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키퍼>인 탓에 언제나 흙투성이라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피그...

날마다 댐 위에 있는 풍차를 돌려서 마을의 어둠을 몰아내지만...

정작 친구들은 피그가 <댐키퍼>인 줄 모르고 지저분하다고 놀려대기만 한다.

"그러게 피그야... 네가 <댐키퍼>라고 솔직하게 친구들에게 말하지 그랬니?

혹시 <댐키퍼>인 것을 비밀로 해야 할 무슨 중대한 이유라도 있었니?"

그러던 어느 날 폭스라는 소녀가 피그의 반으로 전학을 오게 되고...

심술궂은 친구들이 화장실에서 피그를 괴롭히는 모습을 본 폭스가 구해준다.

폭스는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 못된 친구들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그린다.

피그와 폭스는 옷에 크레용 칠갑이 되는 줄도 모르고 재밌게 놀다...

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가다 다른 친구들과 웃고 있는 폭스를 보게 된다.

그런데... 폭스에 손에 들린 것은 피그의 모습과 흙투성이란 글이 적힌 그림이다.

폭스만은 자신을 놀리지 않는다 믿었던 피그는 마음을 크게 다치고 만다.

홀로 그네를 타며 슬픔에 잠긴 피그는 아침저녁으로 돌리던 풍차마저 잊어버린다.

과연 풍차마을은 어떻게 되었을까? 말 그대로 대혼란에 빠진다.

댐 너머의 거대한 어둠이 마을을 덮쳐와서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마을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놀란 피그는 부랴부랴 풍차를 돌리려 달려가고...

다시 빛을 되찾은 풍차마을... 기진맥진한 피그를 찾아서 폭스가 집으로 오는데...

사실은 피그를 놀리려 했던 것이 아니라 흙투성이 친구들이란 그림으로...

두 사람이 나란히 활짝 웃고 있는 것을 피그가 오해를 했던 것이었다.

이 톤코하우스의 <댐키퍼>란 책은 4~6세의 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인데...

2015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노미네이트된 화제의 작품이라고 한다.

픽사의 유명 애니메이터들이 모여 만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톤코하우스의 첫 작품으로...

그 유명한... 토이스토리3, 라따뚜이 등을 만들고 연출한 츠츠미 다이스케와...

로버트 곤도, 에릭 오가 뭉쳐 만든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놀랍기만 하다.

예전에 나도 엄청 재미나게 봤던 작품들인데 이렇게 동화책으로 만나다니...

유아들을 상대로 한 동화책인데... 글자체가 작아서 많이 아쉽기는 했다.

사실 나도 글자를 읽으려 집중해서 들여다봤다는 것은 안 비밀이겠다.

얼마 전 지나간 어린이날에 아마도 선물로 꽤 많이 사줬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며...

이젠 피그가 <댐키퍼>여서 늘 흙투성이였음을 반 친구들도 알게 되었지 싶다.

또 피그가 제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마을에 무서운 어둠이 찾아온다는 것도...

이제 더는 피그가 흙투성이라고 놀리는 아이들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피그를 <댐키퍼>여서 고맙게 여기고 부디 모두가 사이좋은 친구가 되길 바라본다.

그나저나... 왜 피그는 외따로 혼자서 댐 위의 풍차 집에서 사는 것일까?

분명 돌봐 줄 어른이 없으니까 매일 지저분한 흙투성이였을 텐데... 흠...;;;

 

 

 

 

 

 

 

 

 

댐키퍼

 

 

 

제목에서부터 글과 그림이 너무나 의미 있는 자림의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였다.

우리는 일상에서 보통으로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이 어쩌면 축복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무심함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때때로 내가 갖지 못한 것의 결핍감을 더 크게 인식하며 살아갈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단 한 번이라도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면...

아마도 그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어 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 결핍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내가 바라는 소원은 하나다. 그저 평범하게 남들처럼 보통으로 살아가는 그런 삶이었으면 좋겠다.

남들보다 특별한 삶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지금껏 살아보니 그저 남들과 비슷한 것이 최고였다.

exciting 한 삶도 바라지 않는다. 하루하루가 밋밋할지라도 평범한 보통의 삶을 살고 싶었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평범한 보통의 삶이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듯해도 결코 그런 것만은 아니겠다.

글과 그림이 있는 자림의 에세이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는 바로 그 이야기라 하겠다.

제목이 저자가 이 책을 통하여 말하고자 했던 핵심일 것이다. 보통은 결코 단순한 보통이 아니라고...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 속 자림의 그림은 예쁘지도 않지만 자꾸 보니 정겨웠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투박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아이가 그린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빠져드는 바람에 글보다 그림이 더 보고 싶어 책 읽기 곤란한 지경이었다.

저자의 어린 시절로 추측되는 한 가족의 일상으로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에피소드들이다.

아이다운 철모를 순수에서 조금씩 인생의 쓰라린 맛을 알아가며 어른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제부터 어른이 되는 것일까? 몸이 변하면? 마음이 변하면? 나이만 먹으면 절로 되려나?

아무튼... 너대여섯 살쯤으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와 아빠 그리고 태어난 남동생을 통하여...

세상의 기준인 그 누구도 아닌 나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고 하겠다.

어린 딸의 솔직한 감정 표현처럼 왜 어른이 되면 하면 안 되는 것인지를... 물론 목구멍 탓이겠지만...

어쨌거나 이 책은 백 번의 말보다 직접 읽어보는 것이 진가를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내용이다.

아이와 어른의 눈으로 바라본 각기 다른 세상... 그래서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너무나 보통의 평범한 삶이라 지겹다는 사람은 보통의 삶이 복 중의 복임을 모른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이 책 <보통으로 사는 건 보통 일이 아니야>는 생각보다 따뜻했고 작은 울림이 있었다 할 것이다.

(아... 좋은 내용인데... 눈은 단추구멍이 되어 가고... 머릿속은 하얘서 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구나.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지? 아마도 책을 예로 들 경우... 이런 책을 두고서 하는 소리 같다는...

앞이 안 보인다. 일단 오타는 없는 것 같고... 문법은 맞나? 다시 쓰고 싶은 강렬한 욕구는 일단 보류!)

 

 

 

 

 

보통으로사는건보통일이아니야

 

 

 

어차피 내게 소질도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작가로의 의욕을 꺾는 <마리의 돼지의 낙타>였다.

책 한 권을 내기 위한 작가의 지난한 노력을 짐작하지만 이 작가의 머릿속이 새삼 궁금해진다.

엄우흠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라는 <마리의 돼지의 낙타>는 비교적 잔잔한 편이다.

급격한 스토리 변화나 반전은 없었지만 어떻게 전개되어 나가나를 궁금하게 만든다고 하겠다.

무엇 하나 허투루 쓰인 것은 없었다.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 하나하나가 다 연결이 되어 있었다.

작은 에피소드 속에 등장하는... 역할에 의미가 없어 보이는 듯한 인물들 모두가 상관이 있었다.

마치 여섯 사람만 거치면 지구촌 모두가 아는 사람이 된다는 이론을 적용한 듯한 탄탄한 짜임이었다.

소설의 배경은 변두리 위성도시인 무동으로 이곳으로 흘러들어온 사람들 거의가 따라지 인생이다.

경수의 가족 역시 마찬가지 처지다. <마리의 돼지의 낙타>는 이 경수의 가족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경수와 경수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무동 주민들 이야기겠다.

일반적으로 비닐하우스라고 하면 꽃이나 과일, 채소 등을 재배하는 곳이지만 무동은 아니었다.

투명한 비닐 대신 시커먼 천과 판자와 스티로폼으로 이루어진 사람이 사는 비닐하우스였다.

월세방이나 고시촌에 사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훨씬 더 싼 집세를 내며 살 수가 있는 곳이다.

전직 경찰관인 경수의 아버지는 몇 번의 실패 끝에 분식집을 하다 사채업자에 쫓겨 무동으로 온다.

변태에 아동성애자란 누명을 끝내 벗어날 수 없었던 그의 죽음과 숨은 이야기도 반전이라 할 것이다.

최초의 무동 입주자인 로큰롤 고... 본명은 고봉길이지만 밀가루 한 포대로 개명을 한 인물이다.

토마토 문으로 개명을 한 여자를 만나 아들만 한 다스를 낳고 노가다 고로 개명을 하게 된다.

워낙에 등장하는 인물도 많지만 한 명도 빠트릴 수 없을 만큼 서로 서로가 연결이 되어 있었다.

모두가 해피엔딩이면 좋으련만... 세상사가 그러하듯 인물마다의 결말은 각각 다르다고 하겠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스토리마다 마다에 이유 없는 것은 하나도 없었던 <마리의 돼지의 낙타>다.

소설의 제목이 <마리의 돼지의 낙타>이지만 굳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될 듯해 보였다.

등장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가지가 얽혀 자라나듯 자연스레 연결이 되었다.

우리네 사는 평범한 삶을 고스란히 옮겨 놓은 듯한 스토리 전개가 낯선 듯 익숙하게 다가왔다.

허황된 이야기 같았던 것도 사실은 진실을 말하고 있었고... 개개인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다.

비록 즉시 느끼지는 못하였지만 서서히 물들어가듯 이유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할 것이다.

경수가 교도소에서 나온 후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두부가 든 김치볶음처럼 우연이 결국 필연이었다.

작은 조약돌이 떨어져 파문이 인 연못의 물이 연못 곳곳으로 번지듯 우리네 삶도 그러하지 싶었다.

<마리의 돼지의 낙타>는 자극적인 사건을 기대한다면 어쩌면 실망할지도 모를 소설이 될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비참할 수도 있는 무동에서의 생활이겠지만 전혀 그래 보이지는 않았더랬다.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의 묘사가 다소 비현실적이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다 했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 특유의 코드가 아닐까 싶었고 어두울 수 있는데도 어둡지 않게 다뤄 좋았었다.

아무튼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괜찮았던 <마리의 돼지의 낙타>가 아닐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현실에서는 생각하기도 싫은 따라지 인생들이었지만 <마리의 돼지의 낙타>에서는 그럭저럭...

비참한 삶도 비참한 사건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겠다 싶었던 작품이었다.

꽤 독특한 작가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가독성도 제법 좋았던 <마리의 돼지의 낙타>였다.

딱 한 마디 더 덧붙이자면... 읽기는 편했지만 서평 쓰기가 조금은 난감했던 책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들이 모두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이었고...

인생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우연은 필연으로 엮여 예측하지 못할 때 찾아왔었다.

이 소설을 읽기에 앞서 마지막에 실린 해설 부분부터 읽는다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겠다. 

 

 

 

 

 

마리의돼지의낙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