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 때문에 하마터면 놓칠 뻔했던 책인 이진송의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였다. 

우리 때(사실 이 단어 별로 쓰고 싶지 않으나 부득불 써야 될 때면 몹시 망설인다.)는...

체력이 국력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다. 이 책에 따르면 체력은 인성이라고 한다.

심히 동의하는 말이 되겠다. 잘 참는 나도 체력이 떨어지면 날카로워짐은 느낀다.

그럴 때면 무던히 넘기거나 무시해도 될 사소한 일에 나도 모르게 화를 벌컥 내곤 했더랬다.

사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를 처음 접했을 때 왠지 내키지가 않은 책이었다.

운동, 명상, 여행, 치부, 종교, 연애 등의 장르가 점점 거북해지고 잘 찾아 읽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궁금하기는 해서 어떤 내용이냐 물었더니 요가책이라고 한다. 헐... 더 싫어졌다.

표지의 닮은 듯하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아줌마(?)들의 표정이 꽤 진지하고 즐거워 보였다.

다산북스의 매3에 미션책이기도 해서 마지못해 페이지를 열었다가 의외로 재미나게 읽었다.

저자 이진송과 같은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고 내 이야기이기도 해서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꽤 오래전 우연히 발견한 에어로빅 학원에 충동적으로 등록만 했던 기억이 되살아 났다.

당시로서는 꽤 거금인 만 원을 계약금으로 걸었건만 찾으러 가기도 귀찮아 결국 날려먹었더랬다.

돈이 아깝기도 하지만 만약 그때 부지런히 다녔더라면 내 삶이 달라졌을 거란 생각을 잠깐 해본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저자 이진송의 운동 유랑기이다. 온갖 체험이 다 나온다.

왜 굳이 맞지도 않는, 얼마 하지도 못하는 운동에 집착을 하는지 처음에는 조금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는 한편으로 운동에도 여자라는 굴레가 적용된다는 것에 못마땅한 느낌을 받았다.

간들, 한들, 여리, 아리, 청순, 가련, 품 안에 쏙 들어오는 몸매의 소유자가 아닌 나였지만...

어떤 의미에서건 간에 외모 지적질을 하면 동그란 눈으로 "니가 나 밥 먹여줬니?"했다.

당차게 되묻는 말에 또 뭐라고 덧붙이려 하면 "밥 먹여준 사람은 그런 말하지 않더라!"했다.

그러면 거의 백이면 백 대부분 꼬리를 말았지만 솔직히 기분은 썩 좋지만은 않았더랬다.

누군들 완벽한 외모를 갖고 싶자 않겠냐 마는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도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간에 어떤 내용이냐는 물음에 요가책이라고 해서 거부반응부터 일었던 책인데...

오올, 웬일이니? 읽다 보니 운동에 관한 책이기는 해도 너무너무 잘 읽히는 재미난 내용이다.

운동을 해야 좋다는 강압적인 내용도, 무조건 운동의 장점을 예찬하는 내용도 아니었다.

하기 싫은, 할 수 없는 운동을 하면서 경험했던 보통의 우리네들 이야기라서 더욱 재밌었다.

아마도 나처럼 "운동 싫어!"족들과 "운동, 안돼!"족들을 포함한 이가 꽤 여럿 될 것이다.

최소한으로 잡더라도 100만 명쯤은 되지 않을까? 몸치, 박치, 운동치를 모두 포함한다면?

제목만으로 거부감부터 일었던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는 읽을수록 재미가 난다.

수영을 배우던 에피소드에서는 조카 딸이 수영 다니며 해줬던 이야기가 겹쳐 떠올랐고...

헬스와 마라톤에 올인하던 외사촌 동생의 이야기가 겹쳐 떠올라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았다.

김종국이 허리 디스크라면서 우람하게 몸을 키운다는 것도 저절로 연상이 되었다.

어쨌거나 개인의 선택이겠지만 생존 수영을 배우는 것과 호신술 하나쯤은 배워 둠은 찬성이다.

에피소드 중에서... 취객을 만났을 때에 그동안 배웠던 기술을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더란다.

아무리 남들이 추천을 하고 내가 하고 싶어서 안달이 나도 궁합이 있더라는 말도 공감이 갔다.

저자의 운동 유랑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겠으나 나 같은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

몸매, 특히 체중 변화에 대한 집착을 버린다면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생활에 필요할 듯했다.

제목에서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한다는 느낌과 운동에의 집착이 느껴져 꺼림칙했던 책이었는데...

읽지 않았다면 꽤 아쉬웠을 책인 이진송의 운동 유랑기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겠다.

 

 

 

 

 

오늘은운동하러가야하는데

 

 

 

1초의 소중함을 (나를 포함한) 우리는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살 것이겠다.

아마도 절체절명의 순간에야 비로소 그 1초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나 느껴질 듯하다.

1초가 모여 1분이 되고, 1분이 모여 1시간이 되고, 그 시간들이 모여 일생이 될 것이다.

<질문지능>의 작가인 아이작 유의 책인 <걱정 마,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는...

시간에 대한 생각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중한 책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 씀씀이는 다를 것이다.

공평하게 주어진 1초 1초가 쌓인 시간이 우리의 일생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문제는 주어진 공평한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될 것이겠다.

너무나 지루해서 가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도 금세 하루가 지나고 달이 바뀌곤 했다.

아마도 한 번 주어진 시간은 두 번 다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잊고 산 결과일 것이다.

1초, 네 명의 아이가 태어나고 두 명이 죽는다는 시간이다. 꿀벌은 230번의 날갯짓을 한단다.

1분(60초), 가장 중요한 것을 어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한다.

1시간(60분), 노동의 가치를 책정하는 시간이다. 내 시급을 올릴 계획을 잡아야 한단다.

하루(24시간), 유럽 문화의 근간이 된 고대 중동 문화에서는 하루의 시작을 밤으로 보았다고 한다.

하루의 시작을 밤으로 보는가와 낮으로 보는가에 따라 삶의 태도와 생각이 다르다고 한다.

일주일(7일), 일주일의 시작은 월요일일까? 일요일일까? 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달(30일),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해보는 시간이다. <질문지능>이 태어난 시간이란다.

1년(365일),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 원래의 자리로 오는 시간이겠다.

매년 해가 바뀌면(또는 바뀌려고 하면) 한 해의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계절이 순환되는 이치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의 역량을 높이려 해야 한단다.

잘 되는 일도 있고 잘못된 일도 있을 태지만 20:80의 법칙을 기억해야 할 듯하다.

10년, 주식투자에 있어 장기적 플렌을 짜야 하는 시간.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겠다.

20년, 30년, 40년, 50년, 60년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의 결과물인 우리의 일생이다.

평생, 우리나라의 남녀 평균수명이 82년이라고 한다. 한두 세기 전보다는 거의 두 배다.

82년이란 긴 시간도 사람마다에 길게 느껴지거나 한순간으로 느껴질 듯하다.

일생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단 한 번의 소중한 삶일 것이 분명하다.

불교에서의 윤회란 개념을 적응한대도 다시 태어난 나는 지금은 나는 아닐 것이다.

가끔 나를 내 지난 생을 돌아보며 불안한 마음과 불편한 느낌들이 매번 엄습을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낭비했다는 자괴감에서 비롯된 감정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남은 시간들이 지나간 시간들보다 턱없이 짧음을 알기에 생긴 그러한 감정들이다.

그렇지만 이젠 생각을 돌려야겠다. 1초 1분 한 시간의 중요함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

평생이란 시간은 대수롭잖게 여겼던 1초 1초가 모였음을 이 책을 읽으며 새삼 느꼈다.

"시간의 연결을 알면 답이 보인다"라는 <걱정 마,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였다.

걱정을 앞세우기보다는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깨닫게 한 책이다.

 

 

 

 

걱정마, 시간이해결해줄거야

 

 

 

인간의 숨겨진 민낯을 파헤진 일종의 심리, 스릴러 소설인 백선경의 <공동구매>다.

웹의 바다에서 헤엄을 좀 쳐봤다면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동구매라는 소재가 퍽 흥미롭다.

카페 활동을 한지도 어언 십여 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속속들이 들여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양한 곳에서 체험단으로 활동을 해봤고 지금도 책만큼은 포기를 못해 여전히 하고 있다.

그러나 공구 체험은 특별한 관심이 없는 편이라서 그 속내를 잘 모르기에 더 재밌게 읽었다.

공구 카페는 그렇다 쳐도 블로그에서 공구를 하는 이웃들이 있기에 눈여겨보고는 있었다.

백선경의 <공동구매>는 그래서인지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아 진도가 너무 잘 나갔다.

작가의 글발 영향이 큰 이유도 있겠으나 피부로 느껴지는 소재여서 더 그럴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드러낸 소설이지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의 주제가 담겼다고 할 것이다.

아마도 표지의 그림이 화영(콜린) 일 듯한데 유치해 보였던 것이 책을 읽으며 이해가 갔다.

블로그 건 카페 건 간에 이벤트만 열리면 킬러들이 물밀듯이 밀려와 금세 댓글이 장난 아니다.

(나를 포함한) 그들을 폄훼하려는 뜻은 아니나 대충은 그 면면이 보인다고 할 것이다.

백선경의 <공동구매>에서는 전문적인 업으로 삼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적나라하다.

솔직히 말해 에너지가 넘친다는 느낌이다. 내 경우 피곤해서라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렇게 좋아하는 책도 딱 블로그에서의 모집만을 치중하기에 그 열정이 때론 놀랍기도 하다.

스포가 될지도 모르겠다만 이 책 <공동구매>에는 화영과 콜린의 입장에서 엮어나가고 있다.

새아버지에게 어렸던 지난날 성폭행을 당한 화영은 지금껏 그 상처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끔찍했던 그날 망가진 화영의 몸 위로 꽂아지던 햇살을 재현하려 남자 사냥에 나선다.

알몸에 목욕가운과 바바리코트만을 걸친 채로 그날의 죄를 씻고 싶어 하는 화영이다.

주세만의 콜린은 공구 카페의 매니저로 활동하며 여자들만의 카페인 크산티페를 꿈꾼다.

미리 밝혔듯 화영과 콜린은 동일인이다. 크산티페를 통해 인간 공구를 하는 화영(콜린)이다.

엄격한 제한을 하여 가입한 회원들이 넘긴 남자들을 조련하여 공구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제목에서처럼 전면으로 내세운 공구 카페에 얽힌 이야기들도 퍽 자극적이었고...

아동 성폭행과 바바리우먼도 마찬가지로 흥미를 자극하는 통속적인 이야기였었지만...

정작 내가 주목한 것은 새아버지와 화정의 의붓 오빠인 기정과의 대화라고 할 것이다.

찔끔찔끔 단서를 던지고 있었지만 이 책 <공동구매>의 거의 결말 부분에야 본격적이 된다.

화영이 감금당했던 지하실과 흡사하게 재현이 된 곳에서 아버지를 구출해 산막으로 간 기정...

화영이 새아버지와 닮아 밀어내려 한 기정은 입양아였다고 하나 이를 부정하는 새아버지다.

작가가 서둘러 끝낸 듯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는 마지막 몇 페이지가 내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너무나 끔찍해서 화영과 기정을 평생 옭아맸던 그날의 기억은 과연 실제일까? 조작된 것일까?

이 책을 읽었거나 최소한 읽고 싶어 한다면 이 부분에도 치중해서 읽어봤으면 좋겠다.

화영의 친부모와 신경의학 의사였던 새아버지는 지금껏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었을까?

가독성이 높아서 금방 읽었던 책으로 전면으로 광고하는 주제와 소재는 잊을 수 있었지만...

책의 마무리 부분에서 읽었던 부분은 두고두고 의문을 남긴 백선경의 <공동구매>겠다.

 

 

 

 

 

 

공동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