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지구 멸망의 소재는 참으로 무궁무진한가 보다. 끊임이 없고 흥미로운 내용이다.

수많은 사람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도 몹시 좋아해서 매번 나의 눈길을 잡아끈다.

2015년 장편소설 <삼체>로 세계 최고 권위의 SF 문학상인 ‘휴고상’을 수상했으며...

또 등단 이래로 중국 SF 문학상인 ‘은하상’을 아홉 차례, ‘성운상’을 두 차례 수상을 한...

세계적인 SF 작가로 인정을 받는 류츠신의 <우주  탐식자> 역시 같은 소재의 책이다.

2019년 초 개봉한 SF 블록버스터 <유랑지구>는 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그가 쓴 많은 작품 중에서 아이들만 살아남은 지구를 그린 <초신성 시대>도 읽어보고 싶다. 

아무튼... 나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을 한 이 책 <우주  탐식자>도 몹시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제목에서 짐작을 하듯 거대한 물체가 지구를 감싸 모든 에너지를 쪽쪽 빨아간다는 것인데...

친절하게도 책 제목과 표지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공상과학소설이라고 하겠다.

(스포 주의!) <우주  탐식자>는 우주를 여행하며 적당한 별을 찾아서 멸망에 이르게 하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우주 생명체와 같은 외계 문명으로... 그 정체가 알고 보니 놀라웠다.

먼 과거 지구에서 멸종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 공룡들이 사실은 초과학적인 문명을 누리며 살다...

빙하기가 닥쳐오자 우주로 탈출했다가 <우주  탐식자>가 되어 지구를 침탈한다는 이야기다.

<우주  탐식자>는 세 편의 연결된 듯한 내용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전혀 허무맹랑하진 않다.

매우 과학적 지식도 있어 어쩌면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청소년 도서라서 유치할 줄 알고 심드렁했었는데 읽다 보니 가독성이 끝내준다.

배배 꼬지 않아서 읽기가 더 좋다고 하겠다. 세 편에 실린 내용도 마찬가지로 퍽 괜찮았다.

앞의 책도 읽어볼 것을 하게 만들었던 류츠신의 SF·판타지 소설인 <우주  탐식자>에는...

거대한 우주 비행선을 타고 지구를 삼키러 온 외계 문명 앞에 놓인 지구를 그린 "탐식제국의 침공",

이미 모든 것을 약탈당한 상태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시 구름"을 비롯하여...

먼 미래에 태양의 섬광을 피하기 위해 원래 크기보다 25만 분의 일로 줄어든 사람들의 이야기인...

"미세기원"까지...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세 편의 이야기가 모두 재미났다 할 것이다.

때마침 반쯤 읽다 둔 책의 소재도 자원의 고갈로 인류 문명이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인데...

<우주  탐식자>는 '외계 문명에 의하여 지구가 멸망한다'이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또 이전에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 책에는 인간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위대한 존재인 신 위에 또 다른 존재인 신이 있었고...

그 신 위에 인간이 미쳐 알지도 못하는 또 다른 신이 있다는 암시를 하며 소설이 끝났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에서 주인공이 찾아간다는 암시만 했던 신 위에 또 다른 신이 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책을 덮고서도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는데...

이 책 류츠신의 <우주  탐식자>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과 같은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인간의 상상만으로 우주탐사를 하게 만드는... 외계의 초과학 문명이 탐식자란 존재로 등장하고...

과거 숱한... 번성했다 사라진 고대 문명의 존재 중 하나가 사실은 지구에서 멸종한 공룡이었고...

엄청난 위협적인 존재로 우주의 별들에서 자원을 착출하듯 지구 역시 탐식해서 멸망하게 만드는...

류츠신의 상상력이 처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을 접할 때와 같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납치된 채로 공룡의 식량자원이 되어 사육 당하면서 행복하다 춤추며 노래하는 인류들에게서...

탐식 당한 지구의 안쪽... 비어버린 공간에서 새로운 문명을 이어가는 인류들에게서도...

인류 멸망의 대안으로 유전자 조작된 채로 새로운 문명을 이어가는 초미세 인류들에게서도...

만약이란 가정하에 생각의 꼬리가 끝이지 않고 소설 속에 나오는 장면들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어쨌거나 한 마디로... 청소년 소설이라 심드렁했던 것이 후회될 만큼 꽤 신선한 내용이었다.

SF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이라 홍보를 하기에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람?" 했었는데...

이 책 <우주  탐식자>를 덮으며... "어이쿠야... 그럴 만도 했구나..." 감탄했던 소설이라 할 것이다.

이미 비슷한 영화가 많이 나왔겠지만... 영화로 제작을 해도 볼거리가 제법 풍부하겠다 싶은...

그래서 내게 당연하게 원픽을 당할 듯한...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내 취향 저격의 소설이었다.

 

 

 

 

 

 

 

우주탐식자

 

 

 

엄마라는 느낌을 말해보라고 하면 거의 대부분 코끝부터 찡해져 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온 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화사한 달이다.

이 책 <내가 엄마니까>는 엄마에게 보내는 절절한 마음이 담긴 글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사실 내게도 엄마가 있었고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딸과 아들이 있지만...

여전히 나는 철이 들지 않은 모양인지 절절한 마음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돌아가신지 너무 오래된 탓도 있고 함께 한 시간이 거의 없어서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만 엄마가 돌아가실 무렵의 나이가 되자 자주자주 생각이 나곤 한다.

엄마의 존재로서가 아니라 여자로서 불쌍한 삶을 살았구나 싶어 안되었기도 했다.

최근의 뉴스를 보면 엄마라고 다 같은 엄마가 아닌 모양인지...

온갖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인간의 품성조차 갖지 못한 엄마들이 많아 보인다.

그들은 모성보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인가 보다 하고 이해를 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엄마라면서... 하는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어쨌거나... 이 책은 엄마와의 추억과 함께 으레 그러하듯 자식들의 반성이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란 글에서처럼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고...

당연하게 다 받아주는 사람인 줄 알고 철부지처럼 막 대하는 자식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사람이고 여자임을 깨닫는 것은 언제나 이미 늦은 때다.

자식 셋을 낳고 길러봐야만 부모의 마음을 안다는 말이 있듯 그러하다.

<내가 엄마니까> 속의 자식들도 대부분 뒤늦게야 엄마의 마음을 깨닫고 사무쳐한다.

철은 언제나 시기를 놓치고 든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만드는 사모곡들이다.

나도 딸이자 엄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엄마와 딸에 대한 감정들이 회오리친다.

그래도 엄마이고 딸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회한에 젖건 아니 젖건 간에...

가정의 달에 딱 맞추어 잘 나온 책이 아닐까 싶은 <내가 엄마니까>다.

"엄마 나중에 내가 호강시켜줄게..." "뭐 뭐 해줄게"란 말로 끝맺는 글이 많아 언짢았다.

예전 우리 아들이 걸핏하면 "나중에요."란 말을 입에 올리길래 화를 벌컥 냈더랬다.

"나중에 가 어딨어?!"라고... 효도를 하려고 했더니 이미 부모는 가고 없다란 말이 있다.

나도 살갑지 못한 성격이라서 이해는 하지만 효도는 지금 당장 하는 것이다.

커다란 선물을 뒤늦게 받는 것보다 한 통의 전화나 문자가 지금 더 반가운 것임을...

엄마의 딸이었고 딸과 아들의 엄마인 나를 체크해 볼 <내가 엄마니까>라고 하겠다. 

 

 

 

 

 

 

내가엄마니까

 

 

 

표현이 다소 과격해 보이는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은...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어울려 살아야만 하는 사회적인 동물인 우리 인간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 가면을 내보인다는 것은 다들 잘 알 것이다.

본디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유래된 페르소나라는 심리 용어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제 마음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본다.

이, 제 속을... 제 감정을 드러내놓지 않는 사람들이 오죽하면 참는 게 죽기보다 싫다고 할까 싶다.

누가 뭐라고 하건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제 소신대로 사는 사람은 아마 스트레스 지수도 낮을 것이다.

한편 사람 좋다 소리 듣기 십상이지만 제 속은 썩어 문드러지는 할 말 못하고 사는 사람들은 어떨까?

그것 나도 해봤지만 진짜 못할 짓 중에 못할 짓이다. 남 배려하다 내가 먼저 죽을 지경까지 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기중심’ 심리학의 주요 개념은 ‘자기중심’과 ‘타자중심’이라고 주창하고 있다.

책마다에 저자마다에 용어의 개념이 사뭇 다를 수는 있겠지만... 어쨌건 이 책에 따른다면...

일단 ‘자기중심’은 내 안의 감정을 잘 살펴보고 불편하다면 거절할 수 있는 태도를 가지란 것이다.

‘타자중심’은 내 감정보다 남의 시선이 우선인 태도로 이것이 나를 힘들 게 만드는 이유란 것이다.

사실 그게 그렇다. ‘자기중심’은 우선 내가 편할지는 모르겠지만 자칫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 쉽다.

사회적인 동물인 탓에 저만 아는 태도로 보여 주변 사람들에게서 나쁜 평판을 얻기 일쑤이지 싶다.

한편 ‘타자중심’은 배려심 많은 사람, 좋은 사람이란 평판을 얻어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이 될 듯하다.

그러니까 인간관계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말이 그냥 나오지 않음은 이 책만 봐도 잘 알겠다.

앞서 책마다에 저자마다에 용어의 개념이 사뭇 다를 수는 있다고 밝혔듯 치우치지 않음이 좋을 듯하다.

저자마다 당연히 추구하는 것이 다르므로 모든 책이 일치하진 않겠지만 아무튼 이 책은 도움이 되겠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느껴야 한다’라는 저자의 말은 상대방과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이 무리하고 있음을 ‘감지해야 하는’ 순간과 그럴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한 조언이다.

내 안에서 "삐뽀삐뽀~" 경고등이 들어옴에도 무리하게 감정을 억누르지 말라는 소리이겠다.

할 수 있는 것은 도움 줄 수 있다 표현하고 하기 힘들 때는 거절도 할 줄 알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오해받지 않는 선에서 처신하는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할 것이다.

유독 끊고 맺음에 서툴고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내용의 책이다.

오죽하면 관계의 기술이니 하는...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책들이 홍수를 이룰까 싶을 만큼...

나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남들에게도 평판이 나빠지지 않을 사회생활 잘 하는 비결의 책이 쏟아진다.

사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 책도 크게 다르지 않을 책이지만 실전에 도움이 될 듯한 내용이다.

만약에 시간이 없어 꼼꼼하게 읽을 수가 없다면 매 파트마다에 실려있는 그림만 봐도 핵심은 꿴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라고 했었는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의 말을 한다.

참... 없는 사람, 약한 사람은 살기가 더욱 힘든 세상이지만... 그나마 이런 책이 있어 다행하다 싶다.

일종의 처세술이기도 한 <참는 게 죽기보다 싫을 때 읽는 책>에 도움받을 사람이 많을 듯했다.

나야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 그간의 경험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어느 정도 깨달은 것들이었지만...

아직은 인간관계나 감정 표현에 서툰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필독서 같은 책이 아닐까 싶었더랬다.

꾹꾹 눌러두면 언젠가는 한계점에 다다라 터지게 마련이다. 죽기 싫을 때 읽으면 참 좋을 책이겠다.

 

 

 

 

 

 

 

참는게죽기보다싫을때읽는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