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자매 책을 읽고 나의 상황과 꽤나 비슷하여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에게든 메일을 보내고 싶은데, 아는 사람에게는 보내고 싶지 않을 때 마침 딱 좋은 존재'라는 콘셉트로 둘이 시작한 일이다.
도토리자매는 동생이름은 구리코, 언니 이름은 돈코 합쳐 도토리여서 도토리자매로 홈페이지를 열었다.
도토리자매는 어릴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회를 배달하는 트럭에 졸음운전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친척들집에서 키워졌고, 어찌하여 할아버지집에서 살게 되었고, 할아버지의 남은 여정을 같이하고 할아버지가 떠난 후에 그집에서 살게 되었다.
그런 일상들을 그려냈고, 집안에만 있기를 좋아하는 구리코가 점점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돈코또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서 술술 책을 읽어갔던 것 같다.
중간에 사진삽화가 있는데, 하늘, 운동장, 나무 등에 사진이 있었고 큰나무 밑에 작은 벤치가 있는데 어떤 사이인지는 잘 모르지만 젊은 여성 둘이 앉아있는 사진들이 있다. 보면서 도토리자매인가? 막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해봤는데 도토리자매 또한 저렇게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들일걸 같아서 특별하지 않게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왜 이 구절에게 꽂힌건지 지금생각해보면 의문이지만, 책을 읽었을 당시에는 마음에들어서 적어두었던 것 같다. 나에게도 어린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어른인 모습으로 변해있지만, 저 글처럼 나도 어렸을 때의 자신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늘 해오는 생각인 것 같다. 책 속에 구리코는 자신의 첫사랑을 꿈속에서 만난다. 그리고 무기의 죽음을 본다.
어린시절 후에 전혀 왕래가 없는 사이인데 꿈속에서 자신의 첫사랑 죽음을 접하고 그의 부모님에게 무기물건을 달라고 하는 다소 당돌한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나선 무기의 소식이 궁금해서 동창에게 물어보니 정말 무기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된다. 정말 왠지 있을 법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 공감이 되었고, 내 꿈속에서 또한 지금은 연락이 없는 친구와 만나서 나도 그아이를 그리워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건만, 내겐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서 책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해야될 것 같다.
두번째 글은 구리코의 언니인 돈코가 애인과 한국에 갔을 때 보고 느낀 감상인데 그 감질맛 나는 정서표현이 마음에 쏘옥 들었다.
저렇게 표현한 자체에서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고 곁에 소장하고 있어야될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
어떤 사람이든, 잠시라도 좋으니까 어렸을 때의 자신을 만나러 갈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러면 어떤 기분이 들까. 부러울까 애절할까.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 가장 뜨거울 때 '언젠가는 가슴 아파질 테니까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같은 말을 하면 할수록, 진정한 뜨거움에서 멀어지는 법이라 더욱이 우리에게는 지금밖에 없는 거지, 하고 생각한다.
뭐랄까. 바람은 저만치에서 불고 그 너머로는 빌딩 숲이 보이는데, 거기에만 옛 세계가 펼쳐져 있어서, 가끔 교토나 나라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는데, 옛날 공기 속으로 쏙 들어간 듯한 독특한 기분이었어.
도토리자매를 읽고 크게 와닿은 느낌은 나도 동생이 있는데 그들처럼 주변인들을 어루만져주는 감성을 지녔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 정말 사소한 사건들이지만 그 사소함이 전혀 사소하지않은 특별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