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우주의 크기를 상상한다면 과연 우리 인간의 존재는 얼마 만 한 크기일까?
농구공 위의 개미? 점? 글쎄... 아마 티끌보다 미미해서 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을 것이다.
1977년 9월 5일 지구를 떠난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가 1990년 2월 14일 지구로부터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명왕성 궤도 부근에서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찍은 사진을 보면
70억 인구가 살아가는 지구는 그야말로 광막한 허공에 떠 있는 한 점 티끌에 불과할 뿐이라 한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에 의해 '창백한 푸른 점'이라 이름 붙여진 우리의 지구다. (p51)
국내 대표적인 천문학 작가 이광식의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는 몹시 흥미로웠다.
요즘은 빛공해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공기가 탁해 도시에서 좀처럼 별을 보기가 힘들다.
오랜 옛날이 되겠지만 내가 어릴 때는 동네 한가운데에서도 밤 하늘의 별을 볼 수는 있었다.
더 어릴 적으로 돌아가서 집 바로 위 공터에 자리를 깔고 가만히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어찌나 깊고 청정한지 별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속으로 풍덩 빠질 것만 같아 두려웠다.
별 이름은 하나도 몰라도 우주가 무엇인지 몰랐어도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느낌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나이였지만 생각이 저 홀로 우주 끝까지 순식간에 다녀오곤 했었다.
어쩌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들에 대한 이해의 싹이 이때 움텄을지도 모를 일이겠다.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는 읽을수록 블랙홀에 빨려 들듯 점점 몰입되는 그런 책이었다.
우주와 천체 이야기를 몹시 좋아하지만 이론만 나오면 머리 아파하는데 이 책은 아니었다.
물론 공식도 나오고 상상하기 힘든 숫자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지만 오히려 흥미진진했다.
"중력 도움"으로 탐사선의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는 부분에서는 상상만으로 '뱅.뱅.뱅~' 했더랬다.
추진력 없이 행성의 인력을 사용하여 스윙바이(Swingby)와 플라이바이(Flyby)를 하다니! (p209)
행성의 인력만 살짝 훔치려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탐사선의 속도를 계산해야 할 텐데...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도 엄청나게 뇌에 쥐 내림이 오는데 이걸 계산해내는 과학자들의 능력이란!
이 책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는 우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엄청 좋아할 책이었다.
놀라운 부분이 한둘이 아니라서 책을 읽어가면 갈수록 감탄이 절로 나온다고 할 정도였다.
얼마 전 블랙홀의 상상도를 처음으로 재현을 하였다고 해서 뉴스에서 이슈가 되었더랬는데...
내가 학생 때에 보이저호를 쏘아 올려 온 세상의 이목을 집중했던 때가 생생하게 되살아 났다.
아폴로호가 달 착륙을 했을 때는 너무나 어려서 거의 기억에 없어도 꽤 다양하게 접했었다.
현재 태양계의 가장자리에 있는 명왕성과 카이퍼띠 탐사를 위해 뉴 호라이즌스호(New Horizons)가...
무려 총알의 200배 속도로 날아 임무를 완수하고 2038년 12월 경이면 태양계 바깥을 탐사할 거란다.
흠... 까마득한 내 어린 시절 생각만으로 우주를 날던 때 우주 끝까지 가면을 상상했더랬는데...
내 두뇌를 아인슈타인과 바꾸고 싶을 정도로 내 머리의 둔함에 답답해했었던 기억이 난다.
뜬금없는 글 마무리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열등생이었던 아이들이 외국에서는 펄펄 난다고 한다.
그 아이들의 놀라울 정도의 우수함은 달라진 환경(교육)의 자극 때문이었다고 해도 놀랍지는 않다.
같은 두뇌를 타고나도 어떤 부모 아래서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영재와 범재로 갈리니까...
어쨌거나 별 관측(우주)에 관심 있는 사람치고 문제아는 없다고 하니 깊이 기억해둬야겠다는...
너무 흥미로웠고 읽을수록 더 몰입이 되었던 <우리는 스스로 빛나는 별이다>이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요 며칠 잠과 약빨에 간신히 버틴 내 컨디션 때문에 더 재밌게 못 읽고 쓴 게 아쉬울 뿐이다.
다음 세대를 위하여 쓴 아우름 시리즈였지만 누구나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었다고 하겠다.
우연인 듯하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었던 기적과도 같은 확률인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기도 하였다.
우리는스스로빛나는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