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를 오랜만에 남긴다. 학교다니며 국사가 싫어 이과로 갔었다. 지루하고 따문 아니 년도 외워서 사건 정리하고 시험치는 게 전부였다. 싫을 수 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기억에 남는 조선의 역사는 드라마가 전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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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하길 잘했다. 한국사 시험과 학교 국사 시험과 같은 내용이 아니라서 좋았다. 인간적인 감정이 느껴지고 당시의 분위기를 편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 적 사실을 주관적인 해석으로 마무리 한 건 아니어서 또 놀랍다. 사건의 진위 여부를 가리려고 한 작가의 의도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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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조선을 빗대어 현재를 해석하기도 한다. 복지도 그렇고 외국어 교육도 더 햇으면 더 했지 뒤치지는 않는 듯하다. 오히려 지금의 학구열이 조선의 교육열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맞는 듯하다. 전후 먹고 살려고 무작정 공부하는 게 최선이었던 세대들의 성향도 조선인의 피를 물려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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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가볍게나마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접근해볼 가치는 있다. 딱딱한 역사 글에 지쳤다면 또 한 번 새롭게 바라보고 싶다면 조선의 재발견을 읽기에 무리가 없다.

 

 

  '부산' 그리고 '영화' 천 만 영화 속 부산을 걷는다. 어디까지 걸을까? 아이러브유 한다.

 

 

 

 

 

서점에도 있었다. 그래도 주문은 인터넷인가...

  

 

 

 

저자는 <변호인>, <도둑들>, <국제시장>, <해운대>, <친구> 다섯 가지의 영화의 촬영지를 돌아다닌다. 두 세 번 보았기에 기억이 새록새록. 영화의 명대사를 따라가다 촬영지에 얽인 역사를 만난다. 

 

본문을 보니

"마이뭇따 아이가 고마해라"
동수가 칼에 찔려 죽던 전봇대가 등장. 섬뜩한 장면이었다. 아마 이 영화를 안 본사람도 많을 듯. 국제호텔 앞을 서성이다 보면 <친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호텔이 위치한 조방앞의 역사까지 알 수 있으니 새롭게 느껴진다.

 

"이쁘니까"

영화 <국제시장> 엔딩신. 80넘은 두 노인이 영도 앞 바다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영자가 왜 자신과 결혼했는지 묻다 덕수는 단호하게 예뻤다는 말만 해버린다. 그 말에 모든 게 용서됐는지 부산 초장동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그림과 같다. 아침 해를 보기 좋은 장소로 유명한데, 저자는 산복도로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놓았다. 영화와 역사 그리고 추억. 이 책의 재미는 나도 추억이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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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만 영화 속 부산, 아는 곳도 있고, 모르는 데도 있다. 등잔밑이 어둡다는 걸 이럴 때 말하나 보다. 살고 있어도 알쏭달쏭한 부산. 그냥 가는 여행보다 영화와 함께 떠나는 부산이라니, 매력적이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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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표현하는 게 문학입니다. 추상적이죠? 자세히 말하면 사람의 가치관과 감정을 글로 표현한 장르가 문학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문학이 아닌 작품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좀비가 등장하며 브래드피트를 괴롭히는 영화 <월드워Z>, 배고픈 한국역사를 다룬 <국제시장>, 1억 부가 팔린 『해리포터』 시리즈. 이런 작품들은 문학이 아닌가요? 사람 사이의 갈등과 배신, 노동의 애환, 미래를 향한 고찰. 이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같은 작품들을 문학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평생을 정치에 몸담은 사람에게 “정치가 뭔가요?”라고 묻는 기자가 있었습니다. 정치가는 “글쎄요.”라고 대답하며 기자를 실망케 했죠. 글 좀 쓴다는 사람한테 가서 물어봅시다. “문학이 무엇인가요?” 아마 비슷한 대답을 하리라 생각 되네요. 직업관과 전문성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전적 의미로 담을 수 없는 그 이상의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표절시비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영화가 흥행한 탓에 불씨가 꺼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문학을 알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왜 우리가 이 작품을 문학이라고 말하는지 알게 되리라 의심치 않습니다.

 

서울에서 전학 온 한병태는 모든 권력을 장악한 엄석대에게 불만을 품습니다. “어이, 한병태, 잔소리 말고 물 한 컵 떠와.”, “싫어 난 못해!”(23쪽) 자신이 살던 좁은 세상이 모든 것이라 믿었던 병태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는 외로운 싸움을 했고 결국 꼬리를 내립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병태는 엄석대가 만든 세상에 들어가며 그가 부여한 권력의 맛에 취하게 됩니다. 자신을 대우해주던 석대가 싫지 않습니다. 더 좋은 조건으로 편한 학교생활이 시작되죠.

 

이승만 독재정권이 작품의 배경입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과 거대한 권력에 심취한 사람들의 갈등. 그리고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현실적 보상.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어려운 작품이라 그런지 주제를 정의하기도 쉽지 않죠. 저는 “독재 권력에 저항하지 못한 민중들의 수동적인 근성을 바꿔야 한다.”고 정의하고 싶네요.

 

“어쩌면 그런 싸움이야말로 우리 살이(生)가 흔히 빠지게 되는 어떤 상태이고, 그래서 실은 아직도 내가 거기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받게 되는 느낌인지도 모르겠다.”(9쪽) 성인이 된 한병태는 여전히 엄석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잘못된 현실을 바로잡고자 학교 짱에게 도전하던 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학원 강사가 현실이 되었죠.

 

저자는 우리 사회의 민감한 속내를 학교에 담았습니다. 학교는 작은 사회입니다. 힘 센 사람은 약한 사람을 괴롭히죠. 선생님들은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불의에 맞서라”고 말했습니다. 정작 그들은 불의에 맞설 생각도 없이 누군가가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죠. 수동적인 민중의 태도는 사회를 알게 된 성인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그런 사회에 살았던 것이죠.

 

문학, 이제 좀 정리가 되시나요? 인간의 내면 심리 표현이나 사회를 비판한다고 해서 모두 문학은 아닙니다. 알면서도 끄집어내기 어려운 마음속 이야기들. 알면서도 눈감아줘야 했던 사회속 이야기들. 언젠가 표현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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