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참 막막하다.

최근 읽은 마음치유나 명상에 관련된 책 중에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책이었지 않나 싶다.

어떤 분의 글처럼 전문서적에 가까웠다고 느껴진다.

진아 만나기란 참 나를 만난다는 생각으로 내 평생과제인 나를 찾는 여행에 비춰 딱 필요한 책이지 싶어 선택을 하게 되었다.

헌데 나의 생각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이 받아 들이기가 참으로 어려운 책이었다.

 

독자들에게 라는 제목으로 시작한 첫 문구가..

진정한 자기를 만나기 전까지 누구도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서광

이었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읽는 동안에도 무척이나 답답하고 어려워서 오히려 방해가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다.

그나마 이 책에서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한 부분은 '진아 만나기 실습 프로그램'이라는 단락인 듯 싶다.

실천을 위한 짧막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어서랄까?

 

내용의 대부분은 어려운 한자와 평소 일반인들이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로 그닥 전문용어같지는 않은데 내용을 어렵게만 만들어 놓은 거 같아서 많이 실망스러웠다.

간혹 영어표현도 서슴치 않음에 진정 나를 찾고 싶어하는 젊은 또는 어린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이기엔 참으로 버거운 용어들의 일색이었다.

굳이 종교적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진아찾기는 필요하겠지만 불교가 일반인들에게서 멀게 느껴지는 것을 이 책이 고스란히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레 걱정이 되기도 한다.

난 불자다..7년이 넘는 시간 불자로의 아니 불교라는 테두리안에서 녹을 먹고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표현들은 참으로 버겁기만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불교적 관심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불교와 더 가까워지지 못하고 겉만 빙빙 돌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렵다는 이야기를 난 이리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게 이 책은 내가 읽기엔 너무도 어려웠다.

그래서 조금 안타깝게도 쉬이 권하기 어려운 책이 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지인들에게 내가 읽은 좋은 책. 내지는 쉬이 이해가 되는 책들을 권하기도 하고 빌려주기도 하는데 아무리 좋은 책도 읽는이가 소화시키기 어렵다면 그 책은 그냥 책에 불과한 것이다. 지식도 지혜도 전달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 책이 가지 가장 맘에 드는 마지막 부분은 어쩌면 평소 많이 접하는 명상훈련과도 비슷해서일지 모른다.

스스로를 찾기 위해서는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우린 그런 거울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바로 나 자신속을 비워내고 비춰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나를 알아야 내 마음의 상태난 나의 건강상태까지 체크가 될 것이며 알게 되면 스스로를 치유하고 평안을 찾는 시간을 갖게 될 거라는 것이다.

홀로 하는 마음여행이 어렵다면 그룹을 지어 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치유도 권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참 나를 찾아 헤매거나 방황하는 이들에게 꼭 한 번은 거쳐야하는 단계이겠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니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찾아가는 것은 이 짧은 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준비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할 거란 생각도 해본다.

 

불교가 조금 도 다가가기 쉬운 종교가 된다면 참 고마울 것 같다.

그 쉬운 용어 다른 종교에 빼앗겼다 하지 말고 똑같이 사용하더라도 불교라는 자부심 아래 존재의 가치를 높여갔으면 좋겠다.

어려운 말들 속에 닫혀가는 종교적 벽을 허물어 버릴 수 있게 말이다.

 

무튼 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나를 들여다보고 비워내는 가장 중요한 숙제와 함께 진아프로그램 자체를 한 번 쯤 실천해 볼 용기가 필요하다 하겠다.

 

내 마음의 치유를 위해 나는 이 책이 설한 명상과 함께 조금 더 스스로는 낮추고 느리게 걷는 행보가 필요하지 싶다.

한의사..그의 눈에 비친 일상의 골목은 어떤 것일까?

 

내가 아는 지인이 그랬다. 시인은 모름지기 일반인이 바라보는 눈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그러면서 담쟁이라는 시를 들려줬던 기억이 난다.

 

정민기..그가 그렇다..

여자의 눈물과 남자의 눈물을 표현한 변비와 설사편에서 난 크게 웃어버렸다.

전철에서 찔끔거리며 속상해 울던 내 모습이 불과 이 책을 만나기 하루전..ㅋㅋ

그럼 난 설사같은 눈물을 지하철에서 보였던 것인가하는 생각에 전철안에서 이 책을 펼쳐들고 크게 풉하고 웃었다.ㅋ

 

여러글귀들이 머리속을 맴돈다.

사람도 익으면 끓인 콩나물처럼 투명해질까라는 질문이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며 나이들며 무르익으면 오히려 더 더러워지지는 않을까? 세상의 온갖 때를 다 뭊혀서 까맣게 단단해질것만 같다.

 

가장 짧지만 큰 이야기...바다...가라는 건지...오라는 건지...

바다의 모양이 딱 그렇지 아니한가? 내게 바다는 청룡과 백호였는데..그의 눈에는 가라는지 오라는지 그것이 궁금했나보다..ㅋ

어떤 글은 나의 카톡에 잠시 머물렀다...

술은 먹으면 설사는 하는데 마음 먹으면 무얼 싸나? ㅎㅎㅎ

마음 먹으면 먹은대로 나오겠지만 그 마음이 무얼 먹느냐에 따라 먹는 의지에 따라 달라질테니..나도 무척 궁금해진다.

 

입과 똥꼬의 일치에 대한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사진들을 담은 시선이 눈길을 끊다.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작가의 글귀에 머리를 갸우뚱거리기도 했지만

마치 대청마루가 있는 한의원에서 창호현관문을 열고 중얼거리는 머리 희끗한 의사선생님의 옛이야기 던지듯 편안하게 읽어내린 그리고 눈으로 읽은 사진과 시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난 이렇게 글을 읽고 내 시선을 더 넓히고 그의 시선에 나를 맞추고 두 눈을 질끈 감아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시인이 이야기한 세상의 풍경속으로...그렇게 다시 여행을 떠나본다.

18년이라는 긴 세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잊지 않고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버텨낸 어린 소녀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 바뀐 삶의 그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아동성범죄자의 납치..

단 한마디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긴 세월,

자신을 납치한 것이 부부였다는 사실,

그 사이에서 두 딸을 낳아 기른 어린 그녀,

뒷뜰에 갖혀 18년이란 세월을 보냈지만 세상 밖으로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못한 그녀,

아동성범죄자에게 세뇌되어 자신마저도 혼란스러웠던 시간들...

 

그녀가 용기를 내어 책을 쓰게 된 것은 어딘가에 또 다른 자신이 존재할지도 모르며 가정에서 소외되거나 폭력으로 시달리는

수 많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되기 위해서라고...한다..

그녀의 용기에 무척 놀라울 따름이다. 자신의 두 딸아이에게 자신의 과거를 자신이 당한 모든 것을 그것도 그 아이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엄마만을 그리워하며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희망하나가 있었듯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며 엄마로써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그녀는 의지가 강한 사람인 듯 싶다.

 그 고통의 시간이 어느 정도였을지는 겪어보지 않은 우리는 이해하기 힘든 시간들이리라...

허구의 세상에 갖혀사는 그녀를 납치한 그,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그의 아내...

서로가 잘못된 사랑을 하느라 자신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그게 얼마나 커다란 잘못인지 모르는 그들...

잘못된 판단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그 사람의 가족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그녀는 책을 통해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서툰 표현과 조금은 뒤죽박죽인 이야기들을 조합하는 건 어렵진 않았다. 어차피 그녀의 삶은 뒤죽박죽이었고

그 시간들을 시간에 흐름에 맞춰 다 기억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이라 생각한다.

그런 시간들을 차곡차곡 기억해내며 이 글을 썼을 그녀를 생각하니 무척 미안하다.

얼마나 힘든 순간들이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시간을 되새겨야하는 것은 그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 그녀가 그들을 용서하든 안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녀 삶에 그녀 스스로 때를 벗겨내듯 자신을 새우는 일 그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랄까?

난 그녀와 그리 다른 시간을 살지 않았다. 그녀보다는 언니지만 비슷한 또래의 시각에서 그녀의 선택이 옳다옳지않다고 판단하기엔 너무도 두렵고 어린 11살 여자아이가 생각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주변에서 납치범을 조금만 더 관심있게 관찰했더라면 수월하게 그녀가 발각되었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글 호락호락하지 않았던가보다. 18년을 숨겨왔지만 결국은 자신의 망상에 의해 모든 것이 발각되는 순간...

그녀는 오히려 그 순간이 두려웠단다. 18년이란 시간동안 그 안에서 그의 말이 모든 것인냥 살아온 시간들이 깨지는 그 순간이 두렵지 않다면 그것도 이상할거다. 그녀는 어쨌든 그 시간의 틈을 깨고 자신의 이름을 글로 써내는 순간 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 아니지...자유는 아직도 그녀에게 허락되지 않았단다.

그리 힘든 시간들에서 벗어나 이제 가족들의 품에 들어가며 자신의 아이들까지 따뜻하게 맞아주는 엄마와 여동생 그리고 이모를 만났지만 아직도 그녀의 가족들에게 그녀에게 집중된 언론의 창살이 그녀를 힘들게 하는가보다.

그녀의 아이들에게도 사생활이 있으며 그녀들은 죄가 없다는 것을 나도 안다. 아마 모두 알것이다. 하지만 언론은 그아이들에게까지 화살을 쏠지 모른다. 그 아이들에게 납치범이라는 아버지가 있기에...그래서 더욱 힘들어하는 그녀를 본다.

참으로 안타깝게도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그녀의 사생활에 마음이 쓰인다.

18년이란 시간은 도둑맞은 한 여인의 자서전적 감금생활은 가슴이 미어지고 안타까워 몇 번의 눈물을 삼켜야만했다.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야가 아니라 나였다면 그녀처럼 버텨낼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먼저 들게 된 너무도 어렸던 그녀에게 이렇게 용기를 내 주어 고맙고 감사하다. 그녀의 고백과 같은 이 책이 이제 그만 그녀에게 자유를 선물해 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힘든 시간 잘 참아내고 이겨내면서 사랑하는 두 아이까지 얻은 그녀...

세상에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도 반성하지 못하는 그 부부의 모습에 그녀는 얼마나 더 아팠을까요?

힘내세요 당신덕에 잠깐이라도 도둑맞은 삶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내고 용기를 내서 이 사회에 한발한발 큰 사람으로 나올거라 믿어요...