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문제를 해결해 줄 것도 아니면서 웬 오지랖들은 그리도 넓은지...
얼마 전 읽은 책에서의 오지라퍼들을 이 책에서도 또 만나게 되니 참 씁쓸하기만 하다.
<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의 저자 신소영은 제목에서 유추하듯 비혼이라고 한다.
기혼, 미혼... 그리고 비혼... 결혼 유무를 두고서 나눈 단어인데... 꼭 이렇게 나눠야 하나 싶다.
서양에서 남자는 결혼을 하건 아니 하건 간에 무조건 미스터란 호칭을 한다고 하고...
여자의 경우 결혼을 하면 미세스(미시즈),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미스란 호칭을 한다고 한다.
그러다 여성운동의 일환으로 여자도 호칭을 통일하자고 하여 뜻있는 이들은 미즈라고 한다.
돌아보니 꽤 오래전의 일로... 아마 내가 이십 대 중후반 무렵 이전부터 일었던 운동이지 싶다.
이 책과는 살짝 빗겨난 이야기이긴 해도 이 글을 쓰며 생각이 나서 잠깐 언급을 해보았다.
요즘 가끔 보는 드라마가 있는데 포털사이트에 근무하는 여성이 우연히 혼밥하는 여성을 만나...
두 사람이 합석을 하며 나누는 이야기 중에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 상대 여성에게...
여주인공이 외국에서 살다 왔느냐며 묻는 장면이 있어 새삼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문화의 차이란 것을 이해는 하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일을 대수롭잖게 묻는 이들이 많다.
아이 없이 두 부부와 고양이가 산다는 책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더랬다.
결혼을 하고 아니하고 간에 아이를 낳고 아니 낳고 간에... 개인마다의 사정이 다 있을진대...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문제를 해결해 줄 것도 아니면서 왜들 그리 입질을 해대는지... 참...
내가 가치관이 있다면 상대방도 상대방의 가치관이 따로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나 보다.
<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의 저자 신소영 역시 비슷한 상황을 자주 접했던 듯하다.
진정으로 이해를 하고 내 일처럼 생각해주는 사람은 오히려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어설프게 위하노라 친하노라 하는 사람들이 아픈 가슴을 헤집는 이따위 질문을 해대곤 한다.
자기들 딴에는 대화를 부드럽게 풀어가려고 그러는지... 지 자랑질을 하고파서 그러는지...
아무튼... 돈짝만 한 얼치기 경험으로 아무렇지 않게 무례한 질문을 해대는 것은 이제 그만하자!
평범한 것이 가장 좋은 것임을 물 흐르듯 무난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이해가 힘들 듯하다.
잃어본 사람이 잃은 것의 소중함을 알고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 결여의 아픔을 잘 알듯이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쉰에 가까운 나이라고 한다. 굳이 비혼을 택하진 않았지만 비혼이라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숱하게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었을 듯하고 집에서도 마찬가지일 듯하다.
매번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면 흔히 나오는 소리들을 다 들었음을 미루어 짐작이 간다.
어머니를 모시고 해외여행을 갔는데 사위는 어디 갔느냐 아이는 어떻게 했느냐 묻더란다.
흠... 할 수도 있는 이야기겠지만... 안 할 수도 있었던 이야기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결혼하지 않았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 없고 아이 없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 없다.
내가 만족하는 삶은 사람마다에 제각각일 터다. 혼자 살면 어때? 내가 좋으면 그만인 것이지.
가지 않은 길에 미련은 누구나 있을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며 비혼도 어때? 멋지지 않나?
가끔 외롭고 미래가 걱정될 때도 있겠지만... 어떤 상황에서건 간에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아이 없이 남편과 고양이와 사는 삶도 상관없고...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삶도 상관없고...
저자처럼 남편도 고양이도 아이도 없지만 어머니와 함께... 나중에는 혼자라도 잘만 살면 될 테지...
비혼의 삶을 잔잔하게 들려주는 신소영의 <혼자 살면 어때요? 좋으면 그만이지>였다.
어떤 날은 혼자여도 잘 살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날은 혼자여서 사는 게 두렵다.
어떤 날은 아직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품고 어떤 날은 너무 늦어서 모든 게 부질없다고 여겨진다.
어떤 날은 세상이 호의로 가득 차 보이고 어떤 날은 세상이 무섭도록 불친절하다.
어떤 날은 사람 덕분에 행복하고 어떤 날은 사람 하나 때문에 상처받는다.
생각해보면 세상도 사람도 나도 그대로인데
변덕스러운 내 마음만 분주히 흑과 백을 오가는 것이었다. ___본문 중에서
혼자살면어때요좋으면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