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덞분의 각기 다른 이야기..하지만 결국 우린 이 짧은 생을 살면서 충만한 마음 한 번 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닿게 된다.
우리의 삶을 불법으로 따지면 찰라에 지나지 않는단다. 억만겁의 윤회 속에 한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이 책의 열 여덞분은 각기 하나의 법문을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 하고 계신다. 그 곳에서 나 자신을 찾았는가?
난 그 속에 분명 있었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가 못나게 굴고 비뚤어지게 살아온 나를 질책하는 이야기들과
반성해야하는 이유가 나와있다.
불교의 가르침은 참나를 찾아서 성불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는 참나를 찾아 30여년은 넘게 살고 있다. 아직도 찾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아마도 평생을 그렇게 나 찾기에 바쁘게 살아갈 것이다.
우리가 겉으로 번쩍번쩍 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겉모습이 남루하다거나 직업이 변변찮다고 하찮게 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습으로 상대를 평가하기도 한다.
일본의 한 스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 남루한 차림으로 새해 첫 방문을 하러 갔더니 쫒겨나고 다시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갔더니 귀중히 대하더라는
이야기다. 주인에게 더 이상의 법문을 펴지 않으시고 쫒겨났던 이야기를 하시며 돌아서셨다는 그 스님의 말씀에 가슴이 턱 막혔다.
나는 우리 집을 찾는 손님에게 그렇게 대하지 않았던가? 나는 내게 다가오는 누군가의 겉모습만 보고 거리를 둔 건 아니었던가?
나도 내 눈안에 잣대를 두고 사람을 평가하며 살아 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크게 반성하게 되었다.
나는 스스로 깨달음의 길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깨닿기 위해 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공양주가 반찬을 만들다가 성불할 수도 있다는 고산스님의 글에서는 희망도 보았다.
나 또한 변변찮은 자리에 머물고 있으나 이 속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귀기울이다 보면 스스로 감탄하거나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많은 깨달음들이 있다.
그것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는지...수없이 되돌아보며 나를 다스려야겠다.
행복도 불행도 나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이 짧은 생 살아오면서 몸소 깨달았다. 해인사 율주 종진스님의 말씀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잘 알고 있는 나이다.
나는 지금 사랑하는 것이 두려워 회피하고 있다. 나 스스로 그렇게 만들고 있다가 정답일 것이다. 헌데 스님께서 말씀하신다.
'지금 후회없이 사랑하라, 사랑할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라고..이 글이 입보리행론에 나온 글귀란다.
스스로 나를 아끼고 사랑할 줄 알아야 타인에게도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될 터...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게 된다.
이 책엔 수 많은 나를 발견하는 순간들이 머문다.
불교라는 공간에 와서 세운 목표 중에 하나는 잘 죽는 것이었는데 축서사 문수선원장 무여스님께서 그 이야기를 하셨다.
잘 사는 것만큼 잘 죽는 것도 필요하다고..물론 잘 살아왔으니 잘 죽을 수 있지 않을까?ㅋㅋ
다 내가 실천한 대로 받게 된다는 것에 많은 생각을 둔다.
무엇보다 마지막..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부처라고 믿고 내딛으면 그 걸음이 바로 부처의 걸음'이라는 말씀에 크게 느끼는 바 있다.
바로 어제의 일이다. 술을 술로 보고 마시면 한잔을 마셔도 취하지만 차라 생각하고 마시면 차가 되어 말로 마셔도 취하지 않는 법...
스스로 내가 깨닫기 위해 노력도 해야겠지만 그 마음가짐 자세 하나가 얼마나 많은 것을 좌우하는지 말씀하시고 계시다.
보이는 것에만 취중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로 가려진 마음과 영혼을 맑고 깨끗하게 함으로 나를 다스릴 수 있게 되고
나를 다스리게 되면 내가 믿는 것이 그대로 실현이 될 수 있음을 알 것 다.
흔히 중생이라서 그렇다며 핑계 만들기 일수인 우리들의 모습에 일침을 가하시는 한마디는 중생이라는 그 생각을 떨쳐버려야한단다.
늘 중생이니 이해하십시요..라고 되내이던 내 입버릇도 사라져야겠다.
'지금 이 순간 무슨 꽃을 얼마나 피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발심한 수행자들은 늘 되내인단다.
나는 발심한 수행자까지는 아니지만 내 삶의 지금 이순간에 무슨 꽃을 피우고 있는지...얼마나 피워내고 있는지....스스로 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