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은 개인이 가진 그 무언가의 발현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림, 사진 등 모든 예술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감과 감동을 선사해 주지요.
여기 심리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가 있습니다.
그 분이 말해주는 위로하는 그림 읽기, 치유하는 삶 읽기.

바로 <그림, 눈물을 닦다>입니다.

 

 

조이한의 그림 심리 에세이
위로하는 그림 읽기, 치유하는 삶 읽기

그림, 눈물을 닦다

 

사랑의 아픔, 삶의 고달픔, 고독, 절망 등
지치고 상처 입은 현대인의 마음을 그림을 통해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심리 에세이

 

고전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우리의 지치고 상처 난 마음을 다독여 주는 작품들이 담겨 있다. 사랑, 결혼, 관계, 슬픔, 상처, 자살, 삶의 비극성, 외모 콤플렉스, 늙음과 죽음 등 우리 삶의 중요한 화두들을 그림을 통해 성찰한다. 외모 때문에 속상해하는 사람에게는 뚱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보테로의 그림을 권하고, 이룰 수 없는 꿈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조지아 오키프의 <달로 가는 사다리>를 권한다. 35점의 작품에서 우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공감하고, 위안을 받게 된다. 삶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이야기들은 일회성 위로가 아닌 좀 더 묵직한 위안을 건네준다.

 

PART 1_ 미칠 것 같다면, 세상에 나를 소리쳐
PART 2_ 주저된다면, 사랑마저 반역할 것
PART 3_ 치유할 수 없다면, 차라리 껴안아 버려
PART 4_ 사는 게 곤욕이라면, 생각의 틀 자체를 바꿔 봐

 

저자

조이한

서울에서 태어나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자 문화운동연합에서 가수로 활동하다 1992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원래는 심리학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었으나 그림의 매력에 빠져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미술사와 젠더학을 공부했다. 현재 서강대 평생교육원, 인하대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상상마당 등에서 일반인들을 위한 미술사 강의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천천히 그림 읽기》(공저),《그림에 갇힌 남자》,《위험한 미술관》,《혼돈의 시대를 기록한 고야》,《베를린, 젊은 예술가들의 천국》,《뉴욕에서 예술 찾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이 그림은 왜 비쌀까》,《예술가란 무엇인가》(이상 공역) 등이 있다.

 

<당신이 좋아하는 그림은 무엇인가요?>에 대한 질문에 생각을 댓글로 달아주시고,
이 페이지를 스크랩해주시면 10분을 추첨하여 <그림, 눈물을 닦다> 서평단으로 모십니다.
 
모집 인원: 10명
모집 기간: 2012년 7월 6일(금)~ 7월 15일(일)
발표일: 2012년 7월 17일(화)
배송기간: 2012년 7월 17일(화)~18일(수)
서평마감일: 2012년 8월 5일(일)

 

양파의 껍질을 벗기듯 명확함이 없어 다각도로 결론짓게 만드는 소설

제멋대로 저 보고 싶은대로, 읽고 싶은대로 상상하는 독자의 심리를 이용한 작가의 트릭에 강타당했다.
슬픈 결말이지만 기분 좋았던 건 '보기 좋게 속았다.'는 느낌에서였다.
오랜만이다. 뒤통수 맞는 책읽기.
추리 소설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서스펜스적 요소가 더해진 전개가 아주 흥미로웠다.
서두가 다소 지루한 감이 있어 투덜댔는데 불평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역시 나오키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은 허명이 아니었나 보다.

기억을 잃고 그 부서진 조각을 찾아 이어붙이려는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하지만 충격 받을 때마다 기억잃기를 반복한다는 설정은 조금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마치 환상특급처럼 분명 상자를 열었는데 그런 적이 없다는 듯 다시 닫혀 있는 상자를 만나는 식의 황당함과 당혹감.
그래도 추리소설을 자주 다루는 작가의 작품인만큼 개인적으로 '엔지'라 느껴진 부분도 소설적 장치겠거니, 하며 그냥 넘겼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것은 없으니까.

주인공의 기억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 곁을 지키는 남자의 사랑 또한 애닯았다. 그들의 인연이 길고 길어 웃음어린 결말이 되었다면 좋았을텐데 이 또한 작가의 장난질(?)에 희한하게 비틀어져버렸다.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독자를 미궁에 빠뜨리는 고단수의 술책.
글이 끝난 순간조차 읽는 이의 맘에 따라 결말이 지어지게 된다. 해피엔딩을 원하면 원하는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은대로.

오랜만에 양파의 껍질을 벗기듯 명확함이 없어 다각도로 결론짓게 만드는 소설을 만난듯하다.

치히로는 달리는 자동차에서 밖으로 내던져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는가도 알 수 없다.

자신이, 누군가의 원망을 사고 있을만한, 누군가가 목숨을 노리고 있을만한, 그런 짓을 했다는 걸까?
그리 생각하니, 치히로는 자기도 모르게 몸소리를 쳤다.
자기라는 인간은 대체, 무엇을 하며 지금까지 살았던 걸까?(p.63)

장난감 같이 보이는 집들 사이를 가만히 응시하니, 개를 데리고 나온 사람이 걷고 있는게 보인다.

저 모든 지붕 아래에 각각의 사람들의, 각각의 인생이 있다.
그리 생각하니, 치히로 홀로 더더욱 사람들의 생활에서 튕겨져 나와 버렸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의지할 곳없이 공중에 떠돌며, 돌아갈 지붕마저 찾지 못하고 있다.

떠돌이보다도 형편이 나쁘고, 이래서는 유령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제 두 번 다시 자신의 발로 땅을 밟을 수 없을듯한 기분이 든다.

저 희읍스름한 길도, 초원도, 그 어디도......(p.63)

요새는 읽는 책마다 드라마가 연상된다. 모티브가 비슷해서 일까.
'월요일의 남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모 방송국의 '환상의 커플'을 떠올리게 했다.
여주인공이 사고로 기억을 잃는다는 점, 그녀가 주변에 호감을 주는 인물이 아니며 많은 유산을 상속받은 부자이지만 가까운 가족 하나 없는 외톨이라는 것.
그리고 그녀가 기억을 잃은 사이 노동력 착취(?)를 당한다는 점. 그외 기타 등등이 조금씩 닮아있었다. 마치 부모를 닮은 형제를 보는듯이, 혹은 아류작을 보는듯이.
그렇지만 뭐, 창작의 세계가 의례 그렇듯 같은 재료, 다른 요리를 먹는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그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니까 통과.

기억을 잃은 사이 그녀에게 날아든 진실된 사랑
이자벨은 결혼식을 위해 파비오가 개장 준비 중인 레스토랑을 찾는다. 그곳에서 약혼자가 자신의 친구와 바람을 피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그만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를 당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리고 마는데......

"죄송하지만 혹시 제 이름이 뭔지 아세요?"
"물론이지. 너의 이름은 이자벨이고 너는 내 약혼녀야."(p.61)

2, 30대 직장인 여성을 겨냥한 칙릿 소설답게 이자벨의 새로운 사랑찾기가 어렵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진다.
별 고민없이 한나절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시간이 아깝지 않을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기억상실이 상징하는 현실극복의 판타지
현실에서는 일어날 확률이 낮은 기억상실증은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그리고 기억상실의 기간 동안 주인공은 언제나 성격이나 사고관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그렇게 보면 기억이란 것이 현재의 우리를 형성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주인공 이자벨 역시 기억을 잃기 전 벗어나고 싶었으나 떨치지 못했던 현실의 벽을 깨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계기도 기억 상실을 겪으면서이다.
물론 이자벨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흘러가 진실된 사랑과 삶을 만났지만 실제 현실에선 기억상실이 흔하게 일어나지 않을 뿐더러 진솔한 사람을 만나 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배우게 된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그렇기에 이런 류의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을 안겨주는 것 같다.
일상에 메인 가슴이 자유를 꿈꾸듯 변하고자 하나 쉽사리 바뀌지 않는 자신이 코페르니쿠스적 변화를 겪고 보다 나은 모습이 된다는 것. 이 내밀한 욕망이 기억상실로 인해 순식간에 실현되니까 말이다.

역시 어제의 나를 딛고 내일의 나를 희망하며 오늘을 사는 일은 힘든 것 같다. 그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