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절대 최강의 사랑노래
책을 받아든 순간 이게 장편인가, 단편인가 헷갈렸다.
소설‘I Love you’속 단편 중 하나를 쓴 작가가 확장시켜 새롭게 완성시킨 글이라 했으니 장편이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구입했다. ‘I Love you’에서 기분 좋게 읽었던 단편의 뻥튀기일 것이라 막연한 기대 비슷한 걸 품은 채.
그러고서 책을 펼치곤 ‘어라‘ 단편이었어?’했다. 2장을 넘어가니 주인공이 연결되고 시간도 이어지기에 ‘오호, 장편이군.’했다. 그런데 웬걸, 3장을 지나니 화자가 휙 바뀐다. 물론 시종일관 1인칭이었기에 한참 헤맨 뒤에야 화자가 바뀐 걸 깨달았다.
원서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저작권에 침해가 되지 않는다면 차례에 대한 소개를 조금 더 친절하게 해줬으면 좋았겠단 생각이 번쩍 들었다. 총 5가지 이야기 중 마지막 장에서 또 다시 화자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첫 만남부터 헷갈림과 오해투성이였다.
생각건대 운명이니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는 그저, 그전까지는 켜져 있지 않았던 ‘기억’이라는 스위치를
그날 동시에 누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p.23
재미있으면서 재치 넘치는 서술, 그리고 담백함. 일본 작가의 작품에서 많이 맡을 수 있는 문장의 향기인데 이 소설 역시 그러했다.
책의 8할은 오노와 미트의 고교 시절과 그들이 나누는 순수하고 진지한 사랑이야기, 나머지 2할은 이 두 사람이 열심히 연애하는 동안 단역으로 등장하던 사카모토가 겪는 다소 엉뚱하며 오타쿠적인 사랑 이야기였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나 특이하다라 평하기엔 뭔가 2% 부족한 평범함을 지닌, 그래서 눈길을 끌어당기는 문장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도대체 어디에 밑줄을 그어야 좋을지 몰라 마냥 책장만 넘긴 그런 읽기였다.
아무튼 20대 초입의 청춘들이 맞이하는 사랑의 가장 맛있는 부분, 가장 예쁜 시간의 조각을 맛보는 느낌이었다. 그들이 맞이하는 청춘의 고뇌라는 데코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