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얼룩 한 점 없을 때 읽고 싶었던 뮤지션 이찬혁의 <물 만난 물고기>였다.

천재라는 수식이 붙은 그답게 감성적이면서 환상으로 가득 찬 소설이라고 할 것이다.

지금 온통 회색빛으로 가득한 내 마음이 온전히 소설 속으로 젖어들지 못함이 안타깝다.

선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녹음 작업을 하던 중 문득 예술가로서의 삶에 회의을 느낀다.

지금 이곳에는 자신이 축구하는 예술가의 삶이 없다는 생각에 훌쩍 여행을 떠난다.

예술가란 무엇일까를 찾아 헤매던 선이 우연히 해야라는 신비로운 여인을 만나게 된다.

선은 해야를 처음 본 순간부터 서서히 해야만의 독특한 매력에 빨려 들게 되고...

해야와 함께하는 순간순간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그녀가 항상 곁에 있기를 바라게 된다.

진정한 예술가란 어떤 사람일까를 찾아서 헤매며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려주며...

그러나... 깊은 밤 파도가 부서지는 갑판 한가운데에서 우연히 아주 우연하게 만난 해야다.

그런 그녀가 처음 만난 순간처럼 갑자기 선의 곁을 떠날 거라는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계획을 세워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꽃들의 터널에 홀로 다른 색의 꽃이 핀다면?

조경사의 손에 의하여 그 꽃이 채 성숙하기도 전에 제거되고 말 것이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해야는 너무 아름답고 신비로워 제거할 수 없는 그런 꽃과도 같은 존재였다.

아니, 어쩌면 그 꽃의 분신이 해야란 존재 그 자체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하얀 꽃으로 돌아간 해야... 그녀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녀가 함께 있음을 느끼는 선이다.

뭍으로 올라온 물고기가 물을 만난다면 더없는 자유와 평화를 되찾을 것이란 생각이다.

숨 쉴 수도 없는 압박감과 고통에 허덕이다 비로소 존재의 의미를 되찾지 싶다.

뮤지션 이찬혁이 <물 만난 물고기>에서 하고팠던 말도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진다.

악동뮤지션의 항해라는 정규앨범의 모티브가 된 소설이라고 하는데 한 번 들어봐야겠다.

이찬혁이라는 뮤지션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환상과 그의 상상력이 퍽 서정적이다.

젊음의 순수함, 그가 꿈꾸는 예술가로서의 삶이 이 책 속에 잘 표현된 듯하다.

다만... 세파에 시달려 때가 잔뜩 묻은 할줌마의 시선으로는 온전히 동감할 수만은 없다.

이런 감성의 시대가 나도 있었기에 공감은 되었지만 참으로 적응하기 쉽지 않겠구나 했다.

대부분의... 일반적으로 평범하게 잘(?) 사는 사람들의 감성은 이러하지가 않으니까...

이 젊은이는 그나마 재능을 인정받아 다행이지만 밥 먹고살기 힘들 딱 그런 감성이다.

뮤지션 이찬혁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감성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그의 소설이겠다.

비교적 짧은 내용이라서 바빠도 금세 읽어내릴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고 할 것이다.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비긴 어게인"이란 프로그램과 이 책 <물 만난 물고기>을 통하여...

악동뮤지션에서 활동하는 남매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했다고 말할 수가 있겠다는...

아무튼... 연예인이 쓴 책은 거부감부터 이는데 이 책은 실망시키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하다.

한편으로 온전히 <물 만난 물고기>에 젖지 못하는 지금의 내가 눈물겹고 불쌍해졌다.

 

 

 

 

 

 

물만난물고기

 

 

 

 

나서는 게 죽기보다 싫은 사람들의 심리 수업인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다.

강심장이 아닌 다음에야 두렵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겠지만...

유독 그 증상이 죽을 만큼 힘든 사람들을 위한 치유의 책이 아닐까 한다.

아래의 문장에서 나는 몇 개나 해당이 될까 먼저 점검을 해보자.

◎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힘들고 말이 안 나올 때가 있다. (X에 가까운 △)

◎ 거래처에 전화해야 할 일이 생기면 갑자기 불안하고 두려워진다. (X에 가까운 △)

◎ 회식이나 파티에는 가급적 참석하고 싶지 않다. (ㅇ에 다소 가까운 △)

◎ 사람들 앞에서 결혼식 방명록에 글씨를 쓰려고 하면 손이 떨린다. (X)

◎ 차갑고 무뚝뚝한 사람 앞에서 더 위축된다. (X에 훨씬 가까운 △)

음... 내 경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심각하지 않아서 다행이겠다.

마는... 되도록이면 나서지 싶지 않아 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네 사람들은 관계 맺기에 서투르면 사회생활이 고달파진다고 한다.

아마도 생존을 위해 원시시대에서부터 무리를 짓던 습성이 유전자에 각인된 터일 것이다.

연약하기 짝이 없던 인류가 무리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생존이 직결된 (우호적인) 관계 맺기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미루어 알 수 있겠다.

개인주의가 일반화된 현재에 이르서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히키코모리가 되어 집 밖을 나오지 않으면야 이런들 저런들 어떠 하오리까 마는...

유아원 시절 때부터 죽을 때까지 무리와 어울려야 하니 문제가 생긴다면 그야말로 문제다.

타고나기를 사교성 좋은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운 증상을 보통 대인공포증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저자는 이 책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두려워요>에서 사교불안장애라 부르고 있었다.

대인공포증이라고 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증상처럼 보이지만...

사교불안장애라고 바꿔 부르니 훨씬 경미한 증상으로 느껴져서 치유의 희망이 보인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설 때의 긴장감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한다.

우리 뇌에서의 심리적 방어기제가 생존율을 높이기 위함일 텐데도 불고하고...

이 긴장감이 지나침으로 인해 사교생활이 힘들어지는 이유도 꽤 다양하고 개인적이었다.

기질적인 문제, 보호자의 양육방식, 트라우마로 인함, 정신병적인 장애... 등등...

사교불안장애의 메커니즘이 다양한 만큼 대처하는 유형의 다양함도 당연할 듯하다.

크건 작건 사람마다에 나서는 것이 두려운 증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도 싶어진다.

발표가 두렵거나 누가 쳐다보는 것도 싫은 것도 일종의 사교불안장애일 테고...

연예인들에 의해 널리 알려진 공황장애 같은 것도 일종의 사교불안장애라고 한다.

어떤 요인으로 인하건 간에 불안과 공포를 떨쳐버릴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하다.

공식적인 모임 같은 것을 싫어하는 나는 회피형 사교불안장애임을 짐작하게 했다.

증상이 다소 미약한 편이었지만 나의 심리 상태를 돌아보는 기회기도 하였다.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개선이 된다는 것이 퍽 고무적이겠다.

사교불안장애가 한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도 눈여겨볼 사항이었다는...

 

 

 

 

 

 

사람들앞에서는게두려워요

 

 

 

 

오잇?! 이 책 왜 이렇게 통통 튀나요? 표지부터가 예사롭지가 않았는데요.

다소 산만하다 싶을 정도로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의 차별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시고 계시듯이 <나쁜 조언 : 그럴듯한 헛소리 차단하고 인생 꿀팁 건지는 법>인데요.

최근에는 뜸했지만 그동안 읽었던 책들에서의 좋은(이라는) 조언은 개나 줘버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선입견에 젖었던 제 머릿속이 뱅뱅~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듭니다.

이렇게 저렇게 하여라 하던 것들을 요리조리 비트는 바람에 방향을 못 잡겠더군요.

너 자신부터 사랑하여라는 말이 왜 제 가슴에 와닿지가 않았는지 알겠더라고요.

고게 고게... 지금껏 좋은 조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쁜 조언이었습니다.

굳이 나부터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 있으면 남부터 사랑해도 괜찮다고 합니다.

물론 여타의 자기계발서에서처럼 이 책에서도 나를 사랑하라고는 하는데요.

그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네요. 어린 시절 나를 돌봐주던 엄마와 같은...

그런 존재를 만들라고 해요. 일명 왕엄마입니다. 그 왕엄마는 바로 나 자신이고요.

내가 왕엄마가 되어 나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야 된다고 말하고 있었어요.

무작정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보다 훨씬 더 피부에 와닿기는 했었습니다.

내 마음의 GPS를 켜고 내면 깊숙한 곳에서 들려오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래요.

고민을 상담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스스로 답을 알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확신할 수가 없거나 인정하기 싫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확언을 구한다고 해요.

기대하면 실망하게 된다?는 나쁜 조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멈칫했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실망과 고통이 따라오기 일쑤라 거의 기대를 않는데요.

그 실망과 그에 따른 고통도 사는 데에 있어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다만 실현 가능하지 않는 허황된 기대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운명은 당신이 걸어가는 방향에 따라 바뀐다고 하네요. 천만 번 옳은 이야기입니다.

돌아보면 제 인생은 순간순간들의 그릇된 선택으로 현재의 내가 되었음을 인정하거든요.

매일매일을 당신의 날인 것처럼 살아라는 말도 제게 와닿았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해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하루하루는 당신이 의미를 부여하는 딱 그만큼의 의미만 가진다는 저자의 말처럼요.

당신은 타고난 보스다, 보스는 갈등을 피하지 않는다, 갈등은 기회라고 합니다.

내 인생을 바꿀 팁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가장 잘 알기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해요.

용기 있고 신중하게 살기 위해 자신을 믿어라, 당신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껏 접했던 자기계발서에서의 이야기와 같은 듯 전혀 방향이 다른 내용의 책인데요.

좋은 조언인 것 같은데 어쩐지 남의 이야기 같은 것이 실은 나쁜 조언이었기 때문이랍니다.

무엇이 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지를 세세히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나쁜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