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알지만 학창 시절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집합이니 근의 공식이니 하는 사칙연산을 제외한 수학은 수험 외엔 어떤 쓸모가 있을까~ 하고 말이다.
당장 눈앞의 내신이나 입시가 있으니 공부를 했지만 이런 생각들은 항상 가지고 있었다.
물른 수학은 답이 딱 떨어지고 문제를 푸는 동안의 집중도가 높아서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좋은 방법 중 하니였다.
성인이 된 후 페르마나 갈루아, 보르누이 가문의 수학자들, 오일러 등 세계 역사 속에서 발자취를 남긴 뛰어난 수학자들에 책도 읽으면서 수학이라는 학문과 수학자들에 대한 지식도 조금씩 쌓여갔다.
그저 숫자들로 조합으로 이뤄진 문제를 푸는 것만이 수학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는 알지만 학창 시절에는 눈앞의 문제를 풀어 답을 내는 것이 전부였다.
성인이 된 후 시험과는 상관없이 이 책처럼 '수학' 이라는 학문에 대한 책들을 읽으면서 고대부터 왜 뛰어난 사람들이 수학에 인생을 바쳤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수학을 공부함으로써 그들은 자신의 뛰어난 두뇌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과 현실 세계에서 보통 사람들이 궁금해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문제들을 생각하고 또 그 해답을 알아가면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발견했으리라 짐작된다.
예전에는 수학 시험에서 정답만을 맞추면 그만이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해답에 이르는 풀이 과정에 있다.
또한 풀이 과정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발견의 즐거움을 주는 거 같다.
이 책에 실린 문제들을 하나 둘 풀어가면서 느낀 점은 진짜 수학은 학창 시절 배웠던 그 수학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문제에 대해 탐구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전제 조건들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확한 답을 내는데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택배함의 비밀번호나 소확행과 대확행의 차이에 대한 논리적 해석 등 일상생활에서 '왜 그런지'에 대한 의문조차 가질 생각을 못했던 다양한 문제들을 이 책에서 만나 생각할 수 있었다.
다다익선의 피드백과 설상가상의 피드백을 읽고 나니 앞으로 닥치는 어떤 일이라도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런 사고로 이어져야 하는지에 의구심을 가지고 분석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실패는 그냥 실패일 뿐이다'라며 실패할 때마다 의욕마저 사라지는 경험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시행착오의 즐거움'을 읽으면서 실패를 실패로 두지 않음으로써 실패가 실패로 남겨지지 않게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문제를 자신이 생각하는 틀안에서만 생각함으로써 스스로를 제약의 틀안에 가두는 것은 아닌지 꼭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인에 없는 틀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해결이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존재하지도 않았던 제약에서 벗어나거나 그 형태를 바꾸어 생각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잊지 말아야 한다.
수학은 그저 어려운 문제풀이가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수학이 왜 철학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학문인지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도피하기 위해 수단으로 읽어나갔던 이 수학은 '인생을 더 잘 사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거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서 발견할 수 있었던 확률적 세계관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수학'에 대한 책을 읽음으로써 앞으로의 인생이 지금보다 조금은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복잡한세상을이기는수학의힘,
류쉐펑,
미디어숲,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