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이다.

지나치게 거대해도 우리는 잘 보질 못하지만 그 반대의 지나치게 작아도 우리는 잘 보질 못한다.

배탈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병원에서 장염이란 진단을 받으면 그제서야 장내 세균을 의식할 터다.

그러나 의식을 하건 아니 하건 간에 우리는 우리 몸의 미생물과 불가분의 관계라고 한다.

인체가 미생물과의 기생 또는 공생을 하는데 그 미생물의 수(조 단위)가 어마어마함에 놀랍기만 하다.

평소 의식하지 않았던 미생물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려니 지금과 전혀 다른 그런 세계일 것이다.

미생물이 없었다면 지금의 세상이 없었을 만큼의 미생물이 하는 역할은 엄청나게 대단했다.

미생물도 공생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아마 투쟁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학창시절 즐거웠던 생물 시간에 배웠던 것을 복습하는 듯한 부분도 있어 더욱 재밌게 읽었다.

페스트가 전 유럽을 휩쓸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미생물(페스트균) 때문인 줄은 몰랐었단다.

플레밍에 의하여 푸른 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있었을 거란다.

점차 연구에 의하여 항생제가 개발이 되었지만 오남용으로 더 강력한 박테리아의 등장은 두려움이다.

내성이 강해진 병원균이 속속 등장함에 더 이상 손쓸 수 없을 지경까지 갈지도 모른다고 한다.

일본의 옴진리교에 의한 사린가스 살포 사건과 탄저균을 봉투에 넣어 테러를 한 사건을 비롯하여...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도 나왔던 맥각(곰팡이)에 의해 온 마을 사람들이 춤을 췄던 사건도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생화학전은 대상도 결과도 무차별적이라서 생각만으로도 소름이 쫙 끼친다.

아, 그리고 환타 바이러스는 6.25당시 우리나라 한탄강 유역에서 처음으로 발생이 되었단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도 천인공노할 생체실험이었다 할 것이다.

다행한 것은 유해한 미생물은 극히 적다고 한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란다.

현재 지구의 생태계가 무사히 유지되는 것도 미생물의 덕분이라고 하니 美생물이 맞을 듯하다.

우리가 즐겨 입는 청바지도 쪽물을 만들게 하는 미생물 덕분이고 먹거리 역시 미생물 덕이었다.

미토콘드리아 속의 두 미생물의 연합(공생)은 처음 알게 된 놀라운 이야기라고 하겠다.

서로를 받아들여 오늘날의 우리가 되었다고 하니 미생물은 생각보다 훨씬 현명한 존재일 것이다.

각 개체마다에 미생물의 수와 종류가 다르다고 하니 언젠가 과학수사기법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반추동물인 소의 소화기관 속에서 미생물이 하는 일은 정말 놀라워 생명유지에 필요한 존재였다.

미생물은 쓰레기를 분해하는 역할을 하였으며 대체에너지의 생산에도 없어서는 안 되었더랬다.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는 식물의 영양분 흡수를 도와 그 덕에 우리가 먹고살았다.

미생물이 없었다면 식물이 존재하지 못하고 그 식물을 먹고사는 동물이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놀라운 미생물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미생물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배울 점이 너무도 많았다.

내어줄 것은 기꺼이 내어주고 공생과 협력하는 미생물이 우리 고등생물인 인간보다 나았다.

하나라도 더 가지려는 강퍅한 인간들 투성이인데 미생물에게서 삶의 태도를 배워봄은 어떨까?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샘터의 아우름 40번째 책인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는...

미생물도 공멸보다 공생을 선택했는데 우리 인간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미생물에게어울려사는법을배운다

 

 

 

"여행홀릭 심리학자가 쓴 아주 특별한 여행 심리 안내서"인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이다.

사실 여행은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만 즐겁게 만끽할 수 있을 것이겠다.

일상이 지겹다며 누구나가 입버릇처럼 어디론가 멀리멀리 떠나고 싶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그러나 멀리멀리 떠나고 싶다 한다 해도 막상 배낭 하나 매고 훌쩍 떠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경우 경비 걱정은 둘째치고 여행지에 대한 환상이 사라진지 오래고 문제는 체력이겠다. 마는...

그래도 특정 목적을 위한 곳, 내 체력이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곳이라면 지금이라도 가고 싶다.

꽤 다양한 여행 관련하여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거의 흥미를 잃어버렸다.

간혹 읽기는 해도 문학이나 음악과 미술에 관한 여행 책들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뭔가 또 달랐다.

책 분류가 인문에 심리라고 하니 딱 내 취향을 저격하는 듯해서 거리낌 없이 접하게 되었다.

더구나 저자 제이미 커츠가 여행홀릭 심리학자라고 해서 그 내용이 더욱 궁금해졌더랬다.

짐작은 했지만 여행지에서의 만족도와 선호도는 개인마다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렸다.

이래서 아무리 친한 사이일지라도 여행지에서는 한 번은 다툰다는 말이 나왔는가 보다.

이 책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에서는 나의 성향과 내게 맞는 여행지를 조언하고 있다.

어쩌면 여행이라는 것은 계획하며 상상하는 딱 거기까지만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생각과 현실은 엄연히 괴리감이 존재함을 알기에 선뜻 나서지 않으려는 나 같은 이를 뺀다면...

터치 한 번으로 온갖 정보가 넘쳐나는 요즈음이지만 나와 타인의 경험은 분명 결이 다르다.

아무리 환상적이고 완벽한 여행지에서의 경험담일지라도 내게도 그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이 책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과 같은 심리학자의 도움이 필요할 듯했다.

기대감에 부풀어 떠나는 모처럼의 여행에 불편하고 불만족한 경험을 눅구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심리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며 선택을 해야 할 때는

시행착오를 각오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이 책에서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즉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만족도가 갈린다고 한다.

망각의 동물인 인간은 기억의 왜곡에 의해 실제 힘들었던 것보다는 막연히 좋았다고 기억한단다.

여행 역시도 마찬가지여서 불쾌했던 것들을 깡그리 잊고 좋았다고 행복했다고 기억하게 된단다.

어쨌거나 여행을 좋아하며 즐기는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말하는 <행복한 여행자로 사는 법>이다.

심리학자이자 여행자로서 쓴 인간의 심리와 여행을 즐기는 법을 담아 생각보다 흥미롭게 읽었다.

종이의 질도 아주 고급지고 표지도 독특한 분위기라서 내게는 취향 저격을 했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밀어내던 여행 관련 책이 아니어서 여행(싫어)자인 내게는 도움이 되었다.

여행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이라 지금 이 순간 여행을 꿈꾼다면 읽어보라 권하고픈 책이다.

실패하지 않는(않을) 나름의 성공적인 여행을 위하여 알아야 할 것이 수두룩 빽빽했다고 하겠다.

 

 

 

 

 

 

행복한여행자로사는법

 

 

 

각각의 개성이 너무도 강한 장르 작가 8인이 모여 쓴 소설인 <어위크>는 꽤 독특했다.

앤솔러지(Anthology)는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이란다.

대게 공통의 주제나 시대 등의 특정 기준에 따른 작가들의 작품을 모은다고 한다.

꽃다발을 모은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이 책의 주제는 편의점이였다.

a week... 편의점 이름이면서 동시에 이 책의 시간적 배경인 일주일이란 의미겠다.

각각의 단편마다에는 전혀 다른 스토리라서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일 터다.

자신의 취향에 따라 어느 편을 먼저 찾아 읽든 전혀 상관이 없을! <어위크>라고 하겠다.

각각 다른 작가들의 단편들을 모은 책들은 많지만 특정 장소가 공통인 것은 드물게 접한다.

이전에 숙박업소에서 작가들이 모여서 썼다는 작품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다.

특정 장소가 주는 분위기가 독특했다는 느낌이었으나 이 책은 공간적 주제가 편의점이겠다.

제목처럼 일주일 동안에 각각 다른 사건들이 펼쳐졌지만 결국 열고 닫음은 처음의 사건이다.

중식, 현우, 태영은 우연히 경찰이라 추정되는 취객이 떨구고 간 권총을 손에 넣게 된다.

별 볼 일 없는 20대 청년인 세 사람은 태영의 원룸에 모여 현금수송차량 털려고 모의를 한다.

그렇다. 짐작을 했듯 이들의 계획이 제대로 풀려나갈 리가 없다. 그랬다면 이 소설은 없었을 것이다.

들기에도 버거운 돈가방을 들고서 도망간 곳은 편의점 어워크다. 알바생을 인질로 잡았는데...

이 알바생... 꽤 요상한 인물이다. 인질이 맞나 싶을 정도로 겁 없고 세 사람을 가지고 노는 듯하다.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자 창고에서 해결하라고 하는데... 엥? 빈 창고에 노크를 하라고???

찝찝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창고의 문을 열자... 오잉? 내가 본 이것은 뭐지? 잘못 본 건가?

이것이 전건우가 포문을 연 앤솔러지 소설 어워크의 시작이다. 그리고 알바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앞서 미리 밝혔듯 정체가 수상한 알바생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전혀 일련성은 없다.

다만 필요에 의하여 책 제목이기도 한 어위크라는 편의점이 공간적 배경으로 잠깐만 나올 뿐이다.

이 소설을 기획한 사람들과 이 소설에 작품을 실은 작가들의 실험정신이 꽤 놀랍고 재밌다.

분명히 나처럼 <어위크>에 실린 작품 중 본인의 취향에 훨씬 더 맞는 것이 있을 터겠다.

내 경우에는 "옆집에 킬러가 산다"와 "러닝패밀리"였고 재미에 공포를 더한 작품은 "아비"였다.

아비는 아비지옥의 아비겠다. 다른 말로는 영화 제목이기도 한 무간도로 무간지옥을 뜻한다.

음주운전으로 아이를 치어 죽이고 자신도 죽게 되는데 윤회하여 끔찍한 죽임을 끝없이 되풀이한다.

간이 굵은 편이라 좀체 두려움이 없는 나도 전건우의 <소용돌이>는 읽는 동안만큼은 무서웠다.

아마도 이런 것이 우리의 민간신앙이 주는 공포감일 듯하다. 좀비? 흡혈귀? 하나도 안 무섭다.

sf물을 좋아해서 "당신의 여덟 번째 삶"에 큰 기대를 하며 읽긴 했는데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또는 미래로 시간여행을 한다면 지금의 나는 여전한 나일까? 싶다.

꽤 흥미롭기는 했지만 이 책 <어위크>에 단편으로 싣기에는 그 무게감이 장난이 아니다.

최소한 중편 이상이거나 장편으로 다시 접해보면 어떨까 싶었고 밝히자면 집중이 어려웠다.

이런 주제는 내겐 언제나 흥미롭지만 영화건 책이건 간에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겠다.

어쨌거나 앤솔러지라는 이 책 <어위크>는 취향에 따라서 재밌게 읽을 수가 있는 책이 될 것이다.

장르 작가라는 타이틀답게 작가들마다의 개성이 물씬 풍겼던 작품들이라고 할 것이다.

만약 본인이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테스트 삼아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어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