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 중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를 만났다.

현대문학에서 10년 만에 전면 개정하여 나왔다는데... 꽤 재밌게 읽었다 할 것이다.

"가가형사"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해서 기대가 컸다.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은 개정판인데... 네이버 책 정보에는 잘못된 것이 올라와 있다.

어떻게 하지? 예전 책에 보내야 하나? 잘못된 책에 보내야 하나? 하하하~ 곤란하다.

아무튼...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는 제목에서 보듯 두 명의 살인 용의자가 등장한다.

출판 당시, 범인이 누구냐는 문의 전화로 출판사를 마비시켰던 문제작이라고 한다.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이 책의 맨 마지막에 봉해져 있어서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느 날 홀로 도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여동생 소노코가 오빠 야스마사에게 전화를 걸어온다.

'믿었던 상대에게 배신을 당했다'라며 그다음 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지만 내내 소식이 없다.

걱정이 된 오빠 야스마사는 여동생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소노코는 싸늘한 시체 상태다.

와인을 마신 흔적과 수면제 약 봉투가 둘, 등과 가슴에 전선을 연결한 채 자살한 것처럼 보인다.

단 하나뿐인 사랑하는 여동생이 살해되었다는 것을 경찰의 본능적 직감으로 느끼게 된다.

‘내가 죽으면 아마 가장 좋을 거 같아.’ 여동생이 죽기 전 남긴 말의 진실을 밝혀내야만 한다.

사건 현장을 은폐하며 복수를 맹세하는 야스마사는 은밀하게 사건을 수사하기로 한다.

용의자는 둘... 하나는 여동생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가요코와 또 하나는 옛 연인 준이치다.

둘 중에 누군가 여동생을 죽였다. 경찰이 사건을 눈치채기 전에 먼저 범인을 알아내야만 한다.

조실부모를 한 탓인지 본래의 성향인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몹시 껄끄러운 소노코였다.

혼밥을 위해 식당을 찾아가던 중 우연히 골목길에서 작품 전시를 하고 있는 준이치를 만난다.

고양이 그림을 사게 되고... 두 사람은 사귀게 되는데 가난한 화가인 줄만 알았던 그는 상속자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처럼 내 친구를 소개했는데 그만 두 사람이 눈이 맞아버렸던 것이다.

소노코와는 달리 가요코는 연예인을 지망할 만큼 눈에 확 띄는 외모였기에 예견된 비극이었다.

이래서 남자는 자기보다 잘난 친구를 데려가고 여자는 자기보다 못한 친구를 데려간다고 한다.

어쨌든 간에... 인간관계가 거의 단절된 소노코였기에 의심받아 마땅할 두 사람이었다.

두 사람에게 가까이 간 야스마사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동분서주를 하고... 그러던 차에...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인 "가가형사"는 차근차근 특유의 수사를 벌여나가며 진실에 다가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형사" 시리즈를 처음 접했기에 나로서는 호기심이 무척 동했더랬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가 내가 처음 접한 "가가형사" 시리즈인데 꽤 재미나게 읽었다.

이 책은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이 없어도 가독성이 매우 높은 편에 속했다.

잔잔? 차분? 하게 진행되는 사건에 다가가는 방식이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표면적으로는 오빠 야스마사가 사건을 수사하는 듯 보였지만 "가가형사"도 가만있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자살 사건에 의문을 품고 야스마사가 조작한 사건 현장에서의 증거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야스마사가 놓친 결정적 증거에 한 발 앞서가며 범인에 대한 추적을 야무지게 하고 있었다.

또한 자기가 얻은 정보를 야스마사에게 제공하며 그의 복수를 제지하려 노력하고 있었더랬다.

사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누가 범인이다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아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겠다.

복선이 너무 많았기에 두 사람 중에 잃을 것이 더 많은 사람이 범인이지 않을까 생각할 따름이다.

가가 교이치로... "가가형사"의 활약상이 궁금해서 다른 작품들도 챙겨서 읽어야겠다.

왜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였다.

 

 

 

 

 

둘중누군가그녀를죽였다

 

 

 

예전에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는 공황장애란 단어가 요즘은 부쩍 자주 접하게 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김구라 씨가 방송에서 공황장애로 치료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안84도 이상민 씨도 방송 도중에 공황장애가 올 것 같다며 "약 좀 먹고 시작하자"라는 장면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황장애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구나를 느꼈다.

방송을 통해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노라고 고백한 연예인이 의외로 많아서 놀랍기만 했었다.

내 경우에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가슴이 느닷없이 뛰고 불안했던 적이 있었다.

자주는 아니었더라도 그럴 때면 행여나 무슨 나쁜 일이 생기지 않았나 싶어 걱정이 되었다.

진정이 되면 금방 잊어버렸지만 죽을 것 같이 심한 경우는 그럴 수가 없을 것만 같다.

그래서 잘 나가던 일도 그만두는 많은 연예인을 보면서 공황장애가 꽤 심각한 병이라 생각했다.

100만 유럽인을 치료한 가장 과학적인 불안ㆍ두려움ㆍ공황 통제 설루션을 다룬 이 책...

<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에서 클라우스 베른하르트는 오랜 경험에 의해...

지금 사용되고 있는 표준 치료법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최신 뇌 연구를 통해 밝혀낸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고안해냈다고 한다.

클라우스 베른하르트 치료법은 뇌의 뉴런이 작업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하며...

공포의 패턴을 차단하는 기술인 10개의 문장을 따라 연습하다 보면 삶이 건강해진다고 한다.

기존의 낡은 방식에 의해서 좀처럼 완치가 되지 않는 공황장애가 이 책에 의하면 참 손쉽다.

당연한 이야기로 '내 치료법은 낡았기에 치료받아봤자 별 소용이 없소.'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온갖 약물로도 쉬이 낫지 않는 병인 공황장애가 이리 쉽게 낫다니 놀라울 따름이겠다.

심리치료의 역사가 20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많은 것이 달라짐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오랜 예전의 방식을 오늘에 와서 같은 방법으로 적용하면 안 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다.

공황장애를 뇌과학에 접목하여 치료하는 방식은 신선하면서 획기적인 듯이 보였다.

우리 뇌의 신비하면서도 신기한 기능이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하는 것과 같이 발맞춘 듯하다.

공황을 느끼는 것이 시청각과 촉각이라고 하는데 치료하는 방법도 어렵지 않고 쉬웠다.

다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말이다.

병이 들면 어떤 의사를 만나느냐에 달라지고 심리치료 역시도 믿을만한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

병원을 순례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몇몇 군데는 다녀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통제할 수 없는 극심한 공포인 공황은 습득한 경험이기에 치유 가능하다고 해서 참 다행하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5가지 감각을 동원한 연습을 통하여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장면이 좌에서 나타나면 우로... 위에서 나타나면 아래로 밀어내는...

클라우스 베른하르트의 <어느 날 갑자기 공황이 찾아왔다>는 재밌으면서 많이 유익했다.

치유되기 힘든 병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치료된다니 믿을 수가 없었더랬다.

이미 앞에서 이야기했듯... 반드시 최신 기술을 익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어느날갑자기공황이찾아왔다

 

 

 

저자 가쿠타 미쓰요는 30년 가까이 여행을 다닌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라고 한다.

와, 정말 대단하다. 아직 30년도 채 못 산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텐데 여행 다닌 기간이 30년이래.

그 덕분에 대문 밖을 나가지 않으려는 나 같은 집순이의 대리만족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여행은 외향적인 사람이 즐겨 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유별나게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헐... 여행은 성향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가 보다. 용기 있는 사람이 떠나는 줄 알았더랬다.

그래서인지 많은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성격이 다른 듯한 <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였다.

낯선 나라 낯선 곳을 여행하며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의 인연을 매우 소중히 여기는 듯하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와 만나는 경험이라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부럽도다.

조금이라도 팔팔했던 때의 나도 어디 어디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지의 곳이 주는 기대와 흥분보다는 그곳에서 겪을 일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더 크다.

그래서 비겁하지만... 이렇게 남들이 다녀온 여행담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에 만족한다.

저자는 다양한 곳을 여행하며 그곳이 주는 느낌을 소중히 여긴다고 한다. 지난 추억도 만끽하며...

딱히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지만 그곳에 가면 그곳 자체에 볼일이 생긴다니 참 신기하다.

하기야 매일 보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있듯 여행지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내 경우 번잡한 것보다는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편인데 저자의 성향 역시도 그러한 듯했다.

특히 태국의 타오섬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어떤 점이 그렇게 마음에 들었는지 나도 가보고 싶어진다.

아니다. 후텁지근한 날씨일 텐데 내가 견뎌낼지가 걱정이라서 더운 나라는 일단 패스하련다.

딸이 제가 가 본 동남아 나도 같이 가자는데 열이면 열 다 싫다고 했다. 일단 그 나라는 더우니까.

“유별나게 겁이 많은” 사람이라는 저자는 사실은 겁이 없는 듯했다. 뭐든 경험할 용기가 있어서...

잔잔하게 그동안 여행을 다니며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비교적 편하게 읽을 수가 있었다.

젊은이들이 배낭을 메고 다니는 여행담은 도전해 볼 자신이 없어 별로 읽고 싶지가 않은 편이다.

나이 지긋한(?) 저자의 ‘아무것도 없는 장소’를 여행한 이야기는 성향이 맞는지 거부감이 없다.

꽤 오래전에 다녀온 곳이라 지금은 엄청 변했다고 하는 곳이 더러 있어 추억은 추억으로 이겠다.

나도 잠깐 나들이(?) 했던 내 마음에 든 장소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추억 속에 있어 이해가 된다.

어디든 떠나야 좋아하는 마을이 생기든 말든 할 텐데... 어쨌든 대리만족은 충분한 책이었다.

 

 

 

 

 

좋아하는마을에볼일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