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 수가 없는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였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다 마찬가지일 테지만 자식들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랄 것이겠다.

이 책의 형식은 아빠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직관적 통찰로 깨달은 세상사 인생 법칙이지만...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아들과 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라 할 것이다.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는 내게 있어서도 크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비록 번듯하게 내세울 것은 없어도 나름 세상을 살면서 책을 읽으며 깨친 것이 다 담겨있었다.

하면 안 될 뻔한 실수를 사랑하는 내 자식이 저지르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볼 부모는 없을 것이다.

넓고 평탄한 지름길을 두고서 험한 길을 가려는 자식을 말리지 않을 부모 또한 없을 것이다.

먼저 세상을 살아 본 경험에 의하여 자식의 서투름에 안타까움으로 이런저런 조언을 하겠지만...

무식한 자가 용맹하다고 뭣도 모른 채로 무모하게 나서는 자식은 일순 거부감부터 일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체성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시기에는 부모에게 반항을 하고 일부러 엇나가기도 한다.

엎어지고 자빠져서 상처투성이로 깨질까 봐서 부모는 자식에게 미리 일러주고 싶어 할 것이겠다.

내 사랑하는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온전히 스스로 바라는 삶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에서...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 속에는 자기 자식을 위한 부성애가 절절했다.

절절하다 못해서 너무 내 자식만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엿보여 살짝 언짢기도 하였다.

지성인 다운 조언도 있었지만 세속적인 조언도 꽤 많이 있어 이런 게 부모 마음인가? 했다.

나 역시도 우리 아이들에게 베풀며 살라고는 했지만 네 실속도 챙기라고 조언을 했으니까...

정답이 없는 삶... 자식의 미래를 두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부모 된 누구라도 비슷하지 싶다.

딱 맞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자식들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자식이 넘칠 때 하는 잔소리와 모자랄 때 하는 잔소리가 달라지는 것이겠다.

오롱이조롱이라고... 자식마다에 성격도 제 각각이니 당연히 하는 잔소리도 달라질 것이겠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는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마치 내 마음을 훔쳐본 듯싶었다.

가까운 사람이 하는 충고, 자주 듣는 조언은 귀에 달지 않고 잔소리, 쓴소리로 여기기가 쉽다.

그래서 세상 누구보다도 진정이 담긴 자식을 위하는 말도 예사로이 흘리기 일쑤일 것이겠다.

그런데... 같은 말도 권위 있는 사람이 하면 말빨(?)이 먹힌다는 더럽게 씁쓸한 현실 앞에서...

부모가 아무리 목이 쉬고 입술이 부르트도록 날이면 날마다 이야기해도 귀를 닫고 듣지 않는...

아니, 자식들이 아예 무시해버리는... 세상 사는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부모가 진짜 하고픈 말!

이 <아들아,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글을 읽어라>에 고스란히 담겨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비록 내 이야기는 귀담아듣지 않아도 제 눈으로 읽는 글에서 뭔가 깨닫는 점은 있겠지 싶었다.

흠... 나흘째 창만 열어놓고 뭘 쓸까 고민하다 보니 글 연결이 매끄럽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책에는 내가 자식들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서 퍽 마음에 든 책이었다.

사나흘을 더 창 열어놓아도 결론이 달라질 것이 없겠다 싶어 중언부언 쓴 글을 맺으련다.

머리 굵어져 각자 독립된 삶을 살기에 마주 앉아 이야기는커녕 얼굴 보기도 힘든 요즘이다.

해서, 걱정되는 마음 건네기 힘들기에 차라리 이 책을 건네줌이 백 배 더 효율적일 듯싶었다. 

 

 

 

 

 

 

아들아삶에지치고힘들때이글을읽어라

 

 

 

 

"미술관에서 찾은 예술가의 삶과 심리"라는 딱 내 취향의 책인 윤현희의 <미술관에 간 심리학>이다.

심리학이나 미술에 깊은 소양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이런 소재는 매번 나의 흥미를 끈다.

'심리학을 공부하러 미술관에 간다'라는 저자의 말에 어느 정도 충분한 공감이 된다고 하겠다.

문학작품도 마찬가지겠지만... 미술작품도 작가의 삶과 사상이 투영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의 삶을 알고 감상을 한다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풍부해질 것이겠다.

수많은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에 매번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유독 내 취향에 맞는 그림이 따로 있는데...

뮤즈이자 화가였던 수잔 발라동의 아들이었으며 르누아르의 친자로 유추되는 모리스 위트릴로가 그랬었다.

고독했던 시절에 시간을 보내던(죽이던 이겠지만...) 몽마르트르의 외진 골목길을 주로 그렸다고 한다.

내가 나이브 한 화풍을 더 좋아하는 건지 숱하게 실린 작품 중에서도 유독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하겠다.

나이와 상황에 따라 각각 좋아지는 그림이 따로 있음은 아마도 나의 심리상태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리라...

윤현희의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미술과 심리 공부를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크게 5가지 주제로 나누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저자의 생각과 심리학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 화가와 작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기회일 것이다.

이 책을 읽기에 앞서 목차에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아마도 심리학의 발달과정을 맛보지 않을까 했다.

비교적 잘 알고 있던 화가의 작품과 생애도 그랬지만 잘 모르고 있던 작가와 작품은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그림은 우리에게 때로는 지친 삶에 위안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새 삶을 준비하는 기운을 불어넣기도 한다.

색이 주는 시각적 자극이 영향을 줄 것이겠지만 화가의 오롯한 영혼이 담겨 있기에 그러하지 않을까 싶었다.

언어와 문자로 감정을 표현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인간은 가장 먼저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해왔다고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작품마다에 녹아있는 화가의 당시 심리상태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했다.

아무튼... 언급할 것도 많았고 좋았던 부분도 너~~~무 많았던 <미술관에 간 심리학>이 아닐 수가 없었다. 

* 딴죽걸기 : p111에서... '무대를 준비 중인 발레리나의 풍경들을 무수하게 그렸지만,

그들의 얼굴이 흐릿하거나 뭉개져 있는 것은 그가 개인의 독자성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걸 반증한다.'

→ p112에서... '드가의 어두침침한 개성'이라고 이 책에서 작가가 표현을 하였었고...

p114에서... 언급한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가족관계는 매우 불행했다.'에서 짐작할 수 있듯...

드가는 시력이 나쁘기도 했었지만 여성에 대한 좋지 않았던 기억으로 안면인식 장애가 있었다고 한다.

그랬기 때문에 여성의 얼굴을 흐릿하거나 뭉개지듯 한 모습으로 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드가가 지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그려보냈던 그림에 지인이 무섭게 화를 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지인은 아내 얼굴이 너무나 흉측한 모습이어서 그 부분을 찢어버린 채로 드가에게 돌려보냈다고 했었다.

드가의 작품 중에서 특히 발레리나를 그린 그림을 좋아했었지만 왠지 미진한 부분이 있어 아쉬웠더랬다.

어쨌거나 척박하고 혹독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여야 만이 명품 악기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듯...

이 책 <미술관에 간 심리학>에서의 화가들이 겪은 불행이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 그러한 고통들이...

어쩌면 우리들이 해피 엔딩의 희극보다는 가슴 아픈 비극이 더 오래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처럼...

그들의 작품 속에 오롯이 녹아있기에 시대를 넘어 명작이라고 극찬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미술관에간심리학

 

 

 

카스피호랑이 비터와 김희창 교수의 절체절명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알파 베스티어리>였다.

페르시아 왕실에서 소수만을 길러왔다던 카스피호랑이는 반세기 전 이미 자연 상태에서 절멸해 버린 존재다.

우리나라의 동물원에 딱 한 마리... 아니,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딱 한 마리만 남은 카스피호랑이 비터다.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털에 연갈색 줄무늬를 지닌 비터의 도도한 자태는 사파리에서 단연 돋보인다.

한때 우리나라 최고의 동물 박사로 알려진 김희창 교수는 논문 표절 의혹으로 명예가 실추되었고...

최근 몇 년간 계속해오던 연구 실적의 부진으로 이래저래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곤혹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중에 김희창 교수는 명예 회복을 위한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굳게 결심을 한다.

이름하여 20억 베팅! 사자와 호랑이의 혼혈인 라이거를 야생에서 관찰해보고자 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20억 원에 백호 비터를 동물원에서 대여해 제자인 승우와 아름을 데리고 아프리카로 향한다.

(흠... 지구상에 유일한 존재인 카스피호랑이를 겨우 20억 원에 대여를? 난 200억 원을 달랄 테다!)

혜로 작가의 첫 작품인 소설 <알파 베스티어리>는 백호 비터와 김희창 교수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20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김희창 교수의 관찰 시점에서와 백호 비터의 사바나 적응 시점에서다.

다행히도 사자들은 비터를 조금 특이하게 생긴 암사자라 여기며 그들의 무리에 끼워주는데...

(알파인 수사자 세이드야 부인이 하나 더 생기는 일이겠지만 암사자 말키아의 입장에서는?

흠... 세이드의 명령으로 순응을 했었지만 못마땅해 했던 암사자들이 충분히 이해 가고도 남는다.)

그리스 자모의 첫 번째 자인 알파(Αα)는 처음, 첫째 가는 것을 뜻하며 여기서는 우두머리를 말한다.

베스티어리(Bestiary)는 동물 우화집을 말하는데... 검색 끝에 책 제목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자연상태에서 알비노로 태어난 개체는 약하게 태어나기도 하고 생존에 매우 불리하다고 알고 있다.

야생에서의 생존에 필수인 보호색이 없는 탓에 사냥 당하기도 쉽고 사냥하기에도 쉽지 않다고 한다.

더구나 비터와 같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환경에서 주는 먹이만은 받아먹고 자란 경우...

생존 훈련을 시켜서 야생으로 돌려보낸다 해도 스스로의 힘으로 적응하기가 쉽지가 않다 들었다.

비터는 양수겸장이 아닐 수가 없다. 사파리에서 자란 데다가 알비노여서 예견된 실패일 텐데...

우리나라 최고의 동물 박사였다는 김희창 교수는 비터의 고난을 과연 알았을까? 몰랐을까? 흠...

어쨌건... 책의 말미에 모든 의혹은 밝혀지겠지만... 도입부에서 아름이란 여자... 진짜 짜증이 났다.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븅해서... 혹시... 이 작가... 여성 혐오 내지는 비하 심리가 내재되었나? 했다.

게다가 다큐멘터리를 찍겠노라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민폐 작렬 선주란 여자에게서도 그랬었다.

오히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의 동물들이 훨씬 솔직해서 인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 것이다.

거침없이 사바나를 누비는 암사자와 수사자... 무리를 이끄는 알파... 사자의 경우 알파는 수컷이지만...

하이에나 무리에서의 알파는 암컷이라고 한다. 이에 백호 비터는 자신이 알파가 되고자 한다.

비터의 파란만장한 사바나 적응기도 흥미로웠지만 백호를 둘러싼 음모와 배신도 꽤 흥미로웠다.

배신은 배신을 낳고 그 배신은 또 다른 배신이 되어 등장인물과 독자(나)의 허를 찔렀다.

뒤통수를 치는 사건과 사건이 꼬리를 물고 스펙터클한 장면들이 꽤 있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인간은 인간들끼리 흥미진진... 동물은 동물들끼리 흥미진진... 제법 인기를 끌 듯한 글의 전개였다.

비교적 기대치가 높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첫 작품치고는 꽤 잘 짜인 내용이겠다.

소재도 흥미로웠고 즐겨보던 야생 다큐와 스릴러 영화가 잘 버무려진 맛난 비빔밥과 같았더랬다.

끝까지 븅하고 어이없었던 아름과 승우의 배신에 이유가 있었음은 책을 덮을 무렵에야 알게 하다니...

"이 책 재밌더라!"라는 이웃님들의 서평이 허황되지 않았음을 완독 후에 깨닫게 되었다. 하핫~ ^^*

 

 

 

 

종족 보존을 위해서 일생 동안 보다 많은 수의 후손을 남기려는 욕망이 수컷의 본능이라면, 그중에서도 우수하고 환경 적응에 적합한 개체의 유전자만을 선별하여 후대에 생산하려는 욕망은 수컷과는 달리 번식의 기회가 제한되어 있는 암컷의 본능이다. 여러 대에 걸쳐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알맞은 변이를 가진 개체만이 번식에 성공한다는 찰스 다윈의 성 선택론은 그러한 약육강식의 사바나 초원에서는 불변의 진리와도 같다. 사자처럼 일부다처의 군집 형태를 이루고 있는 동물들의 사회에서는 수컷 개체들의 정원에서 상위 10% 내외의 경쟁력을 가진 개체만이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가 있는 것이었다. -72p

 

 

 

 

 

 

 

 

알파베스티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