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 생략...)
운명이란 참으로 잔인하다... 내가 선택하지도 않은 것도 단죄를 한다...
신의 손가락에 나오는 인물들도 거의 몇을 제외하곤 운명이 저버린 사람들이다...
사회의 밝은 곳이기 보다는 오히려 어둠 속에서 활동을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소매치기인 쓰지나 마르체라로 살아가는 히가루 역시도 마찬가지...
쓰지가 뒤쫓던 나가이와 하루, 야스를 비롯한 그 일당들도 벗어날 수 없는 어둠의 사람들...
빛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의 아픔을 알고 있을까...?
그런 삶을 스스로 살고 싶어서 그런 삶을 살고 있다고 혹 착각은 하고 있지는 않을까...?
아무런 삶의 고통도 모른 채 그저 순탄하게만 사는 일반인의 눈엔 그들은 어둠의 자식들...
결코 가까이 할 수도 가까이 하고 싶지도 않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들도 아파하고 사랑하고 또한 절절히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원해서 그런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의해 그렇게 살고 있다...
쓰지는 주정뱅이 폭력배 아버지 그로 인해 길거리에서 죽은 아버지가 있고...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서 간 곳의 의붓할아버지가 이름난 소매치기...
자연스레 그 할아버지에게 소매치기를 배우게 되고 변변찮은 배경으로 그 일로 먹고 산다...
히가루... 너무나 잘난 아버지와 누나... 연약하기만 한 세상을 일찍 떠난 어머니...
잘난 사람 속에 잘나지 못해서 겉돌기만 했던, 여장남자 점술가 마르체라로 살게 된 그...
나가이 역시 원치않은 임신과 그로 인해 원치않은 결혼을 하게 되어 태어난 아이...
그 아이가 받은 것은 넌 필요없는 존재라는 끊임없는 원망과 무시 뿐이었다...
자신을 부상당하게 하고 또 소매치기 삼촌의 손을 잃게 만들어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만들었던...
그래서 악착같이 쓰지가 뒤를 쫓게 만든 하루키 역시도 그닥 다를 바 없는 인생이다...
그 어둠의 사람들이 처해있는 현재의 모습 만을 봐서는 결코 동정할 순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그렇게 살게 된데에는 누구도 돌을 함부로 던질 수는 없는 것은 아닐까...?
물론 비슷한 환경에서도 어엿히 성공을 하고 주위사람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이들도 있지만...
결코 쉽게 그런 삶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일임을 잘 아는 사람은 알 것이라 믿는다...
손목이 시릴 만큼 손아귀가 아플 만큼의 두터운 두께감을 자랑하는 책이지만 단숨에 읽은 것은...
특이하게 이거다 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페이지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사토 다카코...
화장실에 책을 두고서 읽는 버룻이 있는 나... 정말 다리 저리게 다음 페이지를 넘겼었다...
중반부분까지는 그래도 책을 포기하고 화장실에서 나올 수가 있었지만...
마지막 추격신에서는 내가 언제 화장실에 들어왔는지도 잊을 만큼 뒷장이 궁금해졌다...
서둘러 다음 장을 넘기고 넘기면서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엄청나게 저려오는 내 다리...
아뿔사... 딛기가 힘들 정도의 저림이 밀려와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는 것이 아쉽다...
만약 영화화를 한다면 한편의 추리와 심리를 가미한 느와르가 탄생할 것만 같다...
덤덤한 필체로 써내려간 글인 것 같았는데 이처럼 매력이 있는 책이라니 놀랍다...
더구나 저자인 사토 다카코와 나는 동갑이다... 슬프게도 그녀는 나보다 생일도 늦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나보다 겨우 한 살 위... 신은 그들에게만 재능을 주셨나 보다...
사토 다카코의 담담하게 스토리라인을 뒤 쫓게 만드는 재능이 무지 부럽다...
그녀의 책이 인터넷에서 소개가 되어 있지만 난 그녀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무의식 속의 역사적인 반감이 거의 일본도서를 읽는데 거부감을 일으키는 나...
그래서 좀처럼 선택을 하지 않고 지나치기 일쑤이지만 어쩌다 읽게 된 몇 권의 책을 통해서...
그들의 감수성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전처럼 그닥 큰 거부감은 일지 않지만...
단지 무료제공 된 신간이란... 무료와 신간의 단어에 사로잡혀서 읽게 되었던 책이지만...
판본의 무뚝뚝하고 친절하지 못함도 무지막지한 책의 두께도 다소 쥐기 불편함도 한방에 날린...
뚝배기 보다는 장맛이란 것을 절감케한 예담의 신간 [신의 손가락]이었다...
(뒷부분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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