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어린이집으로 아이를 데릴러 갔는데, 나를 보자마자 '엄마, 나 다리아퍼' 한다.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하는 아이와 내 맘은 다르게 바로 '도현아, 오늘 어린이집에서 넘어졌어? 아님 다쳤어?' 라며

놀라서 물어본다. 그러고보니, 다리도 조금 절뚝절뚝...

 

'어, 내가 물놀이 할 때 조금 아팠어' 

'그래, 괜찮아 질거야...'

 

그리고는 내가 일하는 사무실로 아이를 데려다 놓고,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갔는데

다음날, 술도 안깨고, 잠도 안깨고, 아이의 우는 소리에 놀라서 일어나니 다리가 안움직인단다...

그렇게 아이는 아예 일어나지도 앉지도 못하고, 악을 쓰며 울고 있고,

사정을 안 선배언니가 집으로 와 못일어 난다는 아이를 들쳐업고, 억수같은 장마비를 뚫고 병원으로 향했다...

 

처음엔 그냥 단순히 '성장통' 이려니 했는데, 의사의 진단은 감기, 열 바이러스가 고관절로 침투해 고관절에 물이 찼다는거다.

'아이들도 관절에 물이차나?' 하는 생각에 조금은 황당하기도 했지만, 10세 미만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서둘러 입원수속을 하고, 그렇게 아이는 열흘을 입원해 있다가, 지난주 토요일날 퇴원을 했다....

 

2004년 9월에 태어난 도현이는 태중에 있을 때 태변을 먹어, 태어나자마자 항생제 주사를 일주일동안 맞고 퇴원을 했는데

백일이 지나서 부터는 감기를 달고 살았다.

 

수시로 편도에 염증이 생기고, 곪고, 중이염에... 심할 때는 한달내내 항생제를 달고 살기도 하고,

그러기를 반복하더니, 4살때 부터는 본격적으로 1년에 2번꼴로 입원을 했다. 

작년 9월 편도 절개 수술을 하고나서 그뒤로 감기한번 안 걸리는 아이를 보며 '이제 병원신세도 끝이군' 했는데...

 

그래도 아이는 그렇게 1년에 1~2차례 입원을 하면, 평소 많은 시간을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엄마와 함께 있는게 좋은지

아픈몸을 하고도 '엄마, 나 엄마랑 같이 있으니까 좋아, 이제 어린이집 안갈래' 라며 바로 어리광을 부리곤 한다.

 

옛말에 '오랜 병에 효자 없다'더니, 늙은 부모 병수발 뿐만 아니라, 자식 병수발도 엄청 나게 힘이 든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이렇게 오랫동안 같이 있어본적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아이의 입원기간을 내내 함께 있다보니

아이가 조금씩 차도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나의 스트레스도 조금씩 극에 달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전업주부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열흘동안 아이와 함께 병원신세를 지면서, 몇달전 읽다가 만 '아담을 기다리며'를 다시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아담을 기다리며'는 하버드의 학생부부 마사와 존 베크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주 특별한 둘째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쓴 회상기이다.

훗날 '아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이 부부의 둘째아이는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전세계가 알아주는 일류명문대 하버드의 학생부부.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고, 학위만 따면 평생을 성공된 직장과 명예와 부가 기다리고 있을 그들 부부에게

둘째 아이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그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를 가진 아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의 그들 부부의 고뇌가

책 한장한장 마다에, 글자 하나하나마다에 베어나오고 있다.

 

요즘은 워낙에 의술이 발달해서 임신 몇달이 지나면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에는 아들인지, 딸인지를 분간하는것 조차도 쉬쉬하더니, 이제는 아예 드러내놓고 뱃속의 아이가 '정상' 인지 아닌지를 미리 조사한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장애를 발견했다면, 무엇보다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안도의 숨을 내쉬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겁없는 하버드의 학생부부는 하버드의 그 어느누구도 찬성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을 법한

한마디로 하버드인으로서는 도저히  선택하지 않을  결심을 한다.

 

바로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고도, 그것도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고도, 

중절 수술의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기로 선택한다.

 

주변의 모든 하버드인들이 결사 반대를 하고, 도저히 하버드인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장애를 가진 아이...

그렇게 주변의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벌써부터 아이를 사회로부터 격리시킨다.

 

그리고 그때부터 뱃속의 아이는 모든 사람들의 축복을 받고 태어나야 할 소중한 생명이 아닌,

이 사회에 태어나서는 안될, 존재해서는 안될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러한 생명을 품고 있는 베크 부부 또한 더이상은 촉망받는 하버드 박사 부부가 아닌,

한마디로 앞으로 고생길 훤하고, 인생이 고역 그 자체인 그러한 가시밭길을 가야할

너무도 운없고, 재수없는, 또 한편으로는 모든 이들로부터 동정을 받는 처지로 전락한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둘째 아이인 '아담'을 갖게 되면서부터 이들부부가 겪게 되는 정말로 놀랍고도 신비로운 경험은

바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정상, 비정상을 떠나 생명 그 자체가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인지를 경험하게 된다.

아마도 평범한 정상인 아이였다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그런 신비로운 경험들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겠다고 결심하고, 아이를 낳으며 기르는 모든 날들이 이들 부부에게는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기도 하지만, 또 그만큼 축복의 날들이기도 하다....

 

누구나 다 자기새끼 안이쁜 부모 있으랴마는 사실 우리는, 아니 사회는  모든 생명, 모든 아기가 아닌

정상으로 태어나고, 정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아기들만 원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마사베크 부부는 이야기 한다.

이 아이는  남들과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소통하고, 느끼고, 생각할 뿐이라고...

 

누구나 다 행복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한 기준은 저마다 다 다르다.

 

대다수의 이들에겐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는다는것, 그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을 선택한다는 것이 '지옥'일 수도 있겠지만

이들 부부는 바로 남들과 다른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그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진정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가 부추기는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학벌들이 행복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른다고 착각하며 사는게 아닌

그동안 전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길가의 풀한포기, 꽃 한송이, 이웃과 가족들,

이 사회의  수많은  가난한 사람들과 병든 사람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다.

 

경쟁과 성공이라든 두 단어만 가득했던 머릿속은 사랑, 감사, 축복, 행복, 배려, 용서, 기쁨 같은 단어가 대신하게 되었고

오로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그 어느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고, 진심을 내보이기 어려우며, 그것이 바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수많은 날들을 뒤로하고 '진정한 자기자신'과 만나게 되는 길이 열린다....

 

누구에게는  불행일 수도 있고,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냐고 한생을 원망과 한숨속에 살 수 도 있지만

또 어떤이들에겐  불행이 아닌, 생을, 삶을 다른 시선으로, 다른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불행이 아닌, 행복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로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는 과연 어떠한 기준으로 인간을 대하고, 생명을 대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지,

나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지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끔 한다.

 

 

아담을기다리며, 다운증후군

나는 여전히 '어른'이 되기를 꿈군다

 

 

어렸을 때 부터 유독 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초등학교도 다니기 전에는 빨리 학교에 가고 싶었고, 초등학교때는 중학생이,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이

그리고 대학생 때는 빨리 사회인이 되고 싶었고, 빨리 30대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30대 중반인 지금은 또 빨리 40대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걸 보면,

 '지금 이순간'  '그때'에 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늘  '그 이후'를 꿈꾸며 살아온 듯 도 하다.

 

그렇게 어느덧 '어른'이 되어 갔고, 또 '어른'이 되어 있는 지금, 나보다 나이는 더 많지만 비혼인 언니들과 가끔 우스개 소리로

'나는 결혼도 했고, 애도 있으니 내가 훨씬 더 어른이지' 라는 얘기를 너무도 당연스럽게 하고 있는걸 보면,

단순히 나이가 많다거나, 또는 결혼을 했다거나, 아이가 있다는게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어른'의 기준이 되고 있는 듯도 하다.

예로부터 '상투'들고 '머리 올리면' 어른이라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가끔 아이가 '엄마, 엄마는 그것도 몰라?' 내지는 '엄마, 엄마도 나랑 같이 빠방 놀이 하자, 재밌겠지?'라고 하는걸 보면

아이 눈에는 과연 내가 '어른'으로 보일까? 아니면, '자신과 똑같은 그냥 사람'으로 보일까 궁금할 때도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책임지는 것이며, 더 많은 것들을 배려해야 하며,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성장하고, 변화 해야 하는 것이며, 때로는 아둥바둥 움켜쥐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리고,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하며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충실하는 것이고, 작지만 소중한 것의 참된 가치를 아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두렵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진정한 '어른'이 되기를 꿈군다. 

바로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면 그때는 더 편안해지고, 더 자유롭고, 조금더 인간적이 되고,

조금더 이해할 수 있으며, 조금더 여유가 생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리라...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내 뜻대로  안되는 세상

 

딱 요즘의 내 심정이다. 사실은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 내 뜻대로 안되는 세상과 공존하기' 라고 제목위에 덧붙여진 글귀를 보고

무작정 이 책을 집어 들었는 지도 모른다. 특히, '공존하기'에 필이 꽂혔다.

 

6살 난 아들을 보면,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보면, 만난지 불과 몇분이 안되서도 금방 '형아, 형아' 하면서 따르고,

누구야 라며 말을 섞는 걸 보면, 확실이 아이들이 어른들 보다 더 편견이 없고, 누구와도 금방 마음을 열고 다가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소위 '어른' 이라는게 되어가면 갈 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는 쉽지가 않다.

모두가 내 맘같지 않고, 사람은 다 다르다는 것을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아직 온전히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머리에서 가슴까지가는데 참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과연 내 맘과 똑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니 세상에 내 맘과 똑같은 사람, 나와 똑같은 사람만 있다면 이는 또 얼마나 심심하고 때로는 끔찍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 그것으로 삶은 더 다양해지고, 더 넓어지며, 그로 인해 더 풍요로워 지는 것이다.

 

어른이란 제 인생의 짐을 제가 들고 가는 사람이란다.

단, 내가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어떤 사람들과 공존하기를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지는 내 선택의 자유이다.

그런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고, 또 즐길 수 있는 것, 그것은 한편으로는 '어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지도 모른다.

 

 

어른으로 사는 게 두려운 사람들....

 

사람들은 흔히, 나이가 얼만데, 결혼 한 사람이, 애도 있는데... 라는 말들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에 나잇값이 있는거고, '도리'가 있는 거다.

 

하지만,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그에 걸맞는 행동이 저절로 나오지는 않는다.

특히나 요즘같이 대학 졸업해도 왠만한 직장 들어가기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운 시대에는

영원한 어린아이로 부모에게 기생(?)해 살아가는 캥거루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어른아이들이 판을 치는 거다. 

또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상황에 걸맞게 행동하느라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거나 외면하기도 한다.

 

특히 어린시절의 상처로 성장을 멈춰버리고,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특히나 더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의 마음깊숙히는 여전히 그때의 어린아이가 울고 있으니까...

 

그러나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상처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이도 있으며, 상실과 좌절, 고통스러움에 무너져 버리는 이도 있다.

바로 '상처'라는 경험을 통해 배우고, 상처를 통해 강해지는 것도 우리 자신이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도 자신이다.

그 결과는 '우리가 무엇을 듣고 싶어하며, 무엇을 원하는가'에 달려있다.

 

진정 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장의 끝이 아니라 과정이다.

산다는 것은 죽을 때 까지 멈추지 않고 배우고 성장하며, 변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성장의 목적은

바로 우리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는데 있다.

 

 

나는 진정 어른인가? 아니면 무늬만 어른이고 속은 여전히 '어른아이'인가?

물론 나는 '어른'일 때도 있고, 어느 순간에는 '어른아이'의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진정한 '어른'이 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더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순간의 나를 즐기며 살고 싶다...

 

공지영의 신작 장편소설이 나왔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되던것이 5월초 연재가 끝나면서 한권의 책이 되어 나왔는데 제목은 '도가니'

공지영 작가가 펴낸 책은 무조건 사서 읽는지라, 이번에도 아무 망설임없이 책을 구매했다.

 

7월1일 출간 이라,  인터파크도서의 사전 예약 이벤트를 신청했더니,  공지영 작가의 싸인이 들어있는 책이 왔다.

그리고는 책을 펼쳐 대충  목차나 봐야지 하면서 폈던것이 결국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 버렸다.

 

물론 중간중간에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잠깐잠깐 책을 덮긴 했지만,

확실히 공지영 작가의 책은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있다.

 

자욱한 안개로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의 지방도시 '무진'에 위치한 기숙사가 있는 장애인학교 '자애학원'

그곳에서는  수년간 교장, 행정실장, 교사들에 의해 성폭행, 폭행, 인권유린이 자행되나,

그 모든것이 침묵속에 묻혀있다가, 서울에서 강인호라는 한 기간제 교사가 자애학원으로 부임해오면서

사건의 전모가 하나둘씩 밝혀진다....  

 

예전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으면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에 고통스러웠고,

차라리 온전히 '소설' 이었다면 하는 맘으로 책을 읽어내려갔던게 기억난다.

 

이 책 '도가니'역시 초반부터, 무진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안개가 배경으로 등장할 때 부터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지더니,

도저히 책을 계속 볼 수 없을 정도로, '아 그냥 온전히 소설이었으면' 하는 맘이 책을 덮는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이런 바램과는 무관하게 작가는 맨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어떤 신문기사 한 줄 때문이었다....

그 마지막 구절은 아마도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였던 것 같다... 로

 

이 끔찍한 소설이 '실화'임을 얘기한다...

 

 

이 소설은  PD 수첩에도 방영된 적이 있는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배경으로 한 실화적 소설이다.

청각장애인 보육시설인 광주 '인화학교'사건은  중고등학생 25%가 성폭행을 당했고, 교직원 20%가 가해자였다. 

교장, 행정실장, 보육교사 등의 가해자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모두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21세기 한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거냐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소설속 '자애학원'은 현실의 '인화학교'로 버젓이 존재했다.

그리고, 제2, 제3의 자애학원이, 인화학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과연 우리중 누가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영은 이 끔찍한 현실속에서도 한줄기 '희망'을 보고, 그것을 이야기 한다.

 

자본과 권력의 힘에 대항하는 것이 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싸움이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지라도

그 싸움으로 인해 누군가는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고, '사람은 누구나 다 똑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또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공지영, 도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