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어버린 지 일주일째다.
첫마디부터 충격을 받았다.
엄마를, 어머니를 잃어버렸다. 라는 말 한마디로 시작할수 있는걸까?
첫장부터 끝까지, 작가는 담담하게 어머니를 잃어버린 이후의 행적을 적는다.
너는, 너는, 너는..
엄마를 잃어버린데에 대한 책임을 읽고 있는 너에게 묻는다는 듯이.
한장 한장, 우리의 어머니에 대해 자식이라는 우리가 해온 일들을 차곡 차곡 적어놓는 작가.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에 대해 그렇게 모르고 살았을까.
읽고 있는 나조차도 나의 엄마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일이 없는것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엄마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엄마가 하고싶어 했던 일들은 무엇이었는지, 엄마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내가 지금 나의 삶이 소중하듯이 엄마에게도 엄마가 되기 이전의 삶이 있었을 것이고, 그 삶이 소중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엄마가 없었다면 내가 있었을까?
이 책만큼 우리 어머니의 삶에 대해 조명해본 책이 있었을까?
소설 속의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모든것을 포기했고, 오직 남편과 자식만을 위해 살아왔던 예전의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엄마를 잃어버린지 구개월째다. 라는 에필로그를 읽으며 지금까지 부모를 위해 뭘 해왔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엄마는, 아무 생각 없이 영화 보여드릴게요. 한 내 말에 몹시 기뻐하셨던걸로 기억이 된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나오는 길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게 얼마만인지..' 라며 말끝을 흐리는 엄마의 모습이 기억난다.
내가 이만큼 자라면서 엄마는 그만큼 늙으셨고, 내가 내 인생을 찾는다며 혼자 즐기고 있을때 엄마는 나를 위해서 모든것을 포기하고 그렇게 사셨다.
큰아들 형철이에게도, 큰딸 지헌이에게도 엄마는 똑같은 엄마였지만 자식들 모두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나에게도, 나의 동생에게도 서로 기억하는 우리 엄마의 모습은 같지 않겠지.. 같은 엄마인데도 말이다.
뒤늦게 후회하기전에, 엄마와 한번이라도 더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조금더 추억을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죄인의 기분이었던 나.
작가도 책을 쓰며 이런 기분이었을까?
엄마를 부탁해,라는 제목은,
나에게 엄마와 나를 부탁해.. 로 읽혔다.
조금 더 엄마를 생각해야겠다고 느끼며, 이만..!!
엄마를부탁해,
신경숙,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