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이야기: 깨진 거울

-두번째 이야기: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

-세번째 이야기: 요술쟁이 할머니의 정원

-네번째 이야기: 공주와 왕자

-다섯번째 이야기: 산적두목의 딸

-여섯번째 이야기: 라플란드 할머니와 핀란드 여자

-일곱번째 이야기: 눈의 여왕이 사는 성

*2000년, 우크라이="FONT-SIZE: 12pt; FONT-FAMILY: 1141831_12">* 파울로 코옐로 극찬

 -블라디스라브의 ’눈의 여왕’은 아마도 내가 본 어린이 그림책 가운데 가장 특별한 책으로, 예술성으로 보아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소장 가치가 충분한 그림 책이다" 라고 극찬함

<블라디슬라브의 환상적이면서도 리얼리티 넘치는 그림>

  이 책에 대한 끌림... 그건 바로 책 표지에 그려진 그림때문이었습니다. 날 응시하고 있는 차가운 눈동자. 마치 그 속에 제가 비치는 듯 했습니다.

  정말 눈의 여왕이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갑고 이지적이고 사람을 통찰할 것 같은 시선까지.... 한 번도 눈의 여왕을 머릿속에 그려본적은 없지만 그림 한 점에 존재까지 믿게 만들어 버리는 마술같은 그림입니다. 눈의 여왕이 입은 옷도 어쩜 이렇게 화려할까요? 함박눈은 소리없이 소박하면서도 온통 하얗게 만들어버리는 강렬함과 화려함을 연출합니다. 옷과 모자의 장식이 화려함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그런데 여왕의 품에 안긴 게이. 제가 본 게이 중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네요. 차갑고 기억을 잃어버린 듯한 몽한 시선.


안데르센의 작품은 눈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습니다. 아마도 북쪽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막내 인어공주의 생일날 내다 본 겨울바다의 묘사, 추운 겨울날 성냥을 파는 가엾은 소녀. 그 중 가장 극찬을 받는 눈의 여왕 성에 대한 묘사는 아주 훌륭했다고 합니다. 안데르센의 상상력을 가장 풍부하게 그려난 화가는 블라디슬라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적이면서도 환타지를 잘 살려낸 그림입니다. 두가지 양극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피부의 결까지 다 드러내도록 그린 그림,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은 눈망울에 담긴 슬픔과 분노, 절망과 희망, 외로움, 장난스러움 등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인물 같습니다. 인물은 마치 살아 있는 듯 한데 그들이 있는 세계는 마치 판타지 영화라도 보는 듯 환상적입니다. 리얼리티와 판타지의 환상적인 조합을 느낄 수 있을거에요.

  "옛날 옛날에" .... 이런 경우 아이들은 대게 현실과는 다른 세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옛날의 사건을 환상으로 받아들인다고 합니다. 종종 "옛날 옛날에"를 생략하는 글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시작하는 문구가 참 반갑습니다. 그 옛날 악마가 만들었다던

거울은 좋은 것은 흉하게 보여 주고, 나쁜 것만 크게 비추었다고 합니다. 악동같은 악마들 귀엽게 생긴 것 같죠? 그러나 거울에 비췬 모습을 보고서야 악마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나 본인이 흉측하게 보이는지 거울을 가리는 악마도 있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떨어뜨린 거울은 산산조각이 나고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박혀 비딱한 마음이 들게 합니다. ’거울’은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남의 탓을 하며 모든 것이 나빠졌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우리가 나쁜 마음을 먹는 것도 악마의 탓이라고 하지요. 거울은 정말 훌륭한 재료인 것 같습니다. 남들이야 날 어떻게 보던 거울 앞에 선 나는 나의 모든 마음까지 보게  되잖아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쁜 모습까지요. 이런 것이 바로 옛 이야기의 묘미인 것 같습니다.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새롭고 신선하죠.

  그림책이라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긴 듯한 내용입니다. 유아들 입장에서는 장편이 되겠지요. 삐아제 어린이전문 출판사라 그런지 쉽게 내용을 나누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읽어주기가 수월합니다. 마치 연극무대의 장면이 넘어가듯 말이죠. 눈의 나라 답게 이곳 아이들은 눈의 여왕에 대한 전설이 많은 가봐요. 카이와 겔다는 추운 겨울날 창밖을 보며 놀다가 카이가 눈의 여왕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카이가 눈의 여왕을 만날 것을 암시하는 구절이죠.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다 갑니다. 퀼트같은 그림. 집안에 소품 하나하나가 그 시대상을 반영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가위, 실, 주전자, 접시..... 등 여성을 상징하는 아기자기하고 이쁜 물건들이 많이 보여요. 여성인 겔다가 주최가 되어 카이를 구하기 때문에 그런것일까요? 왠지 전 그런 복선같은 느낌이 드네요. 카이와 겔다 아래서 놀고 있는 고양이 좀 보세요. 실타래가 풀려 올이 다 풀리도로 갖고 논 고양이는 지루한 하품을 하고 그 틈을 타 쥐는 난로에 기대어 한가하게 책을 보고 있어요. 


어느 여름 거울 조각이 박혀버린 카이는 다른 사람이 되었고, 그해 겨울 눈의 여왕을 따라 썰매를 타고 가버립니다. 눈의 여왕 입맞춤에 심장이 얼고, 할머니와 겔다 모두 잊어버렸어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것 바로 카이같은 표정일까요?

 겔다는 카이를 찾아 떠납니다. 빨간 구두를 강에 던지는 장면이 나오죠. 빨간색은 옛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색입니다. 겔다가 카이를 찾아 나설 만큼 성숙함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요? 배를 타고 내려가다 만난 할머니 집에서 잠시 기억을 잊고 머물다가 장미를 보고 카이를 기억하고 다시 찾아나섭니다. 할머니의 꽃밭이 마치 세밀화를 보듯 정밀하면서도 풍부하고 아름답습니다. 아이도 이 꽃밭의 아름다움에 한참을 들여다보네요. 할머니 뭔가 숨기고 있는 듯한 표정이고 겔다는 슬퍼보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숨기려 해도 드러나게 마련이죠. 완벽하게 장미꽃을 감추었다 생각했지만 할머니 모자 속에 장미꽃이 그려져 있었네요.

  길을 가다 까마귀를 만나 카이의 소식을 묻습니다. 화려하고 아름답던 꽃밭과는 다르게 추워 보여요. 두팔을 모으고 앉아 있는 겔다의 표정이 무척 안스럽습니다. 까마귀는 반짝이는 걸 좋아해 그런 물건을 주워다 둥지에다 놓는다던데 정말 그런가봐요. 까마귀의 옷이 반짝거리는 물건들로 장식되어 있어요. 까마귀 말대로 궁전에 있는 사람이 카이라고 생각했건만 아니었어요. 공주와 왕자는 한방중의 불청객을 아무말 없이 도와줍니다. 불쌍한 겔다의 표정을 봤다면 도와주지 않고는 못 넘어갈거에요. 제가 역사적 지식이 짧아서 그런데 벽에 걸린 사람들 실존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존인물이든 아니든간에 블라디슬라브의 그림이 믿게 만드는 힘이 있네요.

 
  황금마차를 타고 가다 만난 산적들. 다행히 딸의 마음에 들어 도움을 받아 카이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줄 순록도 선물받습니다. 하늘의 붉은 오로라.... 눈의 여왕이 겔다를 경계라도 하듯 감시하는 것 같죠. 겔다의 힘이 느껴집니다. 누군든지 겔다를 돕고 있어요. 그제서야 눈의 여왕은 겔다를 경계해야 된다고 생각했나보죠. (갑자기 미실이 생각나네요.) 순록을 타고 가는 맨발의 겔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서 봤던 여전사의 이미지가 팍팍 느껴집니다. 처음엔 소녀같고 나약해보이던 겔다였는데 슬픈 표정은 여전한데 힘이 느껴집니다. 


 성에 다다르자 눈의 군대가 몰려옵니다. 겔다의 기도는 입에서 나온 입김이 천사로 변해 눈의 여왕 군사들을 무찔러요. 안데르센은 어쩜 이런 상상을 했을까요? 역시 동화의 아버지라 불릴만합니다. 안데르센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인물도 볼 품 없어서 인생의 고통을 많이 겪었지만 대학에 입학하여 여행 장학금을 받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고의 폭을 넓혔습니다. 안데르센은 생명이 없는 것에 생명과 영혼까지 부여하는 아름다운 작가입니다.눈에 이만큼의 생명력을 불어 넣은 작가가 있던가요? 그 생명력을 멋지게 그림으로 표현한 블라디슬라브 또한 대단합니다. 안데르센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동안 옛이야기에서 지적되었던 잔인함도 없고, 대신 서정적이며 정서가 풍부하기 때문이죠. 아! 그래서 권정생 선생님을 한국의 안데르센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출판사가 안데르센의 작품을 번역하고 그립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전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문자화 되기 전 그림을 먼저 이해하고 보니깐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영원’이라는 글자맞추기를 하고 있는 카이를 봅니다. 겔다의 눈물이 카이의 심장을 파고 들어 얼음과 거울조각을 녹이고 기억을 되살아나게 합니다. 온통 하얀 눈의 여왕 궁전에 카이와 겔다의 모습이 시선을 잡네요. 그러나 주변을 살퍼보면 얼음조각이 온통 세계문화유적이네요. 온통 세상을 얼려버리고 싶은 눈의 여왕의 야망이 담겨진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현실과 상상이 절묘하게 조화된 장면이죠. 세계문화유적 조각의 효과로 마치 실제 눈의 여왕 성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은 ’눈’을 멋지게 표현한 작가입니다. 그 중 ’여왕의 궁전’의 묘사는 으뜸이죠. 그런데 성에 대한 묘사가 생략되어 아쉽습니다. 그 중 원문의 몇 가지 묘사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창이나 문은 살을 에는 듯한 바람으로 만들어져 있고, 성에는 커다란 방이 수백 개나 있지만 방은 모두 텅 비어있어 썰렁했다. 오로라는 규칙적으로 피어올라 언제 높아지고 언제 낮아질지 알 수 있다. 꽁꽁 언 호수는 수천만 개의 작은 조각으로 갈라져 있어 ...

  그럼에도 이 책에 여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바로 그림 때문입니다. 얼마나 춥고 매서우며 외롭고 쓸쓸하고 지루한지 이 장면을 통해 글에서 느낀 감정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집으로 무사히 돌아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카이와 겔다는 어른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마음마은 그대로라더니 정말 별로 자란 것 같지 않네요. 언제나 동화 속에 살고 싶은아이들 마음일까요? 빨리 자라 어른이 되고 싶으면서도 아이로 남고 싶은 그런 소망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몇 편의 <눈의 여왕>을 읽어보았지만 블라디슬라브가 그린 눈의 여왕 찬사받을만 하네요.

 고전이다 보니 내용의 줄거리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고, 그림을 보며 얼마나 그 내용을 잘 표현했는지, 또 내용에 숨은 의미는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정리해보았습니다. 이미지는 글의 내용상 필요한 일부 또는 전부를 발췌했습니다.

 많은?? 말씀드렸지만 옛이야기의 가치는 큽니다. 숨어있는 의미까지 찾아내기란 어렵지만 재미있는 일입니다. 다만n>재해석 된다고 봐야해요. 그림에 따라 느낌이나 이야기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블라디슬라브는 눈의 여왕과 성, 인물 등을 가장 멋지게 표현하여 읽는 동안 풍부한 상상을 했습니다.
  작은 것에도 가치와 생명을 부여하는 안데르센은 신앙심이 깊었다고 합니다. 인간이란 과도기적인 존재로 그것에서 벗어나려면 의지, 신앙, 사랑의 힘이 필요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들에게도 악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실을 깊이 이해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 이야기를 많이 썼다고 합니다. 겔다의 모습에서 그런 힘을 느꼈습니다. 안데르센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블라디슬라브의 그림이 만든 환상의 작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