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야! 독자의 뒤통수 한 번 제대로 친! 소설이 아닐 수가 없다!

작가의 얼굴을 본 사람이 없는지... 복면 작가라는 야도노 카호루의 <기묘한 러브레터>다.

처음의 전개와는 전혀 다른 결말에 독자의 평이 왜 요란 법석인지 단번에 이해가 된다.

뒷날개에 가득한 평들에 심드렁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비로소 하나하나 제대로 눈에 들어왔다.

나도 덧붙이겠다. 절대 절대 저~~~얼때! 결말부터 읽지 말라고 경고한다! 표지도! 띠지도!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던 미즈타니와 미호코가 어쩌다 30년 후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단도직입적으로 결혼하려던 두 사람이 왜 결혼하지 못했는지를 충격 결말에 자세히 알 수가 있다.

어떤 이유로 (나쁜 놈!) 느지막이 페이스북을 시작한 미즈타니는 왠지 익숙한 이름을 발견한다.

여기서! 왜! 미즈타니가 페이스북을 30년 후에야 시작했는 지도! 결말 부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의도적이었는지 우연이었는지도 이 책을 다 읽은 후에야 독자 각자의 상상에 맡기고 있을 터다.

파도타기(?)로 추적을 한끝에 결혼식 날 행방을 감춘 미호코임을 확신하고 메시지를 보낸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안부를 주고받으며 30년 전의 추억 더듬기로 부드럽게(?) 전개가 되고 있다.

그러다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인간 혐오 내지는 회의감으로 치를 떨 숨겨진 이야기들이 속속 드러난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그래서! 내가 초능력 중에서 사람의 마음을 읽고 싶은 능력을 갖고 싶어 했던!

내가 알던 사람이 실제 하는 본 모습인가를 의심하고 싶을 만큼 두 사람의 실체가 하나둘씩 밝혀진다.

본디 대화체나 편지체의 글을 읽기 힘들어했는데 <기묘한 러브레터>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물론 두 사람이 추억을 더듬던 처음에는 썩 좋지만은 않았지만 워낙 전개가 충격적이라 술술 읽혔다.

작가가 러브레터 앞에 왜 "기묘한"을 붙였는지... 역시 마찬가지로 책을 덮은 후 짐작이 가능하겠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을 밝힌다면 완벽한 스포가 될 것이므로 여기에 쓰지는 않겠지만...

어쩌면 영화 '친절한 금자 씨'를 연상할 독자도 있겠단 생각은 지나치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책 제목과 글 형식에서 전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스릴과 서스펜스의 "콰과쾅!" 충격적인 결말이 될 것이다.

얇은 책이라서 자칫 지루할 귀향길에 챙겨두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은 몰입감 최고인 소설이 될 것이다.

당신은 이 결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내 나이가 몇 갠데? 못 받아들일 것도 없지! 만은...

와우! 생각하지도 못했던 결말이 뒤통수 맞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그런 소설이라 알 것이다!

 

 

 

 

기묘한러브레터

 

 

 

도시계획가 최민아와 함께 걷는 도시 산책인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다.

길이 누군가 다니다 보면 저절로 생겨나듯 도시도 사람들이 모여들면 자연스레 생겨난다고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람이 모여 산다 해서 도시가 되질 않고 몇 가지의 조건을 갖춰야 한단다.

작년 여름에 우리가 살던 동네를 다녀왔던 딸이 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다니던 동네가 워낙 많이 변해서 낯설더라며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는 곳도 있더란 말을 하였다.

요즘은 위성으로 지도 보기를 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현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세상이다.

이전의 거리 모습도 볼 수가 있어 직접 가지를 않아도 변화된 모습을 얼마든지 확인 가능하다.

전부터 가끔씩 내가 살던 동네를 지도 검색해서 보고 있었고 도시계획이 세워진 동네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럴 것이다 짐작을 하고 있던 나는 새삼 놀라울 것도 없었지만 딸에게는 꽤나 당황스러움이었던 듯하다.

잠시 떠났다 몇 년 만에 다시 돌아온 곳이긴 해도 내게 있어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곳이었기에...

길을 넓히고 고층 건물에 대단지 아파트가 쭉쭉 늘어선 모습은 솔직히 내겐 보기 좋지만은 않았더랬다.

여기는 친구네 집이었지... 저기는 그때 이런저런 일을 하였었지란 추억이 사라지는 듯하여서였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일부러 찾아가서 추억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싶지가 않았다.

해서 딸에게도 기억 속에만 남겨두고 꼭 가야 할 일이 없다면 되도록이면 가지 말라고 하였었다.

다시 돌아온 예전에 살던 동네는 여전한 곳도 완전히 달라진 곳도 있어 익숙함과 낯섬이 공존했다.

내가 떠났다 다시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이 유년을 보낸 곳도 같은 듯 다른 동네였다.

아이들 학교를 중심으로 우리가 사는 곳은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건너편은 완전히 새로 생겼더랬다.

내 학창시절의 기억 속에 있던 오밀조밀 머리를 맞대고 있던 집들을 깡그리 밀어버리고...

들어선 평지의 대단지 아파트는 한 번 가보고 두 번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곳으로 다가왔었다.

내가 다시 돌아와서 느꼈던 그 감정을 딸이 오랜만에 찾아갔던 동네에서 느꼈을 거라고 이해가 되었다.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를 읽노라니 지난날 내가 살던 곳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한 동네 토박이였으면 좋았으련만 부모님이 내가 태어난 집을 팔고 이사를 다녔더랬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사람들이 왜 고향을 살던 곳을 정든 곳을 그리워하는지가 저절로 이해가 갔다.

저자가 이 책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에서 하고 있는 말과는 다른 이야기겠지만 그랬다.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 문득 든 생각은 만약에 내게 도시의 설계를 맡긴다면 어떻게 할까?였다.

내 경우 지나치게 크고 화려한 것도... 낡고 좁은 것도 싫어하기에 그 중간 어디쯤이 될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도시가 바뀌면 나의 삶이 바뀐다고 한다. 그것도 크게... 뭐,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는지?

사람들에게 매력이 있는 공간이어야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인다고 한다. 편해서 일 것이겠다.

편리함보다 더 중요한 것이 편안함이라고 한다. 나는 편리함도 편안함도 충족하면 좋겠다 마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솔직하게 나 역시 편리함도 좋지만 편안함을 선택할 것이겠다.

저자가 이 책에서 언급을 했던 물길과 바람길이 있는 도시에서의 삶이 나도 그립다 할 것이다.

물과 바람과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나만의 상상의 날개를 펴게 만들었다.

시간과 공간이 만나 만들어지는 도시... 어떤 도시여야 행복한 삶이 될지를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옛 기억을 더듬게 하고 내가 살고 싶은 곳을 그리게 해준 <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였다.

 

 

 

 

 

도시는만남과시간으로태어난다

 

 

 

짧은 글 속에 긴 여운이 있는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였다.

삶이 만만하지가 않음은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동의할 분들이 많을 터다.

아득바득 열심히 산다고 살아도 순간순간 인생이 무상해지고 삶에 회의가 느껴지곤 한다.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올 때 문득 밤 하늘의 별이라도 보면 좋으련만...

고개 들어 하늘을 바라볼 여유조차 없을 때 우리는 비감에 젖어들곤 한다.

삶의 무게로 짓눌릴 때 필요한 책인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겠다.

이 책은 마음이 복잡할 때, 머리가 복잡할 때, 일상 자체가 복잡할 때,

그래서 이래저래 되는 일이 하나 없을 때

잠시 쉬어 갈 인생의 쉼표를 총 3장에 걸쳐 찍어주는 행복 에세이라고 말하고 있다.

얼굴을 펴면 인상이 좋아지고, 허리를 펴면 일상이 좋아지고,

마음을 펴면 인생이 좋아진다.는 쭈글탱이 내 인생을 쫙 펴지게 하는 주문이겠다.

전제적으로 좋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모두 소개하면 좋겠지만 대표로 둘만 적어본다.

하나하나 챙겨 읽노라면 내 마음의 독소인 부정적 관념을 몰아내기 참 좋은 글들이다.

뭐든 마음먹기 나름... 긍정적이어야 어제보다 한 뼘 더 나를 성장시킬 테니까 말이다.

 

 

능력이 되질 않는데... 그래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큰일이...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연이어 생기자 머릿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

준비된 것도 없고... 도움 줄 사람도 없고... 이런저런 사정을 봐주질 않아 많이 힘들었다.

겉보기엔 강철 멘탈일지 모르겠지만 실제 유리 멘탈인 나는 기어코 터지고야 말았다.

"나도 숨 좀 쉬고 살자!" 고... 켜켜이 쌓아둔 감정들이 일순간 분노와 서운함으로 쏟아졌다.

그랬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없었지만 내 감정을 알릴 수 있어 조금은 숨통이 트였다.

주전자 뚜껑에 뚫려있는 조그만 구멍의 기능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 줄은 미쳐 몰랐다.

압력이 지나치게 가해지면 폭발이라는 대참사가 발생을 하기 마련이다.

감정 역시도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기어코 분노라는 형태로 폭발을 하게 된다.

주전자의 펄펄 끓는 물이 폭발하지 않도록 미리 뚜껑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듯...

사람도 뚜껑 열리지 않게 숨 쉴 구멍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글에 깊은 공감이 되었다.

 

 

불행도 행복도 나의 선택에 달렸다란 글에 더없이 동감을 한다.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조건들이 때때로 나를 깊은 우울감에 빠트리곤 하지만...

무엇보다 내게 더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마냥 원망할 수만은 없었다.

부모 잘 만나는 것도 능력이라는 어떤 이의 말이 여럿 가슴을 후벼팠을 것이다.

딱히 부정할 수는 없는 말이지만 그보다 못한 환경에서도 잘 된 사람이 많다는 것.

현재의 내가 너무 불만족하고 미래가 불안해지는 이유를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

어쩌면 기회일 그때에 했던 나의 행동들이 지금의 내가 되었던 것임을...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고 지난 일에 미련도 원망도 말아야겠다.

더 나이가 들어 동안을 미모를 유지하는 것보다 푸근하고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다.

어차피 노화는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기에 아등바등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정주영도 죽었고 김일성도 죽었다. 입버릇처럼 내가 하는 말이다.

재도 권력도 죽음을 피할 수가 없고... 미모도 건강도 언젠가는 스러지기 마련이다.

불행도 행복도 나의 선택... 오늘도 마음 굳건하게 먹고 좋은 생각만 하고 살련다.

만인이 부러워할 조건은 내가 선택할 수 없었지만 내 마음은 내 하기 나름일 테니까...

<발걸음 무거운 당신에게 쉼표 하나가 필요할 때>는 힘든 삶의 위안이 될 글들이었다.

행복을 끌어당기는 마법이 따로 없다. 내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주문일 터다.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또 실행하는 삶이 되길 바라본다.

바라는 것이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뤄짐을 경험으로 알기에 오늘부터 시작!

 

 

 

 

 

발걸음무거운당신에게쉼표하나가필요할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