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에 심각하게 이슈되는 문제인 노인 소외에 대해 다룬 글이라기에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이야기는 강변아파트 7동 18층 3호에서 일어난다. 이곳에선 젊은 여자의 남편과 두 아이 그리고 늙은 여자가 살고 있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의 시 어머니다.
두 사람의 사이는 그리 좋지 않다. 젊은 여자는 한번도 늙은 여자를 어머님이라 부른 적이 없으며, 부를 기회가 온다해도 슬그머니 피했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에게 골칫덩어리밖에 안되는 존재였다. 어느 날 늙은 여자는 명치 부근이 아파왔다. 자신의 시어머니도 전에 명치 부근이 아파서 돌아가신 적이 있는데 시어머니가 아플때마다 늙은 여자는 자신의 손으로 정성껏 명치부근을 쓰다듬었다. 그 때의 경험을 되살려 늙은 여자는 젊은 여자에게 자신의 명치 부근을 만져보라고 손을 끌지만, 젊은 여자는 만져주기는 커녕 불쾌하다는 듯 얼른 손을 뿌리친다. 그 다음날 어제처럼 또 그런일이 일어날까봐 걱정이 되어 늙은 여자를 병원에 데려간다.
하지만 병원에 가도 명치에서 느껴지는 아픔은 고쳐지지 않는다. 그러던 중 젊은 여자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늙은 여자는 전화를 엿듣는다. 젊은 여자 친구가 성욕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멋대로 판단하는 말에 늙은 여자는 큰 충격을 받는다. 단지 관심이 필요했을 뿐, 성욕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에 서운함이 든다 늙은 여자는 같이 사는 것으로 인하여 누리지 못하는 자유와 가족들에 무관심에 대해 서운함과 고통을 느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골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나한테 서운함을 느낀 것이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러고보니 할아버지가 전화 좀 자주하라고 서운해하던 것 같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렵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전화를 피했던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다.
앞으로는 전화도 자주 하고, 여유가 생긴다면 시골에 많이 놀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능력하고 약한 노동자들에 대한 소설이라기에 그 당시 노동자들은 어떻게 살았는 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회사측이 시켜 일부러 파업을 선동한 놈들 때문에 노동자들이 많이 잘렸다. 그중에서 5함바가 가장 많이 잘려 서기와 십장들은 5함바를 복마전이라 부른다. 잘린 사람들로 인하여 새로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그 중에 동혁이 껴있다. 늙은 장씨는 대위와 동혁에게 젊은이들의 팔팔한 패기에 기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노동자들은 하루 종일 일해도 숙박비와 식비등으로 인하여 이득은 커녕 빚만 더 늘어난다. 그 와중에 대위는 하루빨리 노동현장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빚으로 허덕이고 있는 노동자들이 있는 반면에 자신의 동료들을 배신하고 십장에게 붙는 사람들도 있다. 종기가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대위는 각 함바의 믿을만한 고참을 찾아다니며 몰래 날품들에게 노임인상에 관한 요구사항이 적힌 건의서 밑에 서명을 받는다. 대위와 동혁은 믿을만한 몇몇 사람들과 의논한 결과 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감독조가 벙어리 오가에게 폭력을 휘두름으로써 사람들이 더 많이 파업에 참여하는 계기가 된다. 국회의원들이 방문하는 날이 얼마 안남은터라 소장은 인부들의 쟁의를 막으려 하지만 이미 잘린 사람들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물러나질 않는다. 결국 소장은 인부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척하면서 각서를 써주지만 인부들 모르게 다시 예전처럼 돌려놓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소장의 각서를 받은 인부들은 산에서 내려가자고 아우성이었고 동혁만이 산에 남아 끝까지 쟁의를 한다고 다짐한다.

객지는 산업화가 시작됨으로써 생기는 문제들에 대해 잘 다룬 소설같다.
젊은이들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도시로 모이지만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하고 일자리를 구한 사람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단순히 노동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약자가 되고 사람 취급도 제대로 못받고 일을 해준 대가 또한 착취당한다.
빚은 늘기만 하고 결국 죽을때까지 노동현장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의 암담한 생활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느꼈고, 대위와 동혁의 행동들을 보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나왔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 조직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기가 쉽게 도움을 주는 글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정회장은 유전자 산업회사의 대표이다. 하지만, 정회장과 직원들은 유전자가 조작된 식품엔 절대로 손도 대지 않고 자신의 건강을 끔직히도 챙긴다.
하루하루를 정해진 일정에 맞춰 로봇처럼 사는 정회장에게 어느날 나무라는 아이가 나타난다.
나무는 정회장의 앞집에 사는 아이다. 나무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아이다. 그런 나무를 회사가 망했다는 이유로 부모들은 버리고 도망친다. 얼떨결에 나무를 맡게 된 정회장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 나무가 싫지만 때때로 나무의 순수함에 동화되고 만다.
자신의 권위로 인해 나무를 고아원에 데려다주지 못하고 같이 살다가 비서로봇이 이제는 나무를 고아원에 데려다줘도 된다고 하여 고아원에 보내라고 한다.
이 말을 우연히 들은 나무는 고아원에 가지 않게 정회장의 비유를 맞추지만 정회장은 나무를 고아원에 보낸다. 고아원에 보내고 정회장은 나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다시 나무를 데려와 같이 산다.
이제 행복하게 살 줄만 알았던 정회장 삶에 고난이 닥친다. 유전자조작으로 태어난 나무가 희귀병에 걸린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나무의 병은 고칠 수가 없었다. 그제서야 정회장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잊고 살았던 아들과 증손자에게 잘해주려 마음을 먹는다.
정리하자면 기계처럼 살던 정회장의 마음을 나무라는 아이가 아이다운 순수함으로 녹인 그런 이야기다.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을 사실에 대해 많이 깨달은 것 같다.
유전자 조작이 좋은 줄만 알았는데 나쁜 점도 많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해 자세한 내용에 놀랐다. 글의 이해가 어렵지 않으면서 나무의 귀여운 행동과 나무에게 마음을 열어가며 잊고 있던 사실에 대해 반성하는 정회장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