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우연히 인터넷에 올라온 '덕혜옹주'에 관한 게시글을 보고난 후였다. 그 게시글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난 조선의 마지막 황년가 누구였는지 몰랐었다. 하지만 그녀의 비운한 삶이 담긴 글을 다 보고 난 후에는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덕혜옹주의 삶, 그 자체를 집필했다고 생각한다.
고종의 막내 딸로 태어났지만 일본의 압박에 변변치 않은 대접을 받고 이름을 지어받은 명분으로 일본으로 강제 연행되었고, 갖은 핍박과 순탄치 못한 생활이 총명하고 활기 넘치던 옹주를 정신이상자로 불릴만큼 삶에 지쳐버리고 희망을 잃게 만들었다.
읽으면서 그녀의 삶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기에 가슴이 아팠다.
꽃다운 나이를 누리며 살아야했던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느라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며 보내야 했던 그녀의 청춘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졌다.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이 옹주가 먹는 식수는 반드시 팔팔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가는 모습이었다. 보온병이 아니면 그 날 하루는 절대 물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그 장면을 잃었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가 안됐다. 하지만 이유를 알고나서는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그녀가 너무 안쓰러웠다. 자신의 오라버니 순종이 독극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혹여 자신에게도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을까 라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어린 나이에 그런 걱정을 해야하는 그녀의 삶이 다시 한 번 비참하게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몰랐던 우리의 역사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일제 강점기' 가 남긴 피해와 우리 조상들의 노력을 가슴 속에 새겨둬야 겠다.
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옹주가 제정신이 들었을 때 했던 말인데..
"나는 낙선재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전하, 비전하 보고싶습니다. 대한민국 우리나라"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소름이 돋았던 것 같다. 평범한 소망이지만 이룰 수 없었던 그녀의 희망이 이 한문장에 고스란히 담겨진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