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사람에겐 반드시 기회가 온다.
저자가 대학교 3학년 생이었을 때 학교로 걸려온 홍콩배우의 통역의뢰. 그날 그녀에게도 꿈이 생겼다.
"난 장국영을 좋아하니까, 장국영이 오면 내가 통역을 나가야겠다." 란 결심으로 열심히 공부했고 꿈은 이루어졌다.
몇 년 후 그녀가 드디어 장국영의 통역과 인터뷰를 맡게 된 것이다.


우연히 보게 된 한 채널의 중국어 강좌. 강의보다도 그녀의 기분 좋은 미소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강의 내내 싱글벙글하는 그녀 덕분에 덩달아 나도 기분 좋아지곤 했다. 수업도 경쾌하고 재밌었다. 그녀의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한 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강의였다.
그녀의 이름이 들어간 책을 고르던 중 발견한 이 책. 부담 없는 편집과 많지 않은 분량으로 다시 시작하기 좋은 교재라 생각되었다.
그때 나는 중국어를 2~3달 수없을 듣다 쉬다를 반복해서 언제나 실력은 기초 언저리를 맴돌 뿐이었다.
중국어 공부가 처음이지만 처음이 아닌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기 전에 그녀가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게 된 동기를 읽는 순간 뭔가 찡하고 띵했다.
나도 학생 때 분명 홍콩배우 아무개의 통역을 하겠다 꿈꾸었는데 누군가는 그것을 이루고 나는 정말 꿈만 꿨구나 하는 생각에 풀이 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다시 중국어 공부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력 교재로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기초에서 초급으로 넘어갈 때 기초를 복습하고 초급의 초반부를 빠르게 예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 이 책을 돌이켜보면 떠오르는 한 단어가 있다. 바로 ’기폭제’ . 중국어 실력 면에서나 열정 면에서나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저자만큼이나 기분 좋아지는 교재이다.

우리도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우리를 창조했으되 책임은 지지 않았던 세계, 불가피하게 무책임의 의무를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 세계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창조되자마자 오탈자처럼 솎아지고 파지처럼 구겨지다 마침내 갈가리 찟겨 이 세계의 밖으로 내던져졌던 우리가 IGSS프로젝트의 토네이도에 휩쓸려 다시 이 세계로 던져지려하고 있었다. p214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생명이 의료폐기물로 전락해버리고 언제부터 무명씨로 살아왔는지 모를 누군가는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을것이다. 이유 없는 매질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생명들도 있을 것이고 인간의 혀를 즐겁게 하기 위해 도살장의 피는 마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동물들은 온갖 실험의 대상이 되고 있을 것이다. 상상과 허구의 소설 속에 국한 된 이야기이길 바라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단지 누군가는 외면했고 누군가는 감추었을 뿐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무책임하게 생산하고 버리는 자와 무책임의 결과만을 오로시 짐 진 버려지는 자, 사용하는 자와 사용되어지는 자가 흑과 백의 명확한 명암처럼 갈린 그곳에는 지도그룹 이외에는 이름을 가질 수 없다. 언제 없어져도 상관없는 의미 없는 기호와 숫자만이 있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탄생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국가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된 그들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지도그룹을 제외하고는 그곳에는 공식적인 60세의 사람들만이 존재한다. 60세 이후의 사람들은 국가에 귀속되고 심사를 통해 민간인에게 위탁되어 다시 쓰이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한다. 그곳의 시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진'을 애완 생물이라 불렀고 디저트라 불렀다. 영원히 늙지 않는 실험의 대상이자 주인의 욕망의 대상이다. 주인들의 욕심은 그의 한쪽 팔을 앗아갔고 재활용 심사대로 내몰았다. 그곳에는 쓰이고 버려지길 반복하며 너덜너덜한 넝마가 되어버린 어릴 적 친구 '진'이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생존권, 주거권을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불타 죽었다. 그녀가 낳았으나 한순간도 품을 수 없었던 숫자로만 존재하는 아들이 그녀의 생사를 심사하기 위해 그곳에 있다.

 

 

 

소설은 시간의 역순행적 흐름을 가지는데 , 완성된 그림 속 현실의 불편한 진실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떼어내며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 책장을 덮고 진실을 외면해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머뭇머뭇 거리며 더딘 읽기가 한계에 다다를 때 쯤 작가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정면으로 맞설것을 권유하는 긍정적인 설정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잔혹과 암울을 이야기했지만 그 끝은 암울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망으로 다가왔다.

 

 

 

아직 폐기처리 되지 않은 모든 폐기물들이 폐기장에서 찾아낸 뼈들을 손에 들었다. 온 세계가 차곡차곡 쌓아올린 죽음의 마일리지가 곧 그들의 무기였다.

 

우리가 아직 어미의 태중에 머물던 시절, 우리에게도 이름이 있었다. (중략) 이 세계가 폐기한 것은 우리가 아니었다. 꼭 부르고 싶었던 어떤 이름들.....이었다.p250

 

아주 오래전에 그러니까 호랑이가 담배 필 적? 까진 아니지만 20대 초반에 차이나로 중국어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어요.  한 시간씩 한국인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했었는데 꽤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죠. 기초 과정을 마치고 몇 년이 흘러 초급 교재를 찾아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 선택했던 책입니다.

 

컬러판에 글씨도 큼직큼직하고 혼자서도 연습하기 좋은 구성으로 편집되어 있어요. 자~ 그럼 살펴볼까요?

 

한국에서 중국어를 전공하는 유란이란 학생이 베이징대학교에 유학을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이 회화의 중심이 됩니다,

첫 장에는 회화가 다음 페이지에는 발음과 처음 나온 단어들이 있어요. 대부분의 초급 교재를 보면 한자 밑에 병음이 달려 있는데 조금 차별성이 눈에 보이시죠?  조그만 차이지만 높은 단계로 올라가면서 이것의 효과를 크게 느끼게 되더군요.

 

다음 장에도 회화가 이어지고 옆을 보면 들은 것을 확인하는 문제가 있어요. 좋은 점은 모든 걸 중국어로 읽어준다는 것!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과정이 지금 나옵니다. 문법을 문장과 그림을 통해 익힐 수 있게 해주는데요 어법에 대한 설명은 최대한 간략하게 해 두었습니다. 이해하는 데에는 별로 무리가 없지만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검색이나 다른 교재를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끝나느냐고요? 아니요^^ 아직 남아있습니다. 실생활에 자주 쓰이는 문형을 연습하고 빈칸 채우기 문제 그리고 그림을 보며 혼자 이야기해 보는 코너가 끝나야 1과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처음에는  1과를 하루에 마무리하는 것이 빠듯하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아는 단어와 문형이 많아질수록 속도가 붙어 하루에 2~3과를 거뜬히 하게 되더군요.

 

테이프는 아마도 학원 원어민 선생님과 두 원장님의 녹음으로 되어 있어요. 여러 사람의 발음을 들어보는 것이 이때까지만 해도 중요한지 몰랐었는데 중국어와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많아질수록 절실히 느껴지더군요. 되도록이면 다양한 사람들의 발음에 익숙해지는 것! 마무리는 이 팁과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