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라... 자의든 타의든 쉽지 않을 상황일 텐데 왜 <조금만 더 백수로 있을게>라고 했을까?
...라는 원초적인 이유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청춘 하지혜의 에세이가 되겠다.
"하고 싶은 게 많고, 뭘 해야 좋을지 몰라서"라고 하는데... 일단 조급하지 않아 좋아보기는 했다.
백수라는 단어가 답답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표지만큼은 편안한 휴가를 즐기는 듯 보인다.
현재가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안하더라도 청춘은 일단 시간이란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고 주어진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보다는 훨씬 처지가 나은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삶의 무게가 더 가벼워지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선택한 백수라면야 의미가 다르겠지...
하... 대한민국에 무려 100만에 달하는 청년 백수가 있다는데... 듣는 것만으로도 갑갑하다.
물질(돈)이 없으면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기에 백수 생활에서는 반드시 벗어나야만 할 것이겠다.
직장생활 힘들다는 딸에게도 경제적인 능력이 있어야 자립이 가능하다며 사표 내지 말라는 나다.
나이를 덜먹었을 때... 청춘이라고 부를 수 있었을 때야 어디건 일할 수 있어 불안은 덜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내 근심의 가장 큰 부분을 담당하는 경제적 문제... 취직하기 힘들다는 것이겠다.
어쨌거나 저자인 하지혜는 <조금만 더 백수로 있을게>라지만... 책을 냈으니 백수는 아니지 않을까?
열심이었지만 그래도 취직하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일상을 솔직하게 쓴 글이라 하겠다.
사실 예쁜 책이기는 한데 조금 거슬리기는 했더랬다. 물론 사고의 다양성을 인정하긴 했지만...
젊은 사람이 왜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을까 싶었지만 그 시기를 거쳐왔기에 이해 못할 것도 없었다.
개구리는 멀리뛰기 위하여 한껏 움츠린다고 한다. 저자에게도 그 움츠리는 시기란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는 사람은 드물지 싶다. 외부 요건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게끔 만들 뿐...
남들처럼,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어서 온갖 스펙을 쌓으려 열심히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저자와 같은 갈등에 빠지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란 생각에 안타깝기도 했다.
이 암담한 시간들이 끝나면 터널의 끝처럼 빛이 보일 거란 생각이었지만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한없이 무겁기만 한 이 시대의 청춘들의 힘듦이 남의 이야기만 같지 않아 기분이 점점 가라앉았다.
그래서 꽤 오랜 시간을 던져두고 돌아보고 싶지 않았던 <조금만 더 백수로 있을게>였었다.
그래... <조금만 더 백수로 있을게>란 그 마음을 이해하니까 조금만 백수로 있으렴 싶었더랬다.
저자 하지혜의 마음을 일백 프로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청춘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던...
대한민국 청년 백수의 이야기였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힘들지 않은 청춘이 없을 테지만 말이다.
조금만더백수로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