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일까?
어릴 적 tv속에서 우리들을 충격으로 몰았던 그 청년의 이야기란다.
난 그 때 그렇게 생각했다. 미친거라고...마구잡이로 광장을 헤집었다면 제 정신은 아니었을거라고...
예전에 강동원이 등장했던 어떤 영화도 생각나고
수녀님들의 애틋한 수감자들에 대한 정성도 생각나게 하는 지은이들과 제목이 먼저 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우선 그의 이야기는 고백형식의 아주 긴 일생에 대한 일기 같았다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나를 봐달라는 아이같은 칭얼거림이 너무도 큰 파장이 되어 자신에게 돌아갔을 때
그는 사형서고를 받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답니다
처음 수녀님의 글엔 이렇게 써있었다.
'죽음을 앞둔 그가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것은 동정심을 얻기 위함이 아닙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를 사회의 탓으로 돌리거나 합리화하기 위한 것은 더욱 아닐 것입니다.
삶이 아무리 힘들다 해도, 세상이 자신에게만 등을 돌리고 있는 느낌이어도, 아무리 억울한 상황이어도
무고한 다른 이의 목숨을 해치는 것을 결코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라고....
과연 그는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그같은 결과를 낳게 되었을까?
더욱 궁금했습니다.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깜깜한 터널을 걷는 느낌이라는 그의 인생을 들여다봅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무관심입니다.
나의 실제 친구 중에도 두분 부모님이 듣지 못하니 당연히 말씀을 못하시는 분들이었지만 내 친구와 그녀의 동생은
두 분의 사랑으로 아주 훌륭하게 성장하여 결혼도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습니다.
할아버지가 그에겐 그나마 좋은 이야기를 해 주었던 사람이었고 나중에 철이 든 후엔 작은 형이 그의 버팀목이 되긴 하였지만
그들 또한 그에게 딱히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만약에 그의 어머니가 시력이 나쁘지 않거나 아니 나쁘더라도 자녀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일만큼 충실한 사람이었다면
그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향한 사랑의 집착이 조금만 적고 자식을 향했더라면....
그는 어찌되었을까?
아니...부모님이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눈이 남들과 다르다고 느꼈을 때 부모나 할아버지께 말씀만 드렸다면 어땠을까?
그는 아마 그의 인생에 그 결과가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몰랐을거다.
본인 스스로도 본인에게 무관심했던 현실이 가족들의 불행과 함께 그에게 얼마나 많은 아픔으로 다가갔을까?
왜 하필 그의 주변에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정상적이지 못한..아니 호기심이 유달리 성적으로 튀는 아이들이 많았을까?
꼭 하나씩은 성에 민감한 친구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처럼 그렇게 어린 나이에 겪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의 몸으로 얼마나 당황스럽고 창피했을까?
나는 중학생이 되었을 때도 내가 어른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었는데..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 사회에서 겪어도 되는 수 많은 일들을 겪어냈다.
내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은 어긋나는 부분들이다.
보통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화가난다고해서 불만이 쌓인다고 해서 복수를 바로 꿈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어린 나이에 배신과 아픔과 상처투성이가 된 그는 모든 것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듯 보였나보다.
복수라는 단어가 너무도 쉬이 아무한테고 쏟아져내리는 그의 과거는 그의 미성숙인 시간을 타고온 어설픈 성숙바이러스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가 그 당시 나라도 만났다면 그를 이렇게 놔두진 않았을 것 같은 내 마음은 글을 다 읽기전까진 들지 않았던 생각이었다.
읽는 내내 왜 이 아이는 저 어린 나이에부터 복수를 먼저 떠올리지 않으면 안될까?
왜 하필 이 아이의 주변엔 하나같이 아이를 돕지 못하는 사람들 뿐일까?
왜 이 아이는 한곳에 잘 머물지 못하고 늘 떠돌아야하는가?
시력이 잡히지 않는 뿌연 세상속에서 사는 것도 지옥일텐데 늘 할 수 있는 일이 존재하지 않는 듯 버림받는 듯한 기분...
정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까?
그가 맹인학교에서 꾸준히 잘 자라줬더라면...
작은 형과 함께 꿋꿋히 버텼더라면...
그의 인생이 이렇게 끝나진 않았을거라는 그런 생각들이 든다.
만약에 수녀님과 같은 사람을 조금만 더 일찍 만났었더라면 그는 지금도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을텐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던 어떤 철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그의 죄는 용서받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를 미워한다고 다시 살아돌아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그를 용서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엔 맹인들도 많다 그들도 다 이렇게까지 절망하며 살아야하진 않을텐데....그의 주변인들의 무관심이 키워낸 최악이었다.
그가 느꼈을 사회적 소외감과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상처들
하나 둘 사라지고 무너지는 가족들...
결국 오로지 혼자이고 세상이 자신을 버리고 내가 세상을 벌하는 극의 상황이 그에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후회가 되었지만
그는 깨닫게 된 것이다. 다행이도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올바르지 못했던 삶에의 상처들을 되짚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만들었고
그러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얻어낸 듯 하다.
수녀님의 편지들은 그의 삶에 수녀님이 계셨었더라면하는 무척 아쉬운 점들을 많이 남겼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을 미워하고 세상을 원망했다면 그는 편치 못했을 것이지만
스스로를 다 잡게 돕는 종교의 힘을 빌고 수녀님의 따뜻한 사랑에 힘 입어 그 마지막 순간을 평화로이 맞았을 것으로 생각하고 싶다.
'오늘도 살았으니 내일도 살고 싶습니다.'
당신은 다음생에 태어나 세상의 빛이 되어 줄 거라 나는 생각합니다.
당신이 지은 죄를 지워내기 위해 당신은 무던히 노력하고 봉사하며 성실하게 살아줄 멋진 사람으로 태어나 줄 거라 믿습니다.
만약 그가 사형을 선고 받고도 아직 살아있다면 그는 교도소내의 진 성직자가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을 해봅니다.
상처투성이인 그의 인생에 빛이 되어준 수녀님의 고마운 말씀 하나하나까지 기억해 내고 또박또박 써내렸던 그의 글씨체를 사진으로 보며
그는 정말 앞이 잘 보이지 않던 힘든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던 듯한 생각을 해봅니다.
그를 보낸 수녀님의 마음이 오늘도 어딘가에서 마음으로 상처입고 죄를 지어 자신을 가둔 또 다른 김용제군을 위로하고 있을 거란 생각이든다.
나도 죽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죽음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자신을 미워하는 마음을 일찍이 버렸다면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일찍 이해했다면 지금쯤 장애는 있어도
당신이 사랑하는 여인과 멋진 삶을 살고 있었을 거라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어딘가에 살아서 당신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고 있을겁니다.
그곳에서 당신의 소중한 인연들이 모두 행복하기를 빌어주길 바랍니다.
후기를 쓴다는 것이 그에게 보내는 편지글이 되어비며 마치게 되는군요.
그를 다 이해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여의도 광장을 해집던 당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자니 당신의 고통이 내 가슴을 찔러 상채기를 내는 듯 합니다.
모든 무관심을 나 자신부터 나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을 미리 낼 수 있었다면 하는 무척이나 아쉬운 마음을 내게 하는 당신은
그곳에서 이제 편안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