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속으로
꿈을 향해 살기로 하다.
케이크 듀시.하창수 옮김
연금술사. 2017

미국의 한 청년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자신에게 끝없이 묻다가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그곳의 생활을 박차고 세계 여행을 떠나게 된다. 관심이 많았던 나라와 문명, 그 나라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가족, 집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 경험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관광의 차원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러했기에 그에게는 현지인들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왜 다른 관광객들과는 다르게 보내느냐고... 그의 답은 이 책이 말해준다. 한 권을 읽으며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꼈고 자주 등장하는 어휘들과 의미들이 깊은 울림이 되어준 책이기도 하다.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며 그는 계획과는 무관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떠나는 여행이지만 그는 절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자신 안에 흐르는 내면의 믿음은 확고하기까지 하다. 그가 말하는 것들과 느낌들은 무엇 하나 어긋나지 않았다. 차곡히 만나왔던 그동안의 것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으로 읽어간 내용이기도 하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마주할 때마다 반가웠고 지그시 눈을 감고 다시금 정리해볼 수 있었던 내용들이기도 했다.

그가 여러 나라에서 만나는 인물들은 우연이 아님을 알 수가 있었다. 충분히 알 수 있었기에 설레는 마음을 다음 페이지를 넘겨가게 된다. 여러 사연들과 이야기들은 충분히 전달되어준 충만한 책으로 오랫동안 기억될 또 한 권이 될 듯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 멋지다.'라고 외쳤던 책이기도 하다. 경험은 정말 오랫동안 각인되어주는 스승이기도 하다. 명상하면서 경험한 것들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기도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이 있었기에 저자가 말하는 명상의 경험 이야기는 더 매력적으로 흡입력이 강했던 내용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가 만났던 여러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나누었던 인연과 대화들과 경험들은 차곡히 쌓여서 이 책과 함께 기억 속에 간직할 내용이기도 하다. 귀한 보물 같은 메시지를 너무 편하게 읽은 듯하다.

용기. 운명. 삶. 사랑. 웃음. 열정. 연결. 부분. 전체. 순수. 풍요. 온화함. 호의. 미소. 편안함.
이외에도 더 많은 어휘들이 떠오르게 되는 책이다. 이 책에 문을 두드리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자리 잡는 만남이었고 번역한 분의 아들 이야기도 함께 잊히지 않는 책이 되어준다.

스무 살. 번역가의 말처럼 이 나라에서의 스무 살은 여러 떠올림들이 가득하지만 편안해 보이지 않는 대상이기도 하다. 저자가 책 도입 부분에 질문하듯이 나의 스무 살에도 그렇게 대학 강의실에서 질문한 것이었기에 더 흡입력이 강하였던 책이기도 하다

사람의 부엌.
냉장고 없는 부엌을 찾아서 떠난 순례.
인류 지혜 복원. 대담하고도 독창적인 부엌 프로젝트
류지현. 낮은산. 2017

냉장고가 없는 부엌이라는 문구에 정신이 번쩍거린다. 의심 없이 살아왔던 문명이 준 혜택들 중의 하나가 냉장고이다. 태어나자마자 누렸던 냉장고의 마력은 당연한 필수품인 듯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러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시도한 부엌 프로젝트를 뒤쫓다 보니 맹점이 보이기 시작했고, 모순 같은 논리들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도 보이기 시작한 책이다.

저자가 도입 부분에 말하고 있듯이 죄책감을 느낄 시간도 없이 상한 식재료들을 버리고 싱싱한 식재료들로 다시 채웠던 날들.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모든 것이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한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었기에 이 책은 솔깃하였고 인류의 지혜를 만나보고자 한다. 저자가 찾아다닌 나라들과 지역들은 다양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부엌과 그들의 살림 지혜들을 마주하게 된다. 치즈, 와인, 벽장이 두꺼웠던 이유들, 네덜란드 창가의 바구니의 의미, 양은 냄비를 모래에 덮어놓는 이유, 우물에 보관한 김치들, 올리브에 재우는 지혜, 소금에 재우는 지혜, 돼지기름에 담아서 판매하는 살라미, 달걀 보관하는 지혜, 병조림, 말린 빵, 말려서 보관한 식재료, 말리는 감자 등등 여러 나라의 지혜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추운 지역은 추운 날씨를 활용하여 현명한 지혜를 만나보는 시간이 되었고, 더운 나라는 더운 날씨를 활용한 다양한 지혜로움이 부엌에서도 발휘되고 있음을 이 책에서는 많이 보여주고 있다. 오랜 시간을 길에서 보내였던 프로젝트의 노고도 짐작이 가며, 발길이 머물렀던 시간들과 추억들은 커다란 보물이 되었음을 독자들도 함께 누려보게 된다. 소박한 밥상, 단출한 간식이라고 하지만 푸짐하게 차려진 간식 차림도 대접받은 이야기, 자연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주는 환경을 인간이 지닌 현명함으로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지구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치즈를 만드시는 할머니의 검은 옷의 사연도 잊히지 않는 잔상이 되어간다. 그들이 현대 문물이 가진 편리함보다는 옛것을 지켜가고 있는 이유들과 수고스러운 손과 노고가 가진 의미는 더 크게 부각되어간다. 화학물질로 범벅이 된 음식들과 조미료, 치즈, 요구르트들도 함께 떠오르게 된다. 옛것의 수고스러운 손길에는 건강한 지혜가 숨어져 있었다. 그것은 결코 헛된 몸짓이 아님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너무나도 많이 책장을 덮었던 것 같다.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결코 그렇게 읽을 수가 없었다. 문득 나의 냉장고 안을 떠올리게 되었고 식재료들이 신선함을 살려서 조리하고자 부엌으로 달려가기를 얼마나 자주 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읽어가는 시간들은 반성하게 해주었고 냉장고 안을 점검하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었다. 덕분에 가족들은 행복한 밥상을 먹을 수 있었고, 건강과 웃음이 넘치는 시간들이 되었다. 냉장고에 보관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식재료들도 소개된다. 특히 계란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의심 없이 냉장고에 보관한 지난날이 떠올랐고 달걀의 구멍이 가진 의미들도 이 책은 전해준다. 냄새를 흡수해서 맛을 떨어뜨리는 이유도 이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