가 없는 뱀의 눈 가리기는 최고입니다.^^ 뱀이 귀엽다고 느껴지기는 이 책이 처음일거에요. 혼자 앉기 시작하는 아이라면 혼자 이 책을 읽을 정도로 아주 간단한 내용입니다. 혼자 눈을 가리고 까꿍을 외치며 책장을 넘기는 아이를 보며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구지 교육학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대상연속성이 생기는 시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죠.^^ 하지만 까꿍 놀이는 큰 아이들에게 숨바꼭질로 그 관계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집안 어딘가에 숨어서는 엄마가 찾아주기 기다리고, ’까꿍’하며 찾아내면 좋아서 큭큭 거리는 아이들을 보며 또 다른 놀이의 재미를 발견합니다.

 

<독후활동>

  우리 띠 12간지 동물이 나오니 띠 문화도 익히고요. 까꿍놀이 외에는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었는데 유치원 숙제로 가족 띠 찾기가 있길래 얼른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주었지요.

   우리 식구가 마지막  페이지 안에 모두 들어있네요.

  그리고... 또 오늘, 오랜 만에 다시 찾아 꺼낸 이 책. 오늘은 숨바꼭질 놀이를 해 보았습니다. 햇볕은 쨍쨍~ 잠시 태양을 피해 집에 있거든요. 그런데 하늘을 보니 비가 내릴 것 같네요. 아이들 낮잠에서 일어나면 얼른 산책 하고 들어와야겠어요. 

책 읽을 때마다 따라하는 동물 속 표정~

김경미 글 그림 <봉숭아 하나 둘 셋> - 시공주니어

<독후활동> 

  봉숭아. 이름도 이쁜 꽃이에요. 그냥 흔한 꽃이라 여겼는데 봉숭아 물들이려고 찾아보니 단 한송이도 보이지 않아 결국엔 버스 타고 외할머니집까지 가서 따왔습니다. 요 전부터 딸 아이가 봉숭아 물 들이자고 했는데 이 책을 보더니 요구와 압박이 제게 가해졌어요. 우리동네 시골인데 왜 봉숭아가 없을까요? 거참 의문입니다. 초등학교 한 반에 13명-15명 정도, 한 학년은 1반에서 2반 정도라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숭아가 없어요. 농작물은 많은데.... 이젠 쓸모없는 꽃이 된 걸까요? 홍난파 선생님의 노래처럼 처량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 옛날 누이들의 손톱을 예쁘게 물들여 주었던 봉숭아. 하긴 우리 어렸을 적만 해도 여름이 되면 봉숭아물 들이고 아침까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요즘엔 봉숭아 물 들인 아이들 찾아보기 힘들어요.

  흔한 꽃이라 여겨 주의깊게 살펴보지 못했었는데 꽃잎이 특이하게 생겼더라구요. 넓은 꽃잎과 작은 꽃잎으로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봉숭아를 따며 잘 살펴보았지요. 그래서 그런 노래가 나왔나봐요. <손 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숭아의 꽃말처럼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는 조금만 건드려도 톡 터져 씨앗이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라는데 ....거참!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네요. 우리동네에는 왜 봉숭아가 없을까요? 그러고 보니 鳳仙化란 다른 이름처럼 봉황의 날개같기도 합니다.

   2틀동안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그치자 마자 버스를 타고 외할머니댁으로 왔어요. 비가 온 뒤라 잎사구도 깨끗하겠다 싶었는데 이런이런! 개미들이 먼저 도착했네요. 정말 개미는 부지런도 하지요. 정거장에서 내려 할머니댁으로 걸어가며 주위 풀들을 살폈어요.

 

"봉숭아가 어디있을까?" 가면서 숫자놀이를 해보았어요. <봉숭아 하나 둘 셋>처럼 아이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물을 통해 이야기해주면 수에 대한 개념이 쉽게 자리잡을 것 같아요. 10이상 넘어가면 아직도 헷갈려 하거든요.

 

하늘위에  뜨거운 태양 하나

엄마 달도 하나지.

날아가는 파리 두 마리

어! 난 못봤는데. 어느새 휭 갔나?

어! 지붕위에 새끼 고양이 세 마리

정말. 엄마는 어디갔지? 고양이도 비 그쳐셔 나왔나보다.

 

드디어 첫 봉숭아를 찾았어요.

봉숭아 잎에 이슬이 하나, 둘, 셋, 넷.

봉숭아 꽃잎을 다섯 개 따고

엄마, 꽃잎이 다섯 개 필요했나? 다섯 개가 피었었는데 그치? 딸 때는 더 많지 않았나?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정말 다섯 송이가 피었네요. 아이들의 기억력이란 가끔 예리합니다. ^^

 

  여기서부터 우리는 봉숭아 따느라고 다른 수다로 넘어갔어요. 꽃잎이 어느건 크고 작다는 둥, 책에서 봤다, 봉숭아를 찾아서 기쁘다, 얘는 원래 봉숭아가 될 씨았이었다, 여기는 이렇게 많은데 왜 우리동네는 없는지, 아빠는 언제 오는지, 봉숭아를 빨리 들여야 하는데....... 등등 봉숭아 물 들일 것을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에 저도 기뻤습니다. 책을 읽고 난 후라 봉숭아를 더 자세히 볼 수 있었어요.

  할머니네서 저녁먹고 집에 오니 8시. 그래도 어렵게 구한 봉숭아 그냥 물들이기는 아쉽고, 아이들 봉숭아 물들이기에 대한 기대가 커서 정말 간단하게 했습니다.

 

작은 씨앗 한 개가 있어. 씨앗이 피려면 뭐가 필요하지?

해.... 비

그래, 그럼 해와 비를 그려줘.

비가 오려면 구름이 필요해. 구름은 엄마가 그려줘.

한 잎, 두 잎..... 잎사귀도 피고

한 송이, 두 송이.... 꽃잎도 피었다.

이제는 봉숭아를 따서 예쁘게 물들이자.

와! 정말... 내가 물들이는 방법을 알아. 아까 산 명반도 넣고 비닐에 넣어 콩콩 쪄서 손톱에 놓고 비닐로 꽁꽁 싸면 돼.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