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퍅한 삶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한다.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야말로 온전히 나를 찾아가는 그런 때인 듯하므로... 

이 책은 서울대 최종학 교수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공부한 것들에 대해 쓴 글들을 모아놓았다.

총 4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미술, 음악, 여행, 딱히 분류하기 힘든 잡문(?)이 되겠다.

혼자서 한 여행도 있고 부부가 함께한 여행도 있으며 때론 제자들과 함께 한 여행도 있다 할 것이다.

혼자 살금살금 다닌 여행도 부러웠지만 부부가 다정하게 함께 한 여행이 사실 더 부럽다고 하겠다.

어지간히 삶의 여유와 부부간의 애정이 있지 않은 다음에야 좀처럼 하기 힘들단 생각이기에...

파트 1. 미술 이야기에서는 세계 각국의 미술관에서 직접 관람한 작품들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다양한 작품... 진품들을 직접 본다는 것은 책에서나 TV 화면을 통하여 보는 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오래전의 일인데 해마다 미술대전이 열리면 나도 가서 본 적이 있지만 지금은 부럽기만 한 일이겠다.

화가와 조각가의 생생한 터치를 직접 확인한다는 것은 작품을 접하는 느낌부터가 다르지 않을까 싶다.

평소에 책 한 권에서 최소한 하나의 정보만 얻어도 성공하는 것이란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 책에서는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과 삼종기도에 얽힌 진실을 알게 된 것이 하나의 이득(?)이었다.

지금껏 알고 있던... 이것이 진실이다며 올라온 글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었단다.

감자가 아닌 어린아이의 시체가 있었다는데 정밀조사에 따르면 어디에도 그런 흔적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삼종기도가 만종(?)이라 알려졌었는데 일본인의 오기가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통용되었단다.

참... 이래서 꾸준히 알려고 해야 하고... 아는 것이 힘이란 말이 이해된다 아니할 수가 없다.

파트 2. 음악 이야기에서는 오래전 무척이나 재미나게 봤던 남자의 자격 합창대회 편이 흥미로웠다.

사실 남자의 자격은 농사짓는 이야기를 더 좋아했다는 것은 안 비밀임을 밝혀둔다. 아쉬운 종영도...

저자가 좋아하던 또는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있지만... 크게 공감되지 않았다는 것도 안 비밀...

이것은 순전히 저자와 나의 음악적 취향이 다르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도 안 비밀이다.

파트 3. 은 여행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실 내게 있어 가장 재미없었던 부분 임도 안 비밀이겠다.

대신에 우리나라 곳곳에 대한 여행 정보를 알 수 있어서 그 부분만큼은 자그마한 도움이었다 할 것이다.

파트 4.에서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수업이란 이름으로 딱히 분류하기 힘든 글들을 모았는데...

사이판 등지에 있는 자살절벽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금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에 치가 떨렸다.

강제 징용과 징병... 위안부 이야기는 너무 참혹해서 생각만으로도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솟아 오른다.

아름다운 휴양지인 그곳에 비극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관광 가는 사람들도 알고 갔으면 참 좋겠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을 꽤 오랜 시간을 검색해서 찾아봤다는 것도 역시 안 비밀이 되겠다.

아무튼... 딱히 내게는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괜찮았다.

럭셔리(?) 하게 애정 넘치는 부부의 동반 여행이 내게는 그림의 떡이라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은 알고 있는 대로 좋았고 모르고 있던 것들은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고 할 것이다.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은 비교적 잘 읽은 책이었고 나름 잘 읽힌 책이라 하겠다.

여의치 않다면 혼자라도 좋겠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던 순간들이었다.

한 마디로... 참 부럽기 짝이 없던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라고 할 것이다. 

 

 

 

 

 

잠시멈추고돌아보는시간이필요한순간

 

 

 

안휘의 장편 역사소설인 <애숙의 나라>는 내게 있어 낯설지 않은(잘 아는) 소재의 내용이다.

우리 땅에 얽힌 역사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에서 족두리묘에 얽힌 이야기를 방송에서 본 적도 있고...

도르곤에게 시집을 갔던 의순공주에 대한 이야기도 종편에서 드라마로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게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였긴 하지만 소설로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궁금했더랬다.

혹시... 화냥년이나 후레자식이란 욕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절대 하면 안 될 아픈 욕이 되겠다.

화냥년의 유래는 왜란과 호란을 겪은 우리 민족... 특히 환향한 여인네의 비참함에서 나온 말이다.

후레자식 역시 마찬가지다. 비참하게 짓밟힌 환향녀들이 낳은 아비 모를 자식이란 뜻이겠다.

홀로 낳은 자식에서 유래한 말로 이 역시 힘없는 여인들이 겪었던 아픔에서 나온 말이 욕이 되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 무수히 많은 백성들이 타국으로 끌려간 역사적 사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휘의 장편역사소설 <애숙의 나라>는 병자호란 당시에 선조가 삼배구고두례의 치욕을 겪었던 이후의 이야기다.

소현세자와 봉림대군(후에 효종)이 청에 인질이 되어 끌려갔다 돌아온 후의 이야기도 잘 알 것이다.

귀국 후 급작스러운 소현세자의 죽음과 강빈과 그 자녀들의 비참한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여럿 제작되었다.

이 소설은 1650년(효종孝宗 1년)에 공주를 보내라는 청나라의 강력한 요구에 숙안공주(淑安公主)를 대신하여...

청나라 섭정왕인 도르곤의 첩으로 시집 간 이애숙(李愛淑)이라는 소녀의 기구한 일생 이야기가 되겠다.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한(?) 그녀는 의순(義順)이라는 이름의 허울뿐인 공주로 책봉되어 청나라로 간다.

그러나 누루하치의 열네 번째 아들이자 섭정왕인 도르곤은 머잖아 죽어 버리고, 만고역적의 첩으로 신분이 전락한다.

도르곤의 죽음으로 인하여 순장될 뻔한 상황은 무사히 넘겼으나 형이 죽으면 형수를 취한다는 풍습에 따라...

본의 아닌 재가(再嫁)를 강요당해 다른 남자 보로에게로 가게 되는데 그마저 오래 살지 못하고 병사하여...

또 다른 남자에게로 넘겨지는 등 파란만장을 겪으며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신세로 이국땅에서 참혹하게 살아간다.

그러하던 애숙은 천신만고 끝에 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지만, 더욱 기막힌 현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말하자면 오랑캐에게 정절을 잃은 환향녀... 화냥년이 바로 의순공주라 하던 애숙과 같은 여인들의 굴레였던 것이다.

그나마 이애숙은 허울뿐이더라도 공주였고 도르곤과의 정략결혼이었지만 정식으로 혼인한 신분이라 나았지 싶다.

우리 역사를 둘러보면 고려 때 공녀로 끌려 간 기태후란 여인은 그나마 황제의 총애를 받고 황제의 생모가 되어...

원과 고려를 좌우우지하였다지만 그 나머지 역사 속 숱한 여인네들의 지난하고 비참한 삶은 가히 상상을 불가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일제 치하에 강제로 끌려갔던 치욕스러운 역사의 산증인들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안휘의 역사 장편소설인 <애숙의 나라>는 그 배경을 알고 읽어 깊이 다루진 못했다 느꼈지만 울분이 이는 내용이다.

임란 때의 선조를 비롯한 조정 권력자의 태도나 호란 때의 인조와 조정 권력자들의 태도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하기야... 조선 멸망 때나... 그 이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흐음... 긴 말은 생략하련다. 내 속만 터지니까...

지금에는 달라진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라는 저자의 말에 십분 백분... 아니 천만분 동의하고 공감을 한다.

매일 종합편성의 뉴스와 뉴스 이슈를 다룬 프로그램을 시간별로 채널마다 예약을 해놓고 꼬박꼬박 챙겨보는데...

지금이나 그때나 강대국 눈치를 보는 것은 무에 다를까 싶어... 이 또한 나의 울화를 돋우는 원인이 되곤 한다는...

아무튼... <애숙의 나라>는 내게 있어 수월수월하게 읽혔다고 할 것이며 역사를 알고프면 읽어보시라 하고 싶다.

자기 딸은 보내기 싫어 가짜 딸을 청에 시집보내는 행태라니... 참... 그래놓고도 알량한 체면과 위신을 세우려고...

뭐...? 족두리묘...? 오랑캐에게 몸 더럽히기 싫어... 정절을 지킨다며 물에 몸을 던져 자살을...? 더러워서...

어쨌거나... 족두리묘의 주인공이었던 의순공주 이애숙에 얽힌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소설이라고 할 것이다.

 

 

 

 

 

 

애숙의나라

 

 

다양한 자격시험이 존재하는데 어째서 가장 중요한 부모 자격과 부부 자격의 검증은 없는가?

...란 의문점이 늘 머릿속을 맴돌았다. 물론 국가공인 시험이 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그런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은 듯하다. 나는 모르고 있었지만 이미 네이버포스트에서...

신디의 <어쨌거나 잘살고 싶다면 "신디의 결혼수업">이 꽤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얻으며 연재했단다.

조회수 28만 건에 댓글이 500개씩 달리며 팔로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인기 시리즈라고 하니...

어쩐지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편집도 잘 되어 있어 술술 잘 읽기도 하여 책으로 나올 자격이 충분했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이란 제도에 묶이면서도 장차 행복할 거란 생각만으로 기대 충만할 것이겠지만...

세상만사 생각대로 장밋빛 인생이 되지 않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한 해의 이혼율만 봐도 증명이 된다.

노부부가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해로하는 모습은 보는 이마다의 꿈꾸는 미래의 모습일 테지만...

정작 그리 사는 부부는 과연 몇 쌍이나 될지... 황혼이혼을 하지 않으면 다행인 요즈음의 세태이겠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부모가 되는 것과 부부가 되는 것에 자격 검증 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건 남남이 만나 부부가 되는 관계건 간에... 어찌 되었든 인간 관계인 것이다.

세상 가장 극복하기 힘든 것이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누구라도 잘 알 듯하다.

부부는 무촌이라고 한다. 그만큼 가깝거나 돌아서면 남보다 못할 사이가 되기 쉬운 것이 부부일 것이다.

시험공부 하나 하지 않고 백 점 맞기를 바라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마찬가지로 부부간의 문제도 그렇다.

수십 년의 세월을 각자 다른 환경에서 확립된 가치관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지 싶다.

여자와 남자는 뇌구조에서부터 다른 존재라고 한다. 따라서 먼저 이 부분부터 이해함이 옳을 것이다.

유전자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일란성 쌍태아도 생각이 같지가 않다. 각각의 개성이 뚜렷하게 다르다.

그러므로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두 사람의 생각에서부터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쨌거나 잘 살고 싶다면 '행복한 관계를 위한 부부의 첫 심리 공부'를 해둠이 현명한 선택일 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결혼생활을 돌아보았고 더불어 내 아이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걱정도 되었다.

아이들이 결혼하겠다고 알렸을 때 궂은일이 있어도 서로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을 자신 있냐 물었었다.

초가삼간 누옥에 살아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반면 고대광실 비단옷을 둘러도 냉기가 풀풀 일 수도 있다.

부부가 근간이 되는 가정은 집 크기를 떠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따뜻함이 흘러야만 옳을 것이다.

가정의 화목은 무엇보다 부부 간이 서로를 위하며 행복해야만 한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한 것일 터다.

지금 이 글을 쓰며 앞이 제대로 보이질 않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질 않아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신디가 하고자 하는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 되겠다.

끝끝내 비혼을 주장한다면 읽을 필요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꼭 한 번을 읽었으면 하는 내용들이다.

지금 신혼인 아들과 딸 내외에게 이 책을 사서 한 권씩 읽어보라 선물하고 싶을 만큼의 필요한 책이겠다.

신디의 <어쨌거나 잘살고 싶다면 "신디의 결혼수업">에는 중간중간 삽화가 들어있어 읽기에도 편하다.

결혼을 앞두고 꿈꿨던 대로 모두가 꽃길만 걷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한다면야 얼마나 좋을까마는...

높은 이혼율이 말해주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쨌거나 잘 살고 싶다면 적극 강추하고픈 책이 되겠다. 

 

 

 

 

 

 

어쨌거나잘살고싶다면신디의결혼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