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특별한 203가지 사랑 이야기,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이다.

2006년, 크로아티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애틋한 전시가 열렸다고 한다.

지난 4년간 연인 사이로 함께 했던 두 사람인 올린카 비슈티차와 드라젠 그루비시치가...

사랑이 끝나고 남은 물건들의 처분을 고민하다 이별 보관소를 만들기로 했단다.

보통의 경우 두 사람이 헤어지면 주고받았던 선물의 경우 되돌려준다거나 버리곤 한다.

추억이 담긴 사진이나 편지의 경우 태우기 일쑤인데... (아... 드라마를 너무 봤어... ㅋ...)

차마 없애지도 돌려주지도 못한 추억의 흔적들을 모아서 '이별의 박물관'을 만들었단다.

이들의 전시가 뜻밖의 호평을 받아 전 세계에서 추억의 물건들을 보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쩌면 추억을 묻은 이별의 무덤이기도 한 이곳에는 별의별 물건들도 참 많다.

그들이 보내온 물건들과 함께 얽힌 사연도 참으로 다양해서 그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있다.

아마도 '이별의 박물관'에 물건을 보내는 이들은 이별의 증오보다 애틋함이 많을 듯싶다.

어찌할 수 없어 헤어졌으나 좋은 감정이 더 많은 그들은 바람직한(?) 사랑을 했나 보다.

생각만으로도 치 떨리는 사랑이었다면 헤어지자마자 당장 그 흔적들을 깡그리 없앴을 것이다.

남 보기에는 의미 없어 보이는 물건도 당사자에게는 의미 있는 물건이기에...

차마 없앨 수도 없어 추억을 대신 보관해 주는 '이별의 박물관'은 발상이 신선하다.

이사를 하면서 이곳저곳에 보관되어 있던 상자 속에 지난날의 흔적들이 꽤 많음에 놀라웠다.

최소한 몇 년에서 몇수십 년 동안에 단 한 번도 찾지 않은 소소한 것들이었지만...

들여다보는 순간 아득했던 그 순간의 기억을 순식간에 소환하는 마법이 일어났더랬다.

꼭 필요하지만은 않았기에 발견될 때까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그런 물건들을...

이제는 더 이상 보관할 필요가 없다 싶어 큰마음 먹고 이사한 후 깡그리 내버렸다.

그렇지만 문득문득 그 물건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마도 '이별의 박물관'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음을 바라는 그러한 마음이 모였지 싶다.

지니고 싶진 않으나 없애버리고 싶지는 않은 그런... 미련, 추억, 아쉬움, 반추... 등등의 감정...

불쑥 이런 생각이 든다. 사념, 어쩌면 물건에 실은 생령들의 모임 장소가 아닐까 하고...

매일 밤 아무도 보지 않을 시간에 추억의 그 장면들이 재연될지도 모를 일이겠다.

사랑이 끝난 후에 간직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추억이 남았다면...

비록 이별이란 이름으로 사랑을 끝냈지만 마음으로 아직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매년 전시가 열릴 때마다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점점 물건들도 늘어난단다.

77억 명? 지구인의 숫자라고 하는데... 아마도 77억 개 이상의 물건들이 모일 듯도 하겠다.

이별을 맞이한 두 사람의 아이디어로 탄생했었던 <내가 사랑했던 모든 애인들에게>이었다.

 

 

 

 

 

내가사랑했던모든애인들에게

 

 

 

전작인 <여행자의 인문학>에 이은 문갑식의 <산책자의 인문학>이다.

"15인의 예술가에게 배우는 나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법"이란 부제가 찰진...

유럽 곳곳을 산책하듯 누비며 예술과 문화의 흔적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였다.

문화 사대 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도 충분히 비견될 만한 곳이 많겠지만...

유럽은 목적을 가지고 여행할만한 곳이 많아서 은근히 부럽기도 하다.

저자가 다녀온 박물관, 미술관, 고성, 교회, 다리, 예술가들의 생가... 등등...

과거와 현재의 유럽 속으로 여행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었다.

덤으로... (덤이 더 큰 선물이었다.) 도시와 예술가들의 삶도 전해주었는데...

다 떠나서 이 책을 읽은 후 소개된 도시들을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를 상상하게 했다.

저자처럼 여행을 떠나기 전 목적지의 문화유산을 미리 알고 감도 좋을 듯하겠다.

블로그에도 유럽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이 꽤 많아 사진과 함께 여행기를 올리는데...

그냥 멋진 풍경이네, 멋진 건물이네, 하고 말았는데 역사를 안다면 더 의미가 깊지 싶다.

<산책자의 인문학>에 소개된 인물들과 에피소드들은 전혀 낯설지가 않아 더 좋았다.

사진이 많아서 꽤 두툼한 종이에 인쇄되었기에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을 듯하다.

이러면 당연히 책값이 비싸지는데... 일반 책이나 거의 다름없어 구매에 부담이 적을 듯했다.

한국 사람의 정서에 잘 맞는지...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작가와 화가들이 있는데...

보티첼리와 피렌체, 클림트와 빈, 모차르트와 잘츠부르크, 고흐·노스트라다무스와 프로방스,

생텍쥐페리와 리옹, 랭보와 샤를빌 메지에르, 도데와 뤼브롱 산 등을 비롯하여...

페트라르카와 아레초, 단테와 피렌체, 보카치오와 체르탈도, 카사노바와 베네치아도 좋았고...

루이스와 옥스퍼드, 르 카레와 런던·베를린, 포사이스와 도시들은 흥미로웠다.

특히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과 나디아 연대기를 쓴 루이스가 오랜 우정을 유지했다니...

몰랐던 두 문호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하나는 얻었구나... 했더랬다.

여행에 대한 관심이 부쩍 준 요즈음이지만 이 책은 인문서적이라서 비교적 내 취향이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만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그들을 실제로 만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전에 그들의 작품을 읽거나 감상하던 감성 촉촉했던 기억들이 저절로 되살아나는 책이라 하겠다.

여행과 예술, 당대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메마른 사막에 비 내리듯 젖어들었다고 할 것이다.

"내 인생에도 르네상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났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나도 산책하듯 여유롭게 유럽의 곳곳을 다녀보고 싶어지는 유혹의 책이 아닐 수가 없었다.

익숙하고 친숙한 인물들과 장소를 통해 시나브로 내 감성이 말랑말랑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책 <산책자의 인문학>을 읽으매 전작인 <여행자의 인문학>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천천히 걸으며 떠난다는 카피가 마음에 쏙 들었던 <산책자의 인문학>이겠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로... 책 내용은 더 마음에 들었다고 힘주어 말할 수가 있겠다. ^^*

 

 

 

 

 

산책자의인문학

 

 

 

더 자극적인 것, 더 놀라운 것에 늘 미쳐 있는 당신은 <도파민형 인간>인가를 묻는 흥미로운 책이다.

유난히 도파민 수용체가 많고,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원시 인류가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전 대륙으로 흩어진 것도 도파민의 영향이 아닐까?라고 한다.

유전자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모험가 유전자의 힘으로 인류 발원지에서부터 멀리 떠나왔단다.

전 세계적으로는 평균 5명 중 1명만이 이 7R 대립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지역마다 빈도에 차이가 있단다.

그러므로 익스트림스포츠나 모험, 탐험을 즐기는 사람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유전자부터 다른가 보다.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내게는 이 도파민이란 물질이 부족한 내지는 적은 게 아닐까 싶어진다.

아니면 충동물질을 내 뇌가 잘 조절을 하고 있든지... 아무튼 이 책은 재밌는 내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우선 아래의 질문에 몇 가지나 해당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해보자.

-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비교적 잘 참아낸다.

- 술이나 담배, 커피, 초콜릿 등 즐거움을 느끼는 물질을 잘 못 끊는다.

- 뻔한 것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것을 좋아하고, 무슨 일이든 ‘끝장’을 보는 편이다.

- 같은 조건이라면 안정적인 것보다는 도전적인 것을 선택한다.

- 위험을 감지하거나 대비하는 데는 좀 무딘 편이다.

위의 특징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미래지향, 성공지향적인 열정가, 노력가이면서...

반대로 즐거움을 주는 것에 거부하지 못하고 쉽게 빠져드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단다.

말하자면 좀 더 충동적이고. 좀 더 중독되기 쉬우며. 싫증 내기 쉬운 타입이란 말도 될 것이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면 이러한 덕분에 인류가 발전을 해왔고 해나갈 것이 분명하지 싶다.

의지력은 응원보다 직접적인 보상(용돈 같은)이 필요하단다. 의지력 박약자에겐 면죄부가 될 듯하다.

이 책에 따르면 내가 천재가 아닌 것도 내가 활동적이지 못한 것도 모두가 내 탓이 아니다.

우연히 내 뇌가 그러한 단계에까지 미치지 못할 반응을 하고 도파민 분비를 안 한 탓일 것이다.

천재가 삐끗하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한다. 미쳐야 미칠 수가 있다는 말도 있듯이 말이다.

뇌 안에서 충동물질인 도파민이 어떤 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천재일 수도 광인일 수도 있겠다.

고흐가 그린 그림이 천재란 칭송을 받았대 그는 정신병으로 고통도 동시에 받았다고 한다.

아마도 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를 가름하는 경계선에서 살았던 것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하게 했다.

성공한 사람들에 많은 <도파민형 인간>은 적정 수위 조절을 잘 한 사람이 아닐까도 싶고...

좀처럼 미치지 않는 나는 그래서 성공을 하지 못했구나도 했고 별것도 아니었네 싶어진다.

노력으로도 되지 않는 우연하게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덕분에 결정이 되는 성공의 비결이라니...

세상에 이해되지 않을 행동도 뇌과학 책을 읽다 보면 대부분 이해가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철학, 심리학, 뇌과학은 떼려야 뗄 수없으므로 관련된 책을 동시에 읽어야만 이해가 쉬워진다.

나는 확실하게 <도파민형 인간>이 아님을 알게 해준 재미나고 흥미로운 책이 되었다.

비교적 수월하게 읽은 책이나 그저 관심만 많은 내겐 전체 요약은 쉽지 않은 일이라 이만 총총!

 

 

 

 

 

도파민형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