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자기 능력의 가장 높은 곳을 향해 자기만의 레이스를!

 

자신의 하루를, 삶을 지탱해주는 가야할 길, 가고 싶은 길을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길을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일까.

중학교를 축구선수로 지나왔지만 재능이 없어 축구를 그만두게 된 가미야. 
그는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 렌을 따라 육상부 견학을 갔다 우연히 달리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이 시작한 달리기는 그를 새로운 세계로 꿈으로, 새로운 내일로 인도해간다.

'나는 나만의 레이스를 간다. 한 걸음, 한 걸음. 콱, 콱.'

굳이 달리기가 아니래도 
나보다 뛰어나고 앞서 나가는 이의 모습을 기웃거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질투와 부러움, 의기소침, 자괴감, 흉내내고 싶음……. 
다 열거하지 못해도 많은 감정들이 매번 교차하기 마련이다.

가미야는 자신보다 뛰어난, 타고난 스프린터인 친구 렌의 곁에서 
자기만의 레이스를 찾고 끝까지 전력질주한다. 
그리고 그의 달리기에 대한 뚝심과 열정은 
모든 일에 늘 시큰둥하기만 했던, 그래서 재능이 있으면서도 
달리기를 진지하게 생각지 않던 렌까지 뛰게 만든다.

가미야와 렌의 끝없는 질주. 그들의 레이스, 선의의 경쟁.

10대라는 나이가 갖는 가능성과 함께 스프린터라는 꿈을 가진, 
달리기를 좋아하는 가미야의 투지와 도전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사랑은 사람을 성장시킨다.'란 말이 있다. 

파이어 아일랜드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 말이 잘 어울리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만나는 여러 가지 경험 중 

사랑만큼 사람을 크게 변화시키는 것이 또 있을까. 



파이어 아일랜드에서 매년 여름을 함께 보내며 남매처럼 자란 라일리와 엘리스 자매와 폴. 

이들의 순수한 삼각구도의 관계는 

엘리스와 폴이 그간의 관계를 깨고 맘속에 간직하고 있던 사랑을 겉으로 드러내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엘리스와 폴이 연인이 되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라일리. 

비밀이 들통난 줄도 모르고 라일리에게 죄책감을 갖는 엘리스와 폴.




유년 시절의 풋풋한 감정이 성인이 되면서 성숙한 사랑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만을 

그리지 않았다는데서 파이어 아일랜드는 보통의 연애소설과 다르다. 

앤 브레세이즈는 엘리스와 폴, 라일리의 성장과 변화를 

그들 간의 진한 사랑과 우정을 바탕으로 여러 사건들 속에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엘리스와 폴이 부모 사이에 얽힌 숨겨진 과거와 화해를 시도하고 

그들의 미래와 라일리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이별과 재회를 경험해 나가는 과정은 

참으로 섬세하다 싶을 만큼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엘리스는 인생의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대해 

거듭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일까? 

그 순간인지 아닌지 과연 내가 알 수 있을까? 

그때가 오면 나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까? 

나는 그 변화를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혹시 겁쟁이처럼 물러서지는 않을까? 

과거의 삶에 작별 인사를 고할 때가 언제인지 확신할 수 있을까? 

나중에 돌아보면, 내가 두고 떠난 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알아볼 수 있을까?'



사랑이 쉽고 이별도 쉬운 요즘, '사랑을 통해 성장한다.'는 말이 먹힐까 싶다. 

하지만 모든 사랑의 끝이 '결혼'은 아닌 만큼 

누군가를 만나 자신을 개방하고 또 다른 자신을 경험하는 일은 

경이에 가까운 사건이 아닐까. 



파이어 아일랜드는 여느 연애소설처럼 사랑=결혼이라는 결말로 이르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사랑이 지속되었는지 또 다른 변화를 겪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들이 가능성을 간직한 아름다운 청춘인 것처럼 

그들의 사랑과 인생도 여전히 물결치며 계속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