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가 며칠째 아픈 건지도 헤아릴 수가 없는 중에...
그나마 마음 편하게 참 잘 읽은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 에세이...
왠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책을 많이 접하게 되는 샘터에서 출간이 된...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는 느낌이 참 좋은 책이었다.
영국의 작은 마을인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생생히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마치 내가 그 속을 여행하며 보고 듣는다는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몸도 마음도 자꾸만 불편해지는 요즈음의 내게 있어...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는 잠깐이라도 휴식을 주는 그런 책이라서 너무 좋았다.
다 내던지고 여행을 갈 엄두가 이젠 도저히 생길 것 같지 않았지만...
이런 마을에서 편안히 단 며칠이라도 쉬면 얼마나 좋을까 부럽기도 했다.
산도 물도... 심지어 숨 쉬는 공기마저도 우리와는 다른 곳...
영국이라고 하면 늘 우중충한... 비, 습도 높은 날씨와 낮게 낀 어둑한 구름...
그러다 간간이 맑고 화창한 날씨가 된다치면 햇볕에 몸을 내맡기는 사람들...
신사도, 집집마다 장미 화단을 잘 가꾼 나라... 이 정도로만 알고 있던 영국이었는데...
이경아 씨의 글을 읽으면서 영국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게 되었다.
자연을 사랑하여 보존하려는 사람들과 단체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가면 영국의 옛 시골 모습을 지금도 볼 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작은 마을이고 불편한 곳이지만 관광객들이 끊이지가 않는단다.
사람이 몰린다고 가게 문을 닫아버리는 곳... 참 신기하고 이상하다 싶은 곳이다.
그래도 한적하면서도 붐비는 곳에 나도 그녀처럼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기도 했다.
두 딸과 떠난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는 곳 레이크 디스트릭트.
오경아 씨는 무엇을 보려고 떠났던 것일까 참 궁금했는데...
이 책을 넘기면서 접하는 풍경이 그럴 만도 하구나를 느끼게 했다.
풍경이 우리와 다른 것이 있어 낯선 부분도 참 많았지만...
어쩌면 이런 것도 삶을 충족하게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의 목차...
오경아 씨의 뒤를 따르다 보면 우리도 잊고 살던 옛 것을 보존했으면...
하는 바람이 소록소록 일어났다.
어린 시절 보았던 동네를 가로질러 흐르던 냇물이 모두 복개가 되어 도로가 되고...
새 울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스치고 지나던 산들이 허리가 뚝 잘려 휑해지고...
내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그 풍경들이 마냥 그리워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에는 숙박시설이 따로 없다고 한다.
미리 예약을 해야만 겨우 묵을 곳을 잡을 수가 있다고 하는데...
이마저도 주민들의 집을 빌려 잠시 묵는 것이라고 한다.
오경아 씨가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머문 곳은 우디의 오두막집이라고 불리는 곳...
마당의 나무에 새가 찾아와서 아침잠을 깨우고...
마당에 놓인 테이블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한 잔의 차...
벌써 그곳이 가고 싶고 그녀가 부러워지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에서의 잘 나가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39살 이란 나이에 두 딸을 데리고 유학길에 오른 그녀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을 얻고자 세 모녀만 달랑 남편을 한국에 두고서 떠났던 것일까?
엄마와 딸은 먼 이국땅에서 향수병에 시달리진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그녀의 사진 속 풍경은 충분히 외로움을 달랠 것만 같았다.
베아트릭스 포터는 왜 이 마을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싶었을까?
조엔 롤랑이 그녀를 존경하여 헤리 포터라고 주인공의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자연은 인간을 포근하게 품어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들 말한다.
번잡하지 않고 개발되지 않는 자연 속에 젖어들면 마음도 역시 차분해짐을 느끼게 된다.
그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사람들이 살기를 바랐기에 전 재산을 마을을 위해 남긴 것이 아닐까?
그랬던 그녀와 그녀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인 곳...
그곳에서 오경아 씨 역시도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빙하가 휩쓸고 간 흙이 없는 산과 계곡을 보면서 잠시 황량하다는 느낌도 받게 되었지만...
소박한 모습 그대로를 가진 곳이기에 더욱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매력이 넘치는 마을 레이크 디스트릭트 이 곳곳들...
마치 나도 그곳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글이다.
부모님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 역시 공감이 되는 내용이 되겠다.
그녀는 서른 중반에 부모님을 잃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이 엄마를 찾는 것이 부럽다고 했다.
이런... 나는 그보다 십 년이나 더 어린 이십 대 초반에 접어들자 바로 어머니를 잃었는데...
아버지는 더 어려서... 십 대가 되기도 전에 돌아가셨기에 추억도 거의 없는데... 싶었다.
그녀가 엄마라고 부르는 것이 부럽다고 한 말이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그리고 그녀와 두 딸과의 대화에서 나도 내 딸과의 관계도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이 되겠다.
아무튼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는 나도 그곳에서 엄마를 만나보고 싶게 만들었다.
하긴... 그래서 이 책이 내게 특별하게 다가왔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영국이란 나라와 영국의 잘 보존된 레이크 디스트릭트를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언젠가 나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꼭 가 볼 그런 곳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한 책이 되었다.
샘터 서평단 물방울 4기가 되어 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첫 4월 체험 도서로 받은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 와 함께 온...
(아동도서는 제외하고...)
그 옛날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꼭 한 권씩 사서 버스를 탔던...
월간 샘터를 오랜만에 다시 읽에 되어서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그리고 5월의 도서도 도착을 했는데...
참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라서 열심히 또 읽어 볼 참이다.
며칠을 앓았는지 날짜를 헤아릴 수도 없지만...
열심히 앓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오늘이 서평 마감일이라 부랴부랴 작성을 했지만...
읽을 책은 산더미 같고 서평을 써야 할 책도 산더미 같지만...
그래도 아픈 와중에 조금이라도 나를 편하게 해 준 낯선 정원에서 엄마를 만나다이다.
◎ 샘터 서평단 물방울 4기로 본 도서를 무료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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