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이 가장 맘에 들었다. (원제는 '존슨은 오늘 오지 않는다'이지만 지금의 제목이 더 마음에 든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느끼느냐에 따라 늘 부족하게 사는 사람과
늘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다르다고 본다.
나 또한 아주 많은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중에 하나다.
난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저자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할만큼 어른은 아니다.
그래서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에 대한 동경이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음...스위스 교과서에 굴이 실린 작가라는 메리트도 한 몫 했다.
작가의 문체가 좀 독특하다고 해야하나?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해야만 아..이런 글귀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어렵게 사용한 단어도 없고 설명한 부분도 없는데 왜 그랬을까?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아마도 우리 작가들의 자연스런 써내림에 익숙해져서
외국 작가의 글을 직역해 놓은 글에 내가 익숙지 않은가보다 합니다.
아주 많은 시간은 무엇을 이야기했을까요?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도 많은 일상다반사들을 이어가는 것도 맞을 겁니다.
다만 작가가 말하는 아주 많은 시간이란 기다림의 여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차역에서 모든 기차시간을 다 꿰뚫고 있었다던 지체장애자가 갖는 아주 많은 시간을 그저 장애자의 집착이 아닌 자신이 해야 하는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시간배분이라고 표현했다면 당신은 어떤 느낌이 들까요?
이 부분에서 처음에 작가는 대체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일까?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읽는 속도를 내어 가다보니 이런 글귀가 나왔습니다.
원래는 좋아했지만 살아가다가 잃어버리는 것이 많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그게 없어진 지 이미 오래라는 것을 깨닫는다.(p.49)
아...이것이구나... 그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의 온 시간을 다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고 수공예를 하는 것 정도로 이야기한다면 좋지 않을까?
정말도 좋아하는 것이 다양한 나이기에 말이다..^^
현재 난 어른인데 이중에 몇가지나 시간을 내어하고 있을까하는 아주 심난한 마음을 아니 가질 수 없었다.
그것들 내가 좋아하는 이런 생활을 위해 난 이미 시간을 내어야하는 상황이지 않은가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그저 이런 생활이 누려져야하는 행복은 이미 동떨어진 나의 삶이 우울해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음을 안다. 언젠가..라고 말한다면 책을 읽은 보람이 없을까?ㅋㅋ 아니다 이미 내게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길 시간을 먼저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조금씩 시간을 기다리며 여유를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 있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은 아마 자신의 행복을 갖추는 좋아하는 것들을 잊지 않고 지켜가고 느끼고 깨닫는 기다림의 여유가 아닐까?
이 글은 신문 칼럼에 올렸던 글들을 모은 것이라고 했다. 아마 신문을 읽던 수많은 독자들은 작가의 과거 일상을 통해 한가지의 회상이 아니라 그 회상을 통한 시간의 활용과 자신에게 필요한 시간의 여유와 다른 행복을 기다리는 마음까지 얻어가지 않았을까?
조금은 어려운 내용같지만 알고보면 우리 주변에 흔히 일어나는 일에 대한 다른 시각과 기다림을 아는 작가의 마음까지 두루 배울 수 있는 책과의 만남이었다.
아직 많은 이해가 더 필요하므로 내게는 두고두고 다시 읽어야하는 책으로 그리고 그래서 더욱 추천하고 싶다.
천천히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