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창가의 토토'라는 닉네임을 쓰던 후배가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가장 감동깊게 읽은 책이라고 했다.

그때는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나중에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 후배의 감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 역시 비슷했으니까.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는데, 소설이라기보다 자서전 혹은 교육 에세이 정도로 분류해야 할 것 같다.

이 책은 흔히 말하는 '대안학교'에 대한 회고록이다. 당시엔 아마도 그런 이름으로 불려지지 않았을 테지만 토토가 다닌 학교는 지금의 대안학교에 해당한다.

너무나 천방지축이어서 수업을 진행할 수가 없어 선생님의 권고(?)로 전학(사실상 퇴학..;;;)을 가게 된 토토.

그런 토토가 만나게 된 도모에 학교, 그리고 교장 선생님.

그곳의 교장 선생님은 교육자이면서 '아이'의 성장 과정과 마땅히 그 또래에 받아야 할 교육의 진면목을 아시는 분이었다.

학교에는 토토처럼 다른 곳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고 또 장애를 겪고 있는 친구도 있지만, 누구도 그 학교의 소속 학생으로서의 긍지를 잊지 않는다.

체육대회에서 모두가 함께 뛸 수 있는 진정한 땀흘림의 장으로 만든 선생님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발상의 전환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현실 속에서 도모에 학원 같은 교육의 현장이 얼마만큼 가능한지는 솔직히 회의스럽다. 인적 물전 자산이 모두 그렇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부족한 것은, 그러한 교육의 현장을 운영하고 이끌어나갈 마인드를 가진 교육자를 찾기 어려울 거란 짐작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힘들 거라고 여기는 나의 이런 마음이 가장 큰 장애일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솔직히 부럽고 감동적이지만, 그런 학교를 만들어나갈 용기는 솔직히 없다. 교장선생님의 교육에 대한 열정 십분지 일을 닮기도 벅차다.

나같은 독자는 이런 책을 보면서 감탄 한 번 하고 또 다시 평범한 학교에 안주하고 말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도, 살면서 토토가 만났던 그 교장 선생님같은 교육자를 잊지 않고 꿈꾸기를 소망한다. 목표가 있다면 조금씩이라도 닮아갈 수 있을 테니...

덧글, 이 책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동일 작가의 "어른이 된 토토짱"도 조금 읽었는데, 솔직히 재미가 없어서 중간에 관둬 버렸다.

그녀가 겪었던 학교 생활과 그녀가 만들어나가는 학교의 모습은 너무도 다른 세상이니까.

아무래도 저자처럼 나 역시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을 좀 더 그리워해야 할 듯 싶다.

이 책의 뒤를 이은 시리즈도 접해 보았는데 책을 다 읽지 못하고 덮어버렸다. 앞서 '창가의 토토'를 읽을 때 받았던 감동에 많이 못 미쳤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자 자신은 자신이 만났던 교장 선생님만큼은 못 되었는지도^^;;;;

표지 그림이 뭉특하면서도 부드럽고 따스한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알고 보니 굉장히 유명한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었다. 심지어 이분이 그림을 그린 아기 책 시리즈는 엄청 고가이기도 했다. 아이들 심성에는 이런 종류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그림체와 색채가 긍정적인 도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히려 경계를 분명히 하지 않은 그림체가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그림에 빠져들게 하는 힘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너무 아이 같지도 않고 또 어른스럽지도 않은 중간 영역의 확보. 역시 이것도 고수이기에 할 수 있는 표현력이 아닐까 싶다.

금년의 스승의 날은 우울한 색채였다. 사회 곳곳에선 교권이 무너졌다고 호들갑이었고, 연일 학교와 학생 교사 학부모의 불화를 보도했다. 스승의 날, 전국 대부분의 학교는 알아서 휴교령을 내렸고, 그 취지가 무색할 만큼 몸사리는 풍경의 스승의 날을 연출하였다.

더 우울했던 것은, 스승의 날을 기념하여(?) 여러 님들의 학창시절 일화가 블로그를 도배하는데, 그들이 만났던 놀라운 선생님들의 일례들이 경탄을 넘어 경악의 지경에 이르렀으니 정말 그런 선생님을 안 만나고 지난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었다.

솔직히, 돌아보면, 내게 있어서 좋았던 선생님도 손 꼽을 정도였다.  굳이 숫자로 따진다면 안 좋았던 선생님이 좋았던 선생님보다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부끄러운 고백이다.

그래서, 좋은 선생님을 일생동안 단 한 분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은 생의 축복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 그런 선생님이 한 분 계시다.

내가 교생실습을 다녀왔던 학교였기에 더 애착이 가는데, 문경보 선생님은 당시 실습 중에는 만나뵙지 못했었다. 아마도 내가 담당했던 학급이 아닌 다른 학년을 가르치셨을 거라고 짐작된다.

앞서 "너는 나의 하늘이야"를 몹시 감동 깊게 읽었더랬다. 사실, 읽으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뜨겁게 감동적이었고, 서럽게 아픈 아이들의 삶이 버거워서 페이지를 연달아 넘기기가 어려웠다.

이 책은, 솔직히 앞서의 책보다는 덜 감동적이었다. 그래도 여전한 것이 있다면 바로 문경보 선생님의 학생들을 향한 애정과 교육자적 정신이었다.  사실, 학교 현장에 있지만 그런 '경지'의 선생님을 나 역시 아직 뵙지 못했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ㅠ.ㅠ 더더더욱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그런 선생님을 만난 아이들이 부럽고, 다행이고, 더 좋은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도 이 악물고 해 본다.

흔들리며 피어도 꽃은 꽃이다. 세상이 뭐라고 야유를 퍼붓건, 꽃은 그 자체로 향기롭다. 우리의 아이들이 그런 굳센 의지로 피어나서 열매 맺기를 바란다. 더 좋은 선생님이 늘어나고, 그런 선생님께 교육 받는 학생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매번 소망한다.  나 역시 그런 사회에 일조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서로에게 축복이 되는 그런 만남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를... ^^

지인의 호기심으로, 모교에 신청해서 보게 된 책^^;;; 사실 값이 나가고 두께도 있기 때문에 직접 사서 보기에는 너무 모험이었다. 읽어서 실망이면 어쩌누....;;;;

지인이 먼저 읽고, 이어서 내가 읽게 되었다. 조금 분주한 가운데 찔끔찔끔 읽기는 했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딱딱하지 않았고, 걱정했던 것만큼 어렵지도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키스의 발견, 키스의 역사, 키스의 사회학... 제목이야 갖다 붙이기 나름이지만, 키스 안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을까 싶을 만큼 다양한 예시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영화 "여왕 마고"에서 이자벨 아자니는 하룻밤의 상대로 주인공 남자를 거리에서 만났을 때, 몸은 주고서도 키스만은 안된다고 거절했었다. 그때 왜 그런가 했는데 책을 보면서 그 의미들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동양권의, 게다가 유교적 생활 리듬이 강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그들이 삶 속에서 피부로 느끼는 자연스러움을 아무 도움 없이 이해하기란 어려웠던 것이었으리라.

유다의 키스는, 교회를 다녀본 적이 없는 지인은 몹시 어려웠다고 한다.  아무래도 교회 문화권에 오래오래 살고 있는 나로서는 접근이 보다 쉬웠던 게 사실이다.

그러고 보니, 오래 전 윙크 만화 잡지에서 단편으로 유다의 키스라는 제목을 접한 적이 있었다.

작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고 그림체만 기억이 나는데, 당시에도 몹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런 책을 갖고 리포트를 쓰라고 한다면 따분하고 지루할 테지만, 가볍게 호기심으로 읽어보면 새삼 고개 끄덕이며 살짝 미소지을 만한 이야깃 거리를 줄 거라고 짐작한다.

그리고 솔직히 제목이 멋있지 않은가^^;;;(난 제목에 몹시 약한 인간이다.ㅡ.ㅡ;;;)

어린 조카는 벌써부터 이모 뽀뽕~! 하면 인색하게 군다. 짜식, 나중에 커서 즈이 짝지 에게만 해주려나(ㅡㅡ;;)

배신감이 든다... 쿨럭....;;;;;;;;; 키스의 재발견이 필요해....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