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내 취향이었던 월왕 김안연의 판타지 소설인 <만월지>.

만월지... 달이 차는 연못이란 뜻인 滿月池...

신분이 살아있는 시대를 사는 태상과 천하에 각각 연못이 있다.

그 연못을 수호하는 태상의 만월왕자와 천하의 천월왕자...

양반이 사는 태상의 연못에 금화를 던지면 염원을 이뤄주고...

천민이 사는 천하의 연못에는 구슬과 진주 등을 던지면 염원을 이뤄준다.

매월 15일과 30일 세 명을 선별하여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데...

이 소설이 배경이 조선 시대 신분 의식이 남아 있는 인공 지능의 22세기란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와 미래가 뒤얽혀 있다고 할 것이다.

천민 과학자 벡터는 염원을 이뤄 주는 인공 지능을 개발하던 중이다.

그의 애인이자 양반인 등불 시인 매화는 단 한 번도 만월지에 금화를 던진 적이 없다.

하아~ 솔직히 거의 벽돌 두께에 가까운 이 소설을 읽으면서 혼란스러웠다.

인터넷 소설이 원래 이런 것인가? 이 책이 인터넷 소설은 맞나? 했다.

어쨌든 여자 주인공인 매화가 등불시를 쓰는 시인이고...

소설 내내 시가 어쩌고저쩌고... 본연이 어쩌고저쩌고하였는데...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읽는 동안... 심지어 책을 덮은 후에도 어리둥절했다.

아이c... 왠 흐름을 끊는 의성어가 이리도 많은 거야? 했다.

소재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신선하다고 할 수가 있을 내용이지만...

덜 익은 티가 나도 너무 나서 오래전 활동하던 카페에서의 글을 읽는 듯했다.

웹 소설을 쓰고자 하는 초보들이 모인 카페에서의 설익음 같았다.

이 소설... 걷어낼 것을 확 걷어내면 꽤 괜찮은 책이 될 텐데... 했다.

아무튼 간에... 전혀 내 취향이 아니어서 많이 곤혹스러웠다고 할 것이다.

음... 십 대들을 위한 인터넷 소설 내지는 웹 소설이었나를 의심했다고 하겠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던 장면이 좀 더 영글어서 나왔더라면... 했다.

표지만큼만 다듬어서 내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만월지>였다. 

 

 

 

 

만월지

 

 

 

햇살 좋은 봄날에 말간 유리구슬을 투과하는 빛과 같은 미소가 너무 예쁘고 배려심 깊은 아이 시하.

영화배우이자 그 아이 시하의 아빠인 봉태규의 에세이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읽었다.

슈.돌.에 시하가 나오면 유심히 보곤 했는데... 역시 시하에겐 엄마와 아빠의 유전자가 숨어 있었다.

봉태규와 하시시박을 따로 떼 놓으면 잘 모르겠는데 가족이 함께 하는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꼈었다.

역시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복사판이구나... 좋은 것만 닮았네... 하는... 오, 위대한 유전자의 힘이여...

시하에게서 섬세하다는 느낌도 받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그 느낌을 더 강하게 받았었다.

사실 깨놓고 말하면 봉태규나 하시시박이나 시하나...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미남미녀 타입은 아니다.

예쁘게 생기지는 않았는데... 시하와 그 가족들이 이상하게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이다.

곱다란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만... 심상이 최고라는 말이 맞듯... 확실히 그런 의미의 예쁜 사람들이다.

수도생활을 하거나, 구도자의 길을 가거나, 고운 심성을 가졌거나, 일부 예술가들만이 가진 인상이다.

내가 바라는 심상도 그런 것이긴 한데... 이미 나는 늦었다. 세속의 때가 너무 찌든 듯하다는...;;;

아무튼... 이 책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읽으면서 생각해볼 이야기가 너무 많았었다.

특히 시하를 낳고 기르며 경험한 것들은 부모가 되거나 될 준비를 하는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온전하게 한 사람을 책임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잘 알게 될 듯했으니까 말이다.

내려놓는다는 것, 참고 기다려준다는 것이야말로 진정 소중한 이를 위한 참 사랑의 표현일 것이다.

시하 아빠 이전의 봉태규와 시하 아빠인 봉태규는 달라도 너무 달라 신선한 충격을 주었더랬다.

예전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자식 셋을 낳고 길러야 부모의 마음을 안다"라는 말이 진심으로 진리였다.

시하 아빠인 봉태규와 시하와 본비의 아빠인 봉태규는 또 다른 사람인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겠다.

예전에 시하와 함께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를 찾는 봉태규의 모습을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이 책에 실려있는 숨은 아픔이 있는 줄은 미쳐 몰랐었다. 애틋했던 부자인 줄로만 알았었다.

차마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부정적인 의미의 그 사람이라고만 부르던...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

그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시하를 낳고 기르며 많은 것에서 생각이 달라졌다는 봉태규...

그래서 어른들이 아이 셋 운운하셨다 보다. 그도 이제는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었단다.

그 사람이었던 아버지가 봉태규를 향한 마음이나 시하를 향한 봉태규의 마음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본디 유명인이 쓴 이런 유의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연예인이 썼다는 까짓 책 따위는...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읽은 이들의 평이 좋았지만 큰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었다.

그. 런. 데... 막상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를 펼쳐 읽으면서 내 생각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이 사람이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역시 외모보다는 심상이었구나... 하게 만들었다고 할 것이다.

미소가 고운 아이 시하와 똑닮은 미소를 지닌 하시시박과 봉태규 자신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던...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좋아서 연예인 책에 대한 편견을 깨트렸던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였다. 

 

 

 

 

 

 

우리가족은꽤나진지합니다

 

 

 

"매일의 사소한 선택들이 모여 나라는 사람이 된다!"라는 <나만의 기본>이다.

포켓형 사이즈에 일반적인 형태의 가로 띠지가 아닌 세로 때지가 있는 책이다.

헉... 책에 날개가 없다. 책갈피를 찾으려는데... 안에 엽서 크기의 책갈피가 있다.

휴~ 다행이다. 책 표지와 편집에 잘 어울리게 심플해서 요긴하게 잘 썼다.

이 책은 일본 셀렉트 서점의 선구로 평가받는 ‘카우북스COW BOOKS’의 운영자인...

마쓰우라 야타로의 생활 속에서 나다움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글들이다.

나다움이 도대체 무엇인가를 알고자 하는 마음에 따라 삶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다.

오래전부터 철학자들이 숙고해오던 바로 그것... 여기서는 살짝 다를 수도 있겠지만...

<나만의 기본>이 확실한 사람은 아마 자기 주관도 뚜렷한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구누구... 하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진 바로 그런 사람...

어떤 사물을 보면 마찬가지로 저절로 떠오르는 그런 사람이 분명 있을 듯하다.

청바지와 검은색 터틀넥 티를 입은 사람 하면 스티브 잡스가 생각나듯 말이다.

이 책의 작가 마쓰우라 야타로 역시 그런 이미지를 가진 사람인 듯했다.

셔츠 한 장에도 자신만의 디테일을 살리고... 물론 남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명품보다는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부담 없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이겠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담백하고 정갈한 삶의 태도를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기준을 어떻게 두고 사느냐에 따라 삶의 만족도 즉 행복감이 쉽게 흔들리곤 한다.

누가 뭐라건 나만의 기준을 갖는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이 확립되었다는 증거일 터다.

이 책 속에서 받은 저자의 느낌을 잘 바랜 옥양목 같고 무인양품에서 산 소품과도 같다.

처음 무인양품의 휴지통을 받고서 느꼈던 그 독특하면서 절제된 것과 같다고 할까?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길 듯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만의 기본>을 읽으며 큰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 할 것이다.

체형이 남과 다르고 체질 또한 다른 탓에 함께 하기보다는 독야청청 나만의 길을 걸었던...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직원의 추천보다는... 너도나도 남들이 다 사는 것을 사기보다는...

나만의 취향으로 내 생활에 맞게 고요히 고르던 지난날의 내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내게 있어 특별하게 감동받은 부분이 없었던 책이었지만...

어쩌면 자신만의 정체성,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듯했다.

이 사람은 담백하구나란 느낌이어서 왠지 호감이 갔던 <나만의 기본>이 되겠다.

무지개를 우리는 일곱 가지 빛깔이라고 말하지만 사람에 따라 더 많은 색을 본다고 한다.

그중에서 특히 더 좋아하는 색깔이 있듯 많은 것에도 내 취향은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 <나만의 기본>은 삶에도 일에도 생각에도 뚜렷한 나를 찾을 수 있게 해주지 싶다.

매일매일 매순간의 소소한 선택이 모이면 나라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한 책이다.

 

 

 

 

▶ 출판사 서평에서...

 

자신의 기본부터 발견합시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소박한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킨포크, 작은 행복을 누리며 균형 잡힌 생활을 추구하는 라곰. 이 두 가지 생활 방식의 공통점은 타인이 아닌 자신의 기준에서 행복한 시간을 확보한다는 데 있다. 많은 이들이 이런 생활 방식에 공감하고 실제로 이렇게 살고 싶어 한다. 사회 안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나만 알고 싶은 것에 열광하는 시대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나다운 것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보편적인 취향이 아닌 자신의 고유한 취향을 찾는 분위기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고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먼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자신의 취향에 대해 생각합시다.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생활 속 자신만의 기본으로 삼는 것이야말로 ‘나다움’입니다.
흡사 벌거벗은 자신에게 옷을 입혀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자신의 기본을 고민하고 발견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가꾸기 위해서 먼저 ‘나의 기본’부터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속 하나하나를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것, 타인이 아닌 내 마음이 진심으로 편한 쪽으로 선택하는 것부터가 그 시작이 되어줄 것이다. 

 

 

 

 

 

나만의기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